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 지역 아이들 생각해 문 못 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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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지역 아이들 생각해 문 못 닫습니다’
  • 한들신문
  • 승인 2019.11.2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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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보육 위해 제 살 도려내는 면 단위 어린이집
수익은 바라지도 않아...‘주민·행정 관심’ 당부
주상면에 위치한 숲속샘골어린이집
주상면에 위치한 숲속샘골어린이집

어린이집과 같은 보육시설은 공공서비스의 영역으로도 구분된다. 많은 주민들이 필요한 시설이기에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출생아 수가 감소하며 보육시설은 경영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가장 먼저 문을 닫는 곳은 출생아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곳이다. 어린이집 보육 공개 포털에 따르면 거창의 경우 약 30여 개의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면단위에서 운영되는 어린이집은 ‘위천어린이집(위천면)’, ‘숲속샘골어린이집(주상면)’, ‘가조어린이집(가조면)’ 세 곳뿐이다.

이 중 가장 원아 수가 적은 숲속샘골어린이집은 거창군여성농업인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다. 여성 농민들이 가장 필요한 복지 서비스 중 하나인 ‘보육’을 책임지기 위해 지난 2001년 개원했다. 하지만 원아 수는 계속 감소됐다. 44명이었던 원아는 현재 5명에 불과한 상황이 됐다.

유치원 정교사 자격까지 지닌 보육 전문가인 강임숙 원장도 제대로 된 급여조차 받지 못한 채 어린이집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거창군의 지원만으로는 운영을 이어가지 못해 거창군여성농업인센터에서 조리와 차량 운행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열악한 농촌의 보육 환경 때문에라도 어린이집을 놓을 수 없다는 게 강임숙 원장의 설명이다. 강 원장은 “고제면의 경우 워낙 거리가 멀어 거창읍이나 위천어린이집에서 차량 운행이 안 돼 우리가 문을 닫으면 보육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농사일에 바쁜 부모들을 대신해 어린이집에서 보육을 해야 하는데, 이를 받지 못하면 아이들의 생활습관이나 인지, 교육 등 진학 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며 “소수의 어린이라도 보육 서비스를 받은 권리가 있는데, 원아 수가 적어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라고 했다.

거창군여성농업인센터 박정숙 회장도 “농촌지역에 젊은 사람이 들어오려고 하지 않는데, 가까운 곳에서 보육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면 읍 지역에 정착할 것이고, 면 지역의 인구 감소는 악순환될 것”이라며 “미래 세대인 어린이의 가치와, 젊은 사람들의 정착을 위해 필요한 시설임을 인정해줬으면 좋겠다. 행정과 거창 주민의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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