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팝콘】영화 ‘러빙 빈센트’를 보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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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팝콘】영화 ‘러빙 빈센트’를 보고 (1)
  • 한들신문
  • 승인 2019.12.1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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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전미정

이 영화는 영화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이다. 20개국 출신의 125명의 화가가 2년에 걸쳐 손으로 직접 그린 그림이 이 영화의 토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고흐의 기법으로 그림을 그렸고, 고흐 작품 속의 인물과 가장 흡사한 배우를 캐스팅했다. 배우들이 연기하고 그 영상을 바탕으로 그림을 옮겨 작업했는데, 총 제작 기간이 9년이 걸렸다. 도로타 코비엘과 휴웰치 맨 두 사람이 감독을 맡았다.

이 영화는 고흐가 죽고 나서 1년 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체국 국장인 룰랭은 아들, 아르망 룰랭(더글러서 부스 분)에게 고흐의 동생 테오에게 편지 한통을 전하라고 심부름을 시킨다. 이 편지는 고흐가 아를에서 권총 자살 후 집주인이 청소를 하다 발견한 편지이다. 예술가들의 공동체를 꿈꾸던 고흐는 아를의 노란 집에서 고갱과의 살얼음판 같은 생활로 상처를 엄청 받은 후, 고갱이 떠나고 귀를 잘라 창녀에게 선물로 주고 권총 자살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아르망은 몇 번 주저하다 드디어 테오를 찾아 파리로 향한다. 그곳에서 테오가 형의 죽음으로 무너져 자살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제일 먼저 만난 사람이 탕기 영감인데 고흐가 그에게서 물감을 사고 그림과 인생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눈 사람이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삶과 그림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던 고흐가 자살했을 리 없다는 것이다. 28세에 붓을 잡았고 파리로 가서 모네 들루즈 등을 만나 그림공부를 했지만, 자신만의 독특함을 찾기 위해 파리에 잠시 머물다 떠났다. 그 후 8년 사이에 자신만의 화풍을 갖게 되었고, 영향력 있는 화가가 되어서 잘 될 거라는 좋은 예감을 가졌다 한다.

아르망은 편지를 고흐의 주치의였던 가셰 박사에게 가져다주기 위해 고흐가 머무르고 죽음을 맞이했던 라부 여관집으로 간다. 여관집 딸 아들린(엘리너 톰 린슨 분)을 만나 고흐가 여관을 찾아온 날부터 죽기까지의 정황들을 듣는다. 그는 성실하고 그림밖에 몰랐으며 차분하고 신사적인 사람이었다고 한다. 총을 맞고 돌아온 그날 밤, 고흐는 배를 움켜쥐고 총알을 빼달라고 했지만 가셰 박사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경관도 오고 테오도 오고 밤에 열이 오르면서 약해졌고, 새벽쯤 고흐는 숨을 거두었다. 고흐는 라부 여관에 머무는 동안 샤폴발들판, , 강을 돌아다니면서 그림에 몰두했다.

아르망은 강가에서 고흐를 태웠던 뱃사람(에이단 터너 분)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 혼자 있는 것을 즐겼으며, 매우 규칙적인 사람이었다고 한다. 까마귀가 날아와 도시락으로 싸간 음식을 먹어도 그걸 보고 좋아했을 정도로 외롭고 고독한 사람이었다고 뱃사람은 전한다. 한번은 가셰박사의 딸인 마르그리트(시얼샤 로넌 분)와 보트를 타기 위해 왔다고 했으며, 그녀와 잘 어울려 다녔다고 한다. 가셰 박사(제롬 플린 분) 입장에서는 자기 딸이 정신적으로 불안한 그와 어울리는 것을 달가와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르망은 가셰 박사를 만나러 갔지만, 가정부가 냉담하게 대하며 박사님은 집에 없다고 말한다. 피아노를 치던 마르그리트는 뭔가를 숨기는 듯한 인상이다. 고흐의 무덤에 거의 매일 아이리스(붓꽃)를 갖다 놓는다는 소문도 들린다. 가셰는 고흐를 치료할 방편의 목적으로 자신의 집에서 그림을 그리게 했고, 그동안 마르그리트와 그림에 관한 이야기도 하고 친해졌는데, 딸이 고흐와 함께 있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가셰 박사도 그림 그리기에 관심이 많았고, 화가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어서 그림에 관한 이야기를 고흐와 많이 나누었다. 테오를 초대해서 가족들과 함께 식사도 하고 친분을 쌓았는데 마르그리트와 고흐 사이의 이상한 기운 때문에 가셰 박사는 고흐와 큰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아르망은 고흐가 라부 여관에서 머물렀던 방에서 잠을 자며 꿈을 꾸었다. 총에 맞은 고흐와 낮에 보았던 더벅머리 소년이 함께 나오는 꿈을 말이다.

다음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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