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비판이 절반 넘고, 공약은 1/3도 못 미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산청·함양·거창 합천 지역구에 출마한 강석진 미래통합당 예비후보가 23일, 거창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정권 비판에만 열을 올리다 보니 ‘다소 부적절한 것 같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처음 연 기자회견을 정책이 아닌 현 정권에 대한 비판만으로 채우다 보니 공약이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강 예비후보, ‘정권 심판 대통합에 함께 해달라’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 예비후보는 A4용지 네 장 분량의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이 기자회견문의 제목은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한 대통합 선언’으로, 현 정권에 대한 비판과 경선 이야기, 공약과 지지자들에 대한 당부 등이 담겼다.
기자회견을 통해 강 예비후보는 “무엇보다 현 정권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는 것이 이번 총선의 중요한 과제”라며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하여 반드시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 소멸 위험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 추진’, ‘농촌형 자율학교 전국단위 모집 폐지 방침 저지’, ‘농어촌 교육진흥 특별법 제정 추진’, ‘6차 산업 특구’, ‘거창구치소 인센티브 확보’ 등 공약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경남에서 압승의 바람이 서울로 불어 전국이 핑크 빛으로 물들 수 있도록 지지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라며 “저들의 촛불에 맞서 정권 심판 대통합의 ‘핑크 혁명’에 함께 해달라”라고 당부했다.
공약보다 ‘정권 비판’만 가득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니 전체 분량(3,548자) 중 절반(1,790자)이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이었다. 강 예비후보는 ‘경제 폭망’, ‘민생파탄’, ‘정치 보복’, ‘좌파 독재정권’ 등 거친 단어를 써가며 현 정권을 비판하기만 했다.
특히, 기자회견문 중 공약과 관련된 분량은 전체의 1/3(970자)이 채 넘지 않았다. ‘'공약’이라는 단어는 전혀 찾아볼 수 없고, 해결’ 1회, ‘추진’ 3회, ‘발전’ 9회 등 공약과 관련된 단어가 적은데 반해 ‘문재인’ 12회, ‘심판’ 9회 등 현 정권 비판과 관련된 단어들이 많았다.
집권 정당과 배치된 정당의 경우 현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정책이나 공약은 거의 없이 기자회견문의 절반이 넘는 분량에 대해 거친 단어를 써가며 현 정권에 대한 비판만 한 것은 ‘유권자들의 눈을 가리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 정계의 한 관계자는 “현 정권과는 적대적인 정당 소속이라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현 정권 비판에 할애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라면서 “유권자들이 후보자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도록 지역 주민들의 요구를 아우른 정책과 거창의 미래 비전을 제시해 본인의 능력을 알렸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권과 싸우는 선거가 아니라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는 선거임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