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평빌라 이야기 열세 번째 】두 번째 운동회 두 번째 학예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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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평빌라 이야기 열세 번째 】두 번째 운동회 두 번째 학예회(2)
  • 한들신문
  • 승인 2020.01.12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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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이의 첫 운동회에 어머니와 누나가 왔습니다. 평소에는 월평빌라에서 먹고 자고 학교 다니는 아들, 주말이나 집안 행사 때 집에 데려가는 아들, 그 아들이 친구들과 뛰노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으로 왔겠죠. 그런데 우영이는 2학년 달리기, 저학년 단체 경기, 전교생 단체 시범, 부모와 함께, 친구와 함께운동회 마칠 때까지 우영이는 어디에도 끼지 않았고, 어머니 옆에 머물렀습니다.

부모님, 선생님, 학교와 부지런히 의논했어야지 하고 뒤늦게 후회했습니다. 이벤트 업체가 운동회를 맡으면서 놓친 겁니다. 만국기 펄럭이고 음악 소리 요란한, 여기저기 웃고 떠드는 운동장에서 울음을 삼켰습니다. 후회했고 죄송했습니다. (지난 호 줄거리)

3학년 2학기 개학을 앞두고 학교 선생님, 시설 직원, 어머니가 우영이 학교생활을 의논했습니다. 2학년 때는 운동회를 했는데 3학년 때는 학예회를 한답니다. 2학년 때 운동회에 생각하며 3학년 학예회에는 한 번이라도 무대에 서게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어머니가 돕고 시설 직원이 돕겠다고 했습니다.

3학년 가을에는 학예회가 열렸습니다. 시골 작은 학교에 부모들이 오고, 지역 단체장들이 자리하고, 마을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유치원 재롱, 저학년 악기 연주, 고학년 합창, 학년 댄스, 풍물반 풍물, 전교생 아동극. 우영이는 어디 있을까?

학예회 하이라이트는 강아지 똥아동극이었습니다. 전교생 대부분이 참여했습니다. 몇 날을 준비했겠죠. 사회자가 아동극 시작을 알리자, 교직원들이 휠체어 탄 우영이를 무대에 올리느라 무대 아래가 부산했습니다. 선생님과 우영이가 무대 중앙에 서고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습니다. 우영이 손에 안내판이 있었습니다, 강아지똥. 우영이가 인사하며 연극의 막을 열었고 사람들이 박수로 맞았습니다.

그날,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무대 앞쪽에 1·3·5학년, 뒤쪽에 2·4·6학년이 앉을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3학년과 4학년의 자리를 바꿨습니다. 3학년 아이들이, 휠체어 타서 뒤쪽에 앉는 우영이와 함께 앉겠다 해서 바꿨답니다. 겨우 10, 아이들 생각이 깊습니다.

4학년 가을에는 운동회를 했습니다. 어머니는 김밥과 음료수, 간식 챙겨서 일찍 왔습니다. 이번에는 전 종목 출전이 목표입니다. ‘운동회의 한이 있잖아요. 운동회 시작, 전교생 체조부터 어머니가 우영이 손잡고 함께했습니다. 공 건네기 단체전에서는 학교 선생님이 우영이를 도와 다음 선수에게 공을 넘겼습니다. 4학년 50미터 달리기, 세 명이 출발선에 섰습니다. 우영이가 거기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시설 직원이 도왔습니다. 1등 할 요량으로 힘차게 달렸고, 2등 했습니다. 3등 한 아이가 속상해서 울었답니다. 제대로 했죠.

우영이는 청군 천막에서 아이들 틈에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틈틈이 우영이에게 말을 걸고 옆에서 재잘거렸습니다. “, 우영이 오빠, 나랑 같은 곰 인형 들고 있네. 맞다, 오빠도 달리기 해서 곰 인형 받았지.” 현주가 우영이 무릎에 놓여있는 곰 인형을 우영이 손에 쥐여주었습니다. “우영이 오빠, 곰 인형 예쁘지?”

두 번째 학예회와 두 번째 운동회에는 우영이도 함께했습니다.

한 아이가 학교 다니는 데는, 누구라도,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감당할 몫이 있습니다. 수고, 눈물, 시간, 비용이 필요합니다. 시설에 살아도 장애가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낯설고 어렵다면 그 학생 옆에 있는 사람들이 지혜를 모으고 협력하여 돕습니다. 돕게 합니다. 학생 당사자와 부모형제, 선생님, 친구를 돕습니다. 가족, 학교, 지역사회를 돕습니다. 당사자, 부모형제, 선생님, 친구와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여 이룹니다. 가족, 학교, 지역사회에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여 이룹니다.

그래야 정의로운 사회 인간적인 사회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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