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평빌라 이야기 열여덟 번째 】아르바이트 구직 2편
상태바
【 월평빌라 이야기 열여덟 번째 】아르바이트 구직 2편
  • 한들신문
  • 승인 2020.03.11 11: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평빌라

지선이가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에 아르바이트한다고 나섰습니다. 20151월 한 달, 사회복지 전공 여대생 두 명이 지선이를 도왔습니다. 지선이를 돕는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 구직에 앞서 시설 입주자의 구직을 어떻게 지원하는지 공부했습니다. 지선이는 구직을 앞두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썼습니다. 지선이와 대학생들은 둘레 사람과 두루 의논하고, 사업장 51곳을 다닌 결과 미용실에 취업했습니다. 한 달 만에요. (1편 요약)

 

4. 인터넷, 지역 신문, 거리 벽보에서 구인 광고를 모았습니다. 몇 군데 눈에 들어왔고 자세히 메모했습니다. 구인 광고로는 부족해서 직접 찾아다녔습니다. 아르바이트할 만한 가게 상호와 전화번호를 적고 일일이 방문했습니다.

지선이와 대학생들이 발바닥 닳도록 다니며 구직한 경험과 기록을 모아 월평살이책을 출판했습니다. 약자와 더불어 사는 이웃과 인정의 증거를 그 책에서 찾았습니다.

네일샵에서. 지선이가 팸플릿을 천천히 꺼내는데도 사장님이 아무 말 않고 여유롭게 기다렸습니다. “이게 뭐야? 아르바이트 구하는구나? 여름에는 손님이 많으니 그때도 구하면 한번 와 봐.” 90.

어느 카페에서. 지선이가 부끄러워하며 팸플릿을 드렸습니다. “이게 뭘까? 설명해 줄래?” 설명을 못 하고 언니들을 쳐다보니 사장님께서 따로 이야기하자고 했습니다. 지선이의 첫 면접입니다. 언니들과 있을 때는 부끄러워 말도 못 하더니 혼자 있으니 잘했습니다. 94.

다른 카페에서. 지금은 아르바이트 쓸 형편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팸플릿을 드리니 지선 학생이 이야기해 주세요.” 하며 부탁했습니다. “큰 소리로 이야기해야 해요. 그래야 아르바이트 할 수 있어요.” 하며 조언하셨습니다. “팸플릿은 문에 붙여 놓을게요. 다른 사람이 연락할 수도 있으니까요.” 지금 형편에서 도와주셨습니다. 95.

즉석음식점에서. “지금은 다 구했고 개학하면 필요할 수도 있으니 연락처 주세요.” 지선이가 팸플릿을 드렸습니다. 안경을 가져와 꼼꼼히 읽으셨습니다. “햄버거 포장하는 일은 할 수 있을 거예요. 쉽지 않은데 할 수 있겠어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옆에서 내가 잘 알려주고 도와주면 되니까.” 자리 나면 연락하겠다고 합니다. 96.

화장품 가게에서. “아르바이트 자리는 없어요.” 나가려는 순간, “? 지선아! 선생님 기억나? 반갑다. 많이 컸네, 우리 지선이.” 고향 교회 집사님이었습니다. “화장품 가게는 힘들고 빵집을 알아봐요. 상림리 빵집은 지선이도 할 수 있을 거예요.” 97.

한 달 동안 51곳을 다녔습니다. 거창 곳곳을 다니며 이웃과 인정을 확인했습니다. 사회사업은 이웃과 인정을 살리는 일이라는 것을 확신했고, 그런 이웃과 인정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학생들의 주장에 깊이 공감합니다.

 

5. 단골 미용실에 갔습니다. 사장님이 지선이를 잘 압니다. 미용사에 관심 있다는 걸 알고 미용 학원과 비용을 알려준 적이 있습니다. 진작 가려 했는데, 단골이라 부담스럽다며 지선이가 꺼렸습니다. 여러 곳을 다니며 만만치 않다고 느끼자 그제야 찾아갔습니다. 지선이 이야기를 듣고, 팸플릿 두고 가면 가게에 붙여두고 소개하겠답니다.

며칠 뒤, 사장님이 하루 일해 보라고 했습니다. 일일 인턴, 현장 면접, 무난히 합격했습니다. 그 길로 2년째입니다. 아르바이트 첫 주는 매일 1시간씩 일했고, 그 후로는 학기 중에는 평일 3시간 주말 8시간, 방학에는 오후 5시간 일합니다.

시설 입주자의 구직을 지원한다면 지선이를 도왔던 대학생과 지선이 같기 바랍니다. 이렇게 직장을 구해야지요. 직장을 구하는 주체로, 자기 삶의 주인으로 세워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약자도 살 만한 사회, 약자와 더불어 사는 사회, 이웃과 인정이 있는 사회가 되도록 돕습니다.

다음에 계속 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