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이 찾아가는 조합원 인터뷰]조경희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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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이 찾아가는 조합원 인터뷰]조경희 조합원
  • dnatjgml
  • 승인 2019.10.2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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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과 박수가 아깝지 않은 북상초 운영위원장 조경희 조합원


작은 키에 여려 보이는 그녀가 커다란 트럭에서 내렸다. 놀라서 말문이 막혔다. 농사를 짓기 위해 마련한 자기 명의 트럭이라고 자랑을 했다. 차분하면서도 열정적인 그녀는 평범하지 않았다.



거창 북상에 정착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요?

부모님을 따라 잦은 이사 덕분에 낯선 곳에서 사는 적응력은 뛰어났지만, 사람들과의 관계는 항상 뭔가 부족함을 느끼며 살아왔습니다. 그것은 공부하고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님을 성인이 되고도 한 참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원인이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던 유년기의 삶 때문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결혼하면서 그 집에서 평생 살아 내리라 다짐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웃을지 모르지만 그만큼 저에겐 가슴 깊이 맺힌 한(?)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남편의 근무지가 거창과의 인연을 맺게 해주었고, 도시에서의 삶보다는 질 높은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질 높은 삶이란 여유롭고 풍족한 삶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내가 가꾸고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도시는 많은 계획과 설계 투자를 거쳐 사람들이 살기 편리하게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편리함을 누리는 대가를 평생 내야 합니다. 내가 택한 거창 농촌 소도시는 생산을 같이할 수 있다는 것과 그것을 나누며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또 질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읍에서 가까운 곳이 좋지 않으냐고…. 그런데 읍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내가 추구하는 삶의 모습을 갖출 수 있고 삶의 질 또한 높아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풍요보다는 결핍이 사람들의 힘을 모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 조건을 갖춘 곳이 북상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학부모님들께 하고 싶은 말이 많으시지요?

이번 주민투표 운동 기간 한 개인이 공동체적인 삶의 영역에 어떻게 함께 해야 하는가에 대해 배울 수 있었고, 그 중심에 항상 거창 학부모님들이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3주의 짧은 운동 기간을 6년의 세월과 비교할 수 없기에 몸으로 열심히 뛰며 앞선 분들의 뒤를 따르려고 노력했습니다. 참으로 힘든 과정이었을 것입니다. 너무 고생하셨고 장하시다고…. 거창을 위해 이 험난한 여정을 마다하지 않고 6년을 버텨주신 것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감히 또 한마디 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십시오. 학교의 임원도 맡아주시고 학교의 운영위원장 자리를 지역위원에게 내어주지 마시고 지키시고, 아이들의 교육환경에 대한 의견을 내는 데 주저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지역의 불법적 관행에 대해 너무 관대하게 대하지 말아주시고, 내 아이에게 불이익이 돌아갈까 염려하여 학부모의 역할을 스스로 축소하거나 기관의 눈치를 보는 것을 하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요?

전문지식을 쌓고 학위를 취득해야 사회에서 인정받고 출세할 수 있다는 보편적 가치를 가지고 고민과 방황의 시간으로 10여 년을 보냈습니다. 과거에 했던 일들은 제가 타고난 부분 중 잘하는 일을 해왔지만, 제가 좋아하는 일은 다른 것이라는 것을 이번 거창 교도소 관련 주민투표 운동에 참여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공익적 일을 할 때 가지게 되는 마음이 사익을 위해 일하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내부의 자발적 동기에 의한 행동이기에 주변의 열악한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앞으로 나갈 힘이 상당하다는 것도 경험하게 되었다고 할까요? 주민투표 운동 기간에 지역을 바라보는 시각과 마음가짐도 한 번 더 점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거창 군민으로서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고민의 토대 위에 좁게는 북상면, 좀 더 넓게는 거창군 지역 활동가로서의 일을 하며 지역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더불어 성장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주민투표 기간에 그녀가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준 모습은 그냥 감동이었다. 그녀의 바람처럼 공익을 위한 일이 그녀를 행복하게 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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