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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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려니
  • 한들신문
  • 승인 2020.04.0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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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소비자주권행동

어김없이 기어이 봄은 오고 말았다. 꽃이 채 피기도 전인데 오늘 아침에는 비가 온다. 그리고 오는 비에 꽃이 떨어지듯 세상은 온통 코로나 19에 우울하다.

차라리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이라면 부는 봄바람에 훨훨 연분홍 마음이라도 날려 보련만. 어디 마땅히 나설 수도, 나설 일도 없는 처지. 그래도 봄이 주는 신체의 변화에 겨우 집 마당을 배회하는 것으로 이 우울을 날려 보내기는 부족하다.

한편으로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아 병원이나 자가 격리를 당하고 있는 이들의 고통과 심신은 얼마나 고달플까 하는 생각에 미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공무원들 그리고 현장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들의 고생에 비하면 내가 감내하는 이 정도의 제약은 별일도 아니라며 애써 위로를 해 본다.

근 한 달이나 뉴스는 중대본의 일일 브리핑, 코로나 19에 관한 행동과 요령 그리고 예방수칙을 방영하여 이를 지켜보는 것이 일상의 소일로는 지겹긴 마찬가지이다.

세계는 지금 얼마나 많은 환자를 발견하는지 국가별 순위 다툼도 생기고, 중국이란 나라의 일일 것으로 생각했던 일이 우리 모두의 일이 되고 말았다. 처음에는 중국이니 저런 병이 생기고 걸린다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바이러스라는 병원체는 인종도 국가도 남녀노소도 불문하고 전염을 시킨다는 것을 지켜보고야 알게 되었다. 참으로 인간이란 자기 좋을 대로 편하게 생각하는 미물이다.

삶이 이렇게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용케 모두 잘 견디어 내고 있다. 전쟁도 재난도 더욱 심한 어려움도 인간은 견디며 살아왔다. 마찬가지로 이 또한 겪고 극복할 것이다. 다만 얼마나 큰 대가를 지급할 것인가만 남았다. 경제가 무너지고 인간관계에서 틈이 서서히 벌어지며 생존경쟁만이 더욱 치열해지겠지만. 그래도 사회는 법과 규범이 이를 지탱시킬 것이다.

그러니 내 직장은, 내 삶의 터전은, 내 일용할 양식은, 내 자식은, 부모·형제는 오직 무사하고 온전하길 바라면서 이 어려움을 극복하겠지. 다행히 국가는 온전하고 재정은 건전하고 지도자는 올바르니 그 얼마나 축복이고 다행인가. 세상이 온통 코로나 19라는 역병에 사망자가 기록을 경신하지만, 해방 후 좌우익의 학살과 동란에 희생된 수에 비하면 아직은 조족지혈이라고 감이 말하고 싶다.

봄은 기어이 왔고 꽃은 다시 피었지만, 꽃은 지기 위해 피었고, 꽃이 져야 잎이 피듯 그리고 열매를 맺고 씨앗이 되어 떨어지듯, 세상은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순리대로 반복할 것이다.

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마라.

이 또한 지나가려니 지나간 후면 그리워지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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