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성경의 지혜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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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성경의 지혜 20
  • 한들신문
  • 승인 2020.05.0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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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학 박사 월드선교회 담임목사 박병철
구약학 박사 월드선교회 담임목사 박병철

죽고 싶다란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러한 말을 들을 때 진정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가 많다. 사실은 죽고 싶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만큼 사람들은 죽지 않고 살기를 원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죽고 싶다라는 말을 무조건 거짓말로 치부할 수 없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죽고 싶은 마음으로 끝나지 않고 죽음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자살하는 사람도 이렇게 많은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정말로 죽고 싶을까? 죽고 싶지만 죽지 못해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본다. 이것은 다른 누군가의 삶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의 현장일 수 있다. 죽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며 살아야 할까?

죽고 싶은 마음 그 자체를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러한 마음은 모든 사람이 가질 수 있다. 문제는 그 정도의 차이일 것이다. 죽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하더라도 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의 마음에는 살고 싶은 마음과 죽고 싶은 마음 두 마음이 공존하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은 세상을 잘못 살았거나 과거에 상처가 너무 많아서 생겨나는 마음도 아니다. 도리어 제대로 살았기 때문에 그러한 생각을 지니는 것이 아닐까?

사람이 어렸을 때는 세상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라서 이 세상을 영원히 살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슬픔과 아픔들을 보고 겪으면서 견딜 수 없을 때를 경험하게 된다. 모든 불행한 것들을 마냥 잊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물론 좋은 일과 행복한 일도 많아서 오래 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이 세상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자라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욥은 처절한 불행을 만나면서 죽기를 간절히 바라는 표현을 하고 있다. “죽기를 바라도 오지 아니하니, 땅을 파고 숨긴 보배를 찾음보다 죽음을 구하는 것을 더하다가 무덤을 찾아 얻으면 심히 기뻐하고 즐거워한다(욥기 3:21-23).”

죽고 싶은 마음이 생길지라도 우리는 그 마음을 잘 다스리며 살아야 한다. 그러한 마음이 있음에도 우리의 생명을 내 마음대로 포기할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이 세상의 그 어떠한 것보다도 내 생명이 가장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 소중한 생명을 다른 어떤 이유로 잃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오(마가복음 8:36).”

내 생명을 내가 버린다는 것은 또한 너무나 이기적인 것이 될 수 있다. 내 죽음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할 가족, 친척, 친구, 이웃들을 생각하면서 죽고 싶은 생각을 극복해야 한다. 우리는 살든지 죽든지 나 자신만을 위해 사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머물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해 사는 자도 없고 자기를 위해 죽는 자도 없도다(로마서 14:7).”

살다 보면 죽음을 감수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여행 중에 폭풍우가 생겨서 모두가 죽을 위험에 처할 수 있듯이, 삶의 여정에서 죽을 위험에 처할 일들이 생길 수 있다. 생각지도 않은 질병이 생겨서 죽음을 독촉할 수도 있다. 원하지도 않는 사고도 생길 수 있고, 또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서 생명의 위협을 무릎 쓸 순간들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한 상황을 위해서 죽고 싶은 마음을 보류하면 어떨까? 죽음을 무릅쓸 순간에 두려워하지 않을 용기를 준비하면서 사는 것이다. 그토록 죽고 싶었는데 이제 죽을 기회가 왔구나! 죽으면 죽으리라고 각오하고 삶의 현장에서 싸우는 것이다.

유대인을 몰살하려는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 에스더가 왕에게 나아가고자 했지만, 그것은 죽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죽음을 각오하고 나아가서 유대인을 구한다. “규례를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리니 죽으면 죽으리라(에스더 4:16).”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게 되면 어려움을 극복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비록 살지 못하고 죽을지라도 그토록 원하던 그 죽음을 피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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