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배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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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배진혁
  • 한들신문
  • 승인 2020.01.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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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박지영

귀농 프로그램이 많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의 이름은 배진혁입니다. 올해 35살이고 거창에 온 지 2년 정도 됐습니다. 거창에서 살고 있지만, 부산에서 태어나 초··고를 부산에서 졸업했습니다. 부산에서 일자리를 찾다가 거창에 정착하게 됐습니다. 지금 가조면에 있는 김치공장 내 식품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Q> 현재 하는 일에 관해 얘기해주세요.

A> 식품회사 공무 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공무 직업 중 설비 계열에 속하고요, 그중에 전기안전관리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전기안전관리자는,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공장에서도 많이 사용하잖아요? 그런 전기를 사용하면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조치도 하고 안전사항을 지킬 수 있도록 관리도 합니다.

, 전기 쪽 설비가 고장 나면 고치기도 하고 공사가 있으면 공사를 잡고 그 일이 제대로 되는지 확인하기도 합니다. 설비 중 위험한 요소들은 제거하면서 작업자들이 안전하게 생산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공무라는 직종이 보통 여러 가지 많은 일을 맡고 있는데요, 저희는 공장에서 관리하는 의사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타지에서 오셨으면 외롭겠어요.

A> 가족들과 따로 살고 있어서 혼자 있을 때 편안하면서도 한편으로 불편합니다. 부산에서는 가족이나 친구가 있어 퇴근한 뒤 친구들을 만날 수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거창에는 지인들이 없으니까 좀 그렇습니다.

회사 사람들과 취미가 비슷하거나 그렇다면 밖에서도 자주 만나겠지만, 술 이외에는 더 만날 거리가 없는 것 같습니다.

 

Q> 취미가 있나요?

A> 등산을 좋아했지만, 거창에서는 안 가게 되더라고요. 부산에서는 친구들과 같이 다녔는데, 거창에서는 혼자라 돌아다니기도 좀 그렇고, 그나마 다른 취미인 암벽등반은 찾아보니까 있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거창에 거창대학 넘어가는 언덕길 쪽에 한 군데가 있어서 다니고 있는데요, 부산과 비교해서 규모의 차이도 있다 보니 일주일에 3~4명 정도 만나는 정도입니다.

가끔 사람들을 만나도 모두 자기의 삶이 있다 보니 조금 더 친해지는 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나름대로 사람들과 만나서 노력한 것 같은데 딱히 그게 쉽지만은 않아요.

 

Q> 거창의 장단점이 있다면요?

A> 장점은 먼저 공기가 좋고 자연경관이 좋은 것 같습니다. 부산에 있다가 거창에 오면 비염도 덜 해지고 안구건조증도 덜 해지더라고요. , 도심 가운데 강이 있어서 산책하기에도 좋습니다. 특히, 평지라서 걸어 다니기 좋더라고요. 부산은 언덕이 많아서 산책하면 언덕을 다녀야 하거든요

, 거창은 읍내에서 돌아다녀도 15~20분 정도 걸어 다닐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거창 분들은 짧은 거리인데도 택시를 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희 회사 분 중 다른 지역에서 온 분들은 택시를 잘 타지 않아요. 큰 도시에서 온 분들은 거리가 짧으면 걸어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거창 분들은 다들 차를 타고 다니거든요.

 

Q> 2년 동안 본 거창에서 좋은 곳이 있다면요?

A> 저는 수승대 가는 길에 서덕들이라고 있는데 거기가 좋습니다. 영화 귀향의 첫 장면에 나왔던 들판인데, 전봇대가 없어요. 앞뒤로 산도 있고 들판도 넓고 보기에 편하더라고요. 특히 가을에 가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거창에는 행사도 많이 하더라고요. 강가에서 축제도 하고 스포츠파크에서도 축제가 열리더라고요. 군청 앞에서 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볼거리가 생각나는 게, 거창에서 출근하면서 가조로 내려갈 때 한 번씩 안개가 마치 구름이 낮게 떠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런 것도 좋고, 가조 쪽에 바위산들도 보면 예쁩니다.

특히, 건계정까지 가는 산책로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강을 따라 왕복하는데 1시간 정도 걸리더라고요. , 심소정 자전거길도 좋습니다. 창포원 가는 길에 강둑이 있는데, 자연산 머루가 있더라고요. 산책하다가 따서 먹기도 했었습니다.

음식은 가조에 신가네 짬뽕이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 ‘바우라고 식당이 있는데 거기도 맛있더라고요. 거창에서는 동바리나 왓쇼이를 많이 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주말에는 식당이 문을 닫는 곳이 많아서 아쉽습니다.

 

Q> 청년들이 왜 거창에 안 올까요?

A> 거창은 일자리가 없어서 그렇지 않을까요? 거창 주변에는 큰 기업이 없잖아요. 제일 유명하다고 생각하는 게 서울우유랑 김치공장이 아닐까요?

, 거창에서 청년들이 타지에서 온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거창이 좁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때 청년들은 ? 나도 나가볼까? 나도 나가 보는 게 좋을 것 같네?’라고 생각하는 때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거창에 살고 싶어도 대학교를 다른 지역으로 가다 보면 새로운 문화생활에 눈을 뜨게 되고 그러다 보니 대도시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거창뿐만 아니라 부산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부산도 일자리가 없습니다. 제가 왜 여기까지 왔겠어요?

공장들이 다 자동화되고 조그마한 공장들이 많다 보니 자리도 많지 않은 데다 4년간 공부했던 취업 준비생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곳이 많은 거죠.

적어도 자기 눈에는 이름 있는 기업에 다니려고 할 테니까요. 제 친구들도 부산에서 일하는 경우가 열에 두세 명밖에 없습니다. 친구들과 전화 통화를 하면 왜 여기서 일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아마 일자리 문제는 거창만의 문제가 아닐 겁니다.

근데 제가 생각나는 건 거창에서 귀농 프로그램이 있더라고요. 그런 귀농 프로그램이 더 많이 발전돼서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더 거창이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요?

A> 아직은 특별한 계획은 없습니다. 다만, 거창에 온 지 2년이 다되어가도록 친구를 많이 못 사귀었다는 점에서 아쉬워서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나고 싶네요. 만날 기회가 적긴 하지만 노력을 해봐야죠.

그리고 거창이 전라도와 경상도의 중심인 점을 이용해 이전에는 가기 힘들었던 전라도나 충청도 쪽으로 여행을 다니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민거리는 많지만 생각만 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니 현재는 제가 가진 것에 만족하며 조금 더 발전할 방향을 찾으면서 살아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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