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서연구회 거창지회와 함께하는 어린이 책 여행 (50)「팥죽 할멈과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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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서연구회 거창지회와 함께하는 어린이 책 여행 (50)「팥죽 할멈과 호랑이」
  • 한들신문
  • 승인 2020.01.12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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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우리 옛날이야기

백희나 그림
박윤규 글
시공주니어
2006.6

 

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가 되면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집니다.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들이 감사함으로 다가옵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1, 우리 모두에게 희망찬 새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재미있는 우리 옛날이야기 한 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저와 함께 즐길 준비가 되셨습니까? 그럼, 겨울 하면 생각나는 팥죽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호랑이가 나오는 팥죽 이야기입니다. 여러분도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제목이 <팥죽 할멈과 호랑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여러 판형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중에서 그림을 백희나 작가가 그린 책으로 소개하려고 합니다. 백희나 작가는 <구름빵>, <장수탕 선녀님>, <알사탕>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은 한지로 인형을 만들고 배경은 그림을 그려서 사진을 찍어 완성한 작품입니다. 그래서 입체감이 더 살아나고 등장인물들이 정감 있게 느껴집니다.

 

옛날 옛날, 깊고 깊은 산골에

팥죽 할멈이 살았어.

맛난 팥죽을 팔팔팔 잘도 끓여서 팥죽 할멈이야.

 

아궁이에 큰 솥을 걸어두고 장작을 넣어 불이 발갛게 달아올라와 있습니다. 따스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벌써부터 군침이 꿀꺽 넘어갑니다.

, 팥죽 할멈은 아지랑이 아롱아롱 피어오르는 어느 봄날, 팥 밭에서 김을 매다가 집채만 한 호랑이를 만납니다.

 

어흐엉, 할멈을 꿀꺽 잡아먹어야겠다!”

 

세상에 이 일을 어찌합니까? 할머니는 호랑이에게 팥을 거둔 후 팥죽이나 먹고 잡아먹으라고 사정을 합니다. 쨍쨍 여름도 지나고 달빛 휘영청 한가위도 지나고 펄펄 눈이 내리는 동짓날이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가마솥에 팥죽을 팔팔팔 끓이면서 꺼이꺼이 울었습니다. 그때 알밤이 다가와 묻습니다.

할멈, 할멈, 팥죽 할멈, 뭣 땜에 우는 거유?”

이 팥죽 먹고 나면 호랑이가 꿀꺽 잡아먹는다니, 에구에구 어찌할꼬.”

맛난 팥죽 나 한 그릇 주면 못 잡아먹게 해 주지.”

 

그다음 자라가 오고, 물지똥이 오고, 송곳이 오고, 돌절구가 오고, 멍석이 오고, 지게가 옵니다. 동무들은 팥죽 한 그릇을 대접받고 아궁이에 물동이에 부엌문 위에 부엌 바닥에 숨습니다.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똑같은 말이 반복되니 지겨워하기도 합니다. 이때 이 부분을 아이들과 함께 주거니 받거니 하면 재미가 납니다.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참여도 하게 되니 신이 납니다. 이제 드디어 호랑이가 저벅저벅 킁킁 찾아왔습니다.

 

호랑아, 호랑아, 날씨가 너무 차니 아궁이에서 몸부터 녹이렴.”

맞아, 맞아. 입이 얼어 먹지도 못하겠다.”

 

호랑이가 아궁이 앞에 앉았습니다. 숨어있던 동무들 기억나십니까? 호랑이에게 어떻게 하겠습니까? 먼저 아궁이 속에 숨어있던 알밤이 껍질을 뻥 터뜨리며 튀어 올라 호랑이 눈에 박치기를 먹였습니다.

 

어이쿠, 눈이야!”

 

호랑이는 물동이에 얼굴을 첨벙 처박았습니다. 그러자 자라가 코를 콰작 깨물었습니다.

 

어이쿠, 내 코!”

 

깜짝 놀란 호랑이는 뒤로 물러서다가 물찌똥에 줄떡 미끄러져서 벌러덩 쿵 넘어졌습니다.

그때 송곳이 발딱 일어서서는 호랑이 똥구멍을 콱 찔러 버렸습니다. 도망가려던 호랑이 머리 위로 돌절구가 뚝딱 떨어졌습니다. ‘소리를 지르며 나자빠진 호랑이를 멍석이 잽싸게 둘둘둘 말아서 지게가 덜렁 지고 겅중겅중 껑충 달려가서는 깊고 깊은 강물에 풍덩던져버렸습니다.

호랑이가 당하는 장면은 병풍처럼 화면을 네 화면으로 잘라서 긴박감 있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호랑이가 쩔쩔매고 아파하는 모습이 재밌습니다. 속이 시원하고 후련합니다. 듣는 아이들도 이 부분을 제일 재밌어합니다.

호랑이는 나쁜 권력자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작고 약한 물건들이 힘을 합쳐 호랑이를 혼내주는 것은 백성들의 염원이 담겨서 나온 이야기이지 않겠습니까? 팥죽은 액운을 막아주고 좋은 기운을 주는 보양식인 것 같습니다. 오늘 팔팔팔 잘 끓인 팥죽을 척척척 떠서 한 사발 드시면 어떻겠습니까? <팥죽 할멈과 호랑이> 그림책을 도란도란 보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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