앉음벽이 뭐길래...군의원들 ‘집중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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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음벽이 뭐길래...군의원들 ‘집중포화’
  • 박재영
  • 승인 2019.06.1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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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임 과장까지 증인으로 소환
- 예산 낭비에 유착 의혹까지


17일 열린 도시건축과 행정사무감사에서 거창군의회 의원들은 거창대성고등학교부터 거창고등학교까지 총 2.0km 구간에 추진 중인 아카데미파크에 설치된 ‘앉음벽’을 두고 집행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거창군은 총예산 53억 7,600만 원을 투입해 ‘거창읍 농촌중심지 활성화(선도지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거창군은 한마음 코트, 동네 정원, 아카데미 주차장 등 기초생활기반 확충과 총연장 2.8km의 아카데미파크를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거창군의회는 아카데미파크 중 대리석 앉음벽이 설치되는 과정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세 배 부풀려진 앉음벽 단가?

자유한국당 박수자・더불어민주당 최정환 군의원은 앉음벽 단가가 세 배 이상 부풀려져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박수자 군의원이 공개한 앉음벽(가로 1m × 높이・폭 40cm) 단가는 158만 원이다. 이 앉음벽은 아카데미파크에 총 217개가 설치될 예정으로, 단가만 3억 4천여만 원이다. 하지만 박수자 군의원이 각각 거창의 대리석 가공 업체에 문의해 받은 예상 가격은 최고 54만 원 미만이다. 최저가는 35만 원이었다.

또, 이 앉음벽에는 정육면체의 아크릴 타공판이 부착되어 있는데 하나의 가격이 48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최정환 군의원에 따르면, 가공업체를 통해 확인한 결과 타공판 한 개당 3,600원에 불과했다. 제작비용과 운임비, 시공비를 모두 포함하더라도 개당 3만 원이 넘지 않았다.

박수자 군의원은 “아카데미파크 전체 예산이 14억 5,000만 원인데, 이 중 앉음벽 예산만 72%”라며 “거창이 3대 화강석 생산지고 연구센터까지 있는데, 서울・경기 지역에서 단가 견적을 받아 시공업체에 지급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정환 군의원도 “거창 업체에 물어보니 한숨을 쉬고 웃었다”라며 “서울에 있는 업체에 견적 내고 결국 거창 업체에서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여러 의혹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안장근 도시건축과장은 “당초 구상은 조경시설물로, 대리석 업체가 아니라 조경업체에 문의해 받은 단가”라며 “설계업체에 공문을 발송해 산출근거를 요청했다. 시공업체와 발주처 등과 협의해 가격조정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설치는 20개, 그러나 수치 속여 대금 지급 ?

박수자 군의원은 거창군이 앉음벽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는데도 설치율을 부풀린 뒤 자재 대금 절반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박수자 군의원은 “2018년 5월 당시 대성고등학교 뒤편에 앉음벽 20개만 설치되어 있는데, 2017년 12월 27일에는 50%가 설치되어 있다며 돈을 지급했다”라며 “사업을 안 했는데 조기집행이라고 돈을 주는 걸 어떻게 이해하나? 이후 잘못되면 어떻게 책임지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전 도시건축과장인 장시방 주상면장은 “행정 내부적으로 예산 조기집행 실적 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진행됐다.)”라며 “업체 측에 다 제작되어 있어 인정된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날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앉음벽 부실시공으로 어긋나 있다’, ‘설계도면에는 1m 앉음벽을 붙여쓰기로 했는데 실제 2m 앉음벽을 설치하는 등 설계와 시공이 맞지 않다’ 등이 지적됐다.

더불어민주당 김태경 행정사무감사 특별위원장은 “사업 자체가 앉음벽인데, 개수가 많은 것 같다고 빼버리면 ‘벽’의 역할이 무용지물 아닌가?”라고 물으며 “시공사가 용역사업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당초 용역이 거창의 실정에 맞지 않게 됐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심이 없으니 정책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안장근 도시건축과장은 “설계 당시 저희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시설물을 PM단의 권고로 설계에 반영하게 돼 소홀했지 않나 판단하고 있다”라며 “종합해서 볼 때 현실과 가격 괴리가 있다는 것 인정한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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