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서연구회 거창지회와 함께하는 어린이 책 여행 (54) 리네아의 이야기 (1)「모네의 정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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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서연구회 거창지회와 함께하는 어린이 책 여행 (54) 리네아의 이야기 (1)「모네의 정원에서」
  • 한들신문
  • 승인 2020.03.11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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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희

순간을 영원으로...

크리스티나 비외르크 글
레나 안데르손 그림
미래사

봄비가 촉촉하게 내렸습니다. 가는 겨울이 아쉬웠던 걸까요.

매서운 추위에 며칠 몸을 움츠렸습니다. 3월이니 이젠 이라 설레도 괜찮겠지요.

3월에 첫 번째로 소개할 그림책은 모네의 정원에서입니다.

모네를 아시나요? 혹시 꽃을 좋아하세요? 제가 오늘 여러분을 모네의 정원으로 초대합니다.

자 지금부터 저를 따라오시겠어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 이곳은 꼭 가 보고 싶다라고 생각하게 했던 그림책이 있었습니다. 바로 모네의 정원에서였어요. 이 그림책은 리네아라는 소녀가 모네의 그림과 그의 정원을 돌아보고 나서 쓴 여행 후기라고 할까요. 리네아의 여행 이야기를 통해 모네의 삶과 인생 그 속에 담겨 있는 그림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답니다.

이 책은 할아버지와 리네아가 모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실제 모네가 살았던 집과 모네의 정원을 찾아가는 파리 여행 계획을 짜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리네아는 파리에 가기 위해 저금통을 몽땅 털었는데 그러고도 조금 모자랐지요. 그들은 수련이 가장 아름답다는 8월에 떠납니다.

마르모탕 미술관에서 모네의 수련 그림을 만났지요. 리네아는 수련 그림을 보고 무척 실망합니다. 수련은 멀리서 보면 아름답지만 가까이서 보면 물감이 덕지덕지 묻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시 뒤로 물러서자, 수련은 연못에 떠 있는 진짜 수련으로 바뀝니다. 참으로 신기한 마술 같지요. 모네는 정원 가꾸기를 무척 좋아했다고 해요. 그래서 인생을 마무리하는 시간까지 정원 가꾸는 일에 몰두하면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오늘 저는 리네아가 소개하는 모네에 관한 여러 이야기와 그림 중에서도 유독 기억에 남는

작품 해돋이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책 속의 모네 그림 모두를 소개하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짧은 지면을 통해 모두 소개하긴 어렵군요. 그중 모네가 인상파 화가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 그림 한 점 소개합니다.

모네의 그림 중 <인상-해돋이>라는 그림은 모네를 인상파 화가로 만들었어요. 모네는 바다에 비친 햇살을 보고 그 순간 자신이 받은 인상을 화폭에 옮겼다고 해요. 그때부터 평론가들은 모네를 인상파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말은 칭찬하는 뜻은 아니었데요. 순간적인 인상을 그리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림은 꼼꼼하고 신중하게 정성껏 그려야 한다는 게 평론가들의 생각이었어요, 좀 고리타분하지요. 더 재미있는 것은 그림은 약간 음침하고 어두워야 한다고 생각했데요. 그때만 해도 모네의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답니다. 또 재미있는 사실은 웬 얼룩이 이렇게 많아, 하고 불평했데요. 사람들은 모네의 그림이 지저분하고 어수선하고 미완성품처럼 보인다고 생각했거든요. 게다가 색깔이 너무 야하다고 생각했답니다. 하지만 모네는 남들이 뭐라고 해도 검은색을 섞으려고 하지 않았답니다.

모네는 물을 가장 재미있게 생각했어요. 혹시 여러분들은 물이 무슨 색깔이라고 생각하세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며 이런 질문 하나 던져 보는 것도 좋겠어요. 물은 어느 순간에는 파랗게 보이지만, 어느 순간에는 하얗게 보이기도 합니다. 시간에 따라 세상의 색이 변한다는 것 모네가 그림으로 포착하고 싶은 순간은 그런 짧은 순간들이었어요.

리네아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모네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노년의 모네와 관련된 여러 사진을 책에서 볼 수 있어요. 수련을 그리는 모네 나이 든 모네 가족사진 등. 그리고 여행이 끝난 후에의 즐거움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면 집에 돌아온다는 것, 친구들에게 여행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는 것, 사진이 어떻게 나왔나 하는 것, 이 모두가 매 순간순간 놓치기 쉽고 쉽게 잊어버리기 쉬운 짧은 순간들입니다. 눈 뜨면 마주하는 것 모두가 선물인 것을요. 모네의 그림이 말해 주듯이 숨 쉬고 있는 이 시간도 선물 같은 순간입니다.

곧 모네의 정원처럼 모네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봄 선물이 기다리고 있겠지요. 좋은 날 함께 만나서 행복한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바랍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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