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씨앗을 소개합니다" 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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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씨앗을 소개합니다" 팥
  • 한들신문
  • 승인 2020.01.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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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토종살림 신은정

동지 팥죽, 정월대보름 찰밥, 돌에 먹는 수수팥떡, 제수용 시루떡 등 우리나라 전통음식에 쓰이는 주된 재료 중 하나가 바로 팥이다. 인도가 원산지인 팥은 전 세계적으로 심는 작물이고 우리나라에서도 메주콩 다음으로 토종이 잘 보존되어 있다. 덩굴성인 야생 팥이 작물화되면서 덩굴이 없어진 형태로 콩이나 녹두와 같은 방법으로 재배한다.

토종 팥의 종류는 약 50여 종이나 된다. 주로 색깔의 구별로 흰팥, 검정팥, 잿팥, 적팥이 있고 약으로 주로 쓰이는 길고 가는 모양의 이팥(예팥으로도 불림)이 있다. 흰 바탕에 검은 얼룩무늬를 가진 개골팥이 있는데 거창에서는 까치팥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런 팥들을 부르는 이름도 다양하다. 시기에 따라붙는 이름 중에는 심은지 50일 만에 거둔다는 쉰날팥(쉬나리팥)이나 6월 말~7월 초에 심는 다른 팥과는 달리 이른 봄에 심어 여름에 거두는 봄팥이 있다. 또 숙기에 따라 올팥, 늦팥, 끌팥으로 부르기도 한다. 남하면에서 수집된 올팥은 크기가 아주 작고 단맛이 강하며, 고제면에서 수집된 끌팥은 잿팥이다. 또 주상면에서 흰팥이 많이 수집되었는데 떡을 할 때 껍질을 벗기지 않아도 되어 선호되었다고 한다. 이팥은 주상과 남하에서 수집되었는데 약성이 뛰어나 산후조리에도 쓰였고 예전에 송아지가 배탈이 나면 삶아 먹였다고 하여 송아지팥이라고도 부른다.

이 많은 팥 중에 가장 선호하는 것은 적팥이다. 팥죽처럼 주로 귀신을 쫓는 용도로 음식이 이용되다 보니 붉은 팥이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거창 토종 씨앗수집 활동 중에 많은 팥을 보았는데 검은색의 검은팥, 자줏빛의 비단팥, 꼬투리에 털이 있다 하여 털팥, 늦팥 종류인 길쭉한 모양의 긴팥 등이 있다. 지난 동지에 털팥과 긴팥으로 팥죽을 쑤었는데 진하고 풍부한 향과 맛이 정말 최고였다. 돌아오는 대보름에는 다양한 토종 팥으로 찰밥을 지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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