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성경의 지혜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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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성경의 지혜 14
  • 한들신문
  • 승인 2020.02.1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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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학 박사 월드선교회 담임목사 박병철
구약학 박사 월드선교회 담임목사 박병철

지구가 우주의 중심인 때가 있었다. 태양도 지구를 돈다고 믿었다. 물론 지금은 아무도 그것을 믿지 않는다.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고 지구는 거대한 우주의 아주 작은 행성일 뿐이다. 지구가 그러하다면 지구에 거주하는 인간은 어떤 위치에 있는가? 특히 한 점과 같은 내 존재는 무엇일까? 과거에는 인간이 세상의 중심이고, 나 자신이 모든 것의 중심이었다. 이제는 인간도 나도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 단지 한 부분일 뿐이다. 우주에 떠도는 한낱 먼지 같고 하찮고 무가치한 존재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믿고 싶었듯이, 인간은 우주의 중심으로 믿고 싶은 것이 우리들의 마음일 것이다. 인간과 내 위치를 한없이 높이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내 존재를 최고로 가장 고상하게 높이고 싶은 마음은 나를 제대로 바라볼 수 없게 한다. 최고일 수 없는데 최고로 생각하고 사는 것은 착각 속에 사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인간의 교만함이다. 왜 우리는 우리의 위치를 한없이 높여야만 마음이 편한가? 작고 연약한 그대로의 우리의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줄 수는 없을까? 내 현재의 자리매김에도 겸손의 미덕을 적용해본다.

교만함 혹은 우월감은 어디에서 시작되는 것일까? 그것은 나 자신이 타 존재와의 비교 속에서 만족을 얻으려는 마음에서 나온 것일 것이다. 그 비교는 또 다른 부정적인 감정인 열등감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열등감은 내가 남과 비교한 후 모든 면에서 부족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자신을 비하하는 감정이다. 남들보다 원래 우월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차라리 자기 비하라는 모습으로 감추는 것이다. 우월감과 더불어 이러한 열등감은 나 자신을 포함해 모든 것을 해칠 뿐이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잠언 16:18).” 자신의 올바른 위치를 찾는 것이 중요하며, 그 자리는 자존감을 동반하는 겸손한 마음을 지닐 때만 가능할 것이다.

겸손한 내 올바른 자리에 머물기 위해서는 작은 내 존재조차도 사랑하는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록 내가 우주의 중심이 아닐지라도 내 존재 가치는 위대한 것이다. 이 우주의 주요한 한 부분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다. 나는 그 누구도 그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한 나인 것이다. 나는 여전히 이 세상에서 작은 것 속에서 위대함을 발견할 수 있고 내 작음을 소중히 여길 수도 있다. 비교의 결과로서 오는 우월감과 열등감이 아닌 내 존재 자체를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하늘의 달과 별이 소중하듯이 나 또한 소중하고 가치 있음을 깨달은 시편의 한 시인처럼 생각해보는 것이다. “주의 손가락으로 만드신 주의 하늘과 주께서 베풀어 두신 달과 별들을 내가 보오니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시편 8:3~4)”

이러한 겸손함은 이웃과의 관계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내 소중함처럼 이웃과 타 존재의 소중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남과 비교하여 나를 높이거나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듯이 남을 더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에서 남을 낫게 여기는 것이다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빌립보서 2:3).” 이것은 이웃의 잠재력을 인정하고 먼저 이웃에게 더 나은 자리를 배려하는 마음이다. 예수님은 잔칫집에 초청받았을 때 먼저 상석에 앉지 말고 낮은 자리에 앉으라고 말씀하셨다(누가복음 14:10). 내가 선택한 낮은 곳이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면 그곳에 오래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내 가장 필요한 자리로 초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누가복음 14:11).” 어떤 사람들에겐 낮은 곳으로 보일지라도 내 겸손의 자리는 나에겐 여전히 높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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