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정신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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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정신엽
  • 한들신문
  • 승인 2020.02.2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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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박지영

거창은 ‘힐링 타운(healing town)’ 같아요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올해 나이 30살 정신엽입니다. 저는 부산에서 초···대학교까지 나오고 직장 때문에 거창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거창에는 연고가 전혀 없습니다. 어릴 땐 아버지가 군인이셔서 강원도나 경기도로 이사를 했는데, 유치원 때부터 부산에서 지냈습니다.

제가 식품공학과를 나왔는데, 원래 요리를 좋아하는 건 아니었지만 관심은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요리하실 때 조리법을 물어보기도 하며 관심을 두었고, 그런 관심이 자연스럽게 식품공학과로 진학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Q> 지금 무슨 일을 하고 계세요?

A> 가조면에 종가집 김치공장에서 수출 품질관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학교 4학년 2학기 때 강원도 횡성에 있는 종가집 김치공장에 원서를 넣었고 합격했습니다. 그런데 인사팀에서 연락이 와서 거창 공장에 자리가 있는데 지원해 볼래?’라고 제안했고, 면접을 보게 됐습니다. 그렇게 합격해 거창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종가집 김치가 김치 제조·판매 전 세계 1등 기업입니다. 이제는 1인 가구나 핵가족화가 되어 김치를 사 먹는 사람들이 많아져 김치 제조·판매 시장이 커졌고 우리 회사도 성장해왔습니다.

저는 김치를 만드는 공장에서 품질을 점검하는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김치가 일정한 맛을 낼 수 있도록 관리하는 부서죠.

수출 품질관리를 하다 보니 각국의 구매자들이 공장에 방문하는데요, 그 구매자들에게 김치를 어떻게 만드는지 견학도 시켜주고 설명도 해줍니다. , 수출과 관련해 나라마다 법규나 식품 규제도 다른데요, 그런 것에 맞춰 구매자들에게 서류나 필요한 부분들을 챙기고 있습니다.

제가 뿌듯함을 느꼈을 때가, 캐나다에서 유학하고 있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제가 여기를 다니는지 몰랐습니다. 당시 1년 차라 이야기를 안 했는데, 그 친구에게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물어봤을 때 종가집 김치를 사서 먹어봤는데 맛있더라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내가 그 김치를 담그는 회사에 다닌다고 이야기했고 친구도 놀랐습니다. 회사를 오래 다니지 않았을 때였는데,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Q> 거창에 거주하시는데, 장단점이 있다면요?

A> 개인적으로 최고의 장점이 무주랑 가깝다라는 것입니다. 전국구 동호회인 무주 스키장 동호회에 가입했는데, 회원이 7천 명이 넘습니다. 그분들이 무주랑 가까운데 산다고 부러워하시더라고요. 겨울 스포츠를 즐기기에는 최고의 장소인 것 같습니다. 공기 좋고 물 좋은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거창에 와서 감기도 안 걸렸습니다. 자연환경이 좋은 데다 일 때문에라도 김치를 계속 먹다 보니까, 건강해지기도 한 것 같습니다.

특히 제가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습니다. 거창에 오고 나서는 그런 증상도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귀향하나 싶기도 했습니다.

단점은, 자주 목격한 광경인데, 지역이 좁아서 그런 건지 식당에서 손님들끼리 ! 오랜만이다! 잘 지냈냐?’라고 묻더라고요. 다 알고 지내는 사이라 길을 가다가도 친구를 만나고 그러던데, 지켜보고 있으면 뭔가 저와는 동떨어진 느낌을 받습니다.

지역사회라는 게 너무 똘똘 뭉쳐있는 것 같습니다. 다들 친해 보여서 좋지만, 외지인 입장으로 보면 그 유대 속으로 파고들기가 조금 힘든 것 같습니다.

 

Q> 거창에서 좋아하는 장소가 있나요?

A> 남하면에 있는 가천교라고, 거창 사람들도 잘 모를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실제로 거창 몇몇 분께 여쭤봤는데 절반 이상이 모르시더라고요. 합천호가 이쁘다고 해서 드라이브할 겸 가고 있었는데, 우측으로 펼쳐진 뻥 뚫린 광경에 한눈에 반해버렸습니다. 넓은 호수를 배경으로 정자와 벤치가 전부이지만 그곳에 앉아있으면 마음도 정리되고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거창에 온 이후로 자연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가만히 벤치에 앉아서 하늘이나 먼 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힐링이 됩니다.

제가 혼자서 거창 곳곳을 많이 돌아다니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드라이브도 할 겸 더 좋은 곳은 없는지 찾아볼 생각입니다.

 

Q> 청년들이 거창에 오게 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A> 취미가 없으면 퇴근하고 할 게 없어 심심합니다. 외지인의 경우 더욱 취미활동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주말에도 혼자서 할 게 없으니까 당연하게 거창을 떠나서 고향에 가 놀게 되고 친구들을 만나고 그렇게 되더라고요. 거창에 청년들이 돌아오게 하려면 거창에서 같은 세대끼리 할 수 있는 게 많아야 할 것 같습니다.

, 마땅한 직장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중견기업 유치를 해서 공장을 거창에 더 많이 지었으면 좋겠습니다.

중견기업들이 공장을 짓겠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손을 뻗어야 할 것 같습니다. 거기서 일할 사람이 늘어나면 당연히 인구도 유지되고, 다른 경제 효과도 생길 것 같습니다. 물론 , 거창 안에서도 제가 알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이 많이 있겠지만 저 역시 취업 준비하기 전에는 거창이 어디인지도 몰랐습니다. 입사를 준비하다 보니 서울우유와 대상이 거창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외지인을 거창으로 끌어오려면 인지도 있는 회사를 거창으로 유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Q> 취미나 활동을 하시는 게 있나요?

A> 사실 지난해까지는 심심해서 주말마다 타지로 나갔습니다. 그러다 작년부터 취미를 많이 늘렸습니다. 연초에는 기타를 배워 혼자서 수승대 한적한 곳에 앉아 기타를 치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강의를 듣습니다. 주변에 친구들은 컴퓨터를 사서 퇴근 후에 게임을 하는데, 저는 체질에 안 맞아 인터넷 강의를 보면서 자기 계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 등으로 영화를 보기도 하고요.

올해 겨울부터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스노보드 동호회에 가입해 보드를 타러 다니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요?

A> 제 계획은, 돈을 모아서 집도 사고 차도 바꾸는 겁니다. 현실적인 계획이죠. 회사도 열심히 다니고 가정의 기반을 다지는 착실한 아버지가 되는 것.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게 제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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