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 전체는 농촌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읍내만 두고 보면 영락없는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도시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살고 주요 관공서, 상가, 병원, 아파트 등이 촘촘하게 들어선다. 사람이 오가고 물건이 오가기 위해서는 길이 만들어진다. 도시화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길과 건축물은 자고 일어나면 새롭게 생기고 있다.
인구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거창이지만 여전히 새로운 길이 만들어지고 아파트가 곳곳에 들어서는 것은 아주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옛 도심을 재생하기도 하지만 새 땅에 새집과 상가를 들이고 길을 새로 연결하여 통행을 편리하게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도시의 기반이 되는 길과 건축물이 들어서는 것을 생각나는 대로, 필요 한대로만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이른바 도시 계획이 있다. 도시 계획은 단지 어디에 길을 뚫을지, 어디를 아파트 용지로 만들지를 결정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거창읍 전체의 경관은 물론 환경과의 조화 교통안전, 사람 중심 설계 등 따져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도시 계획은 그래서 안전하게 아름답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새로 생긴 길이 사진과 같은 주차장이 되지 않게 하려면 길을 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닐 것이다. 아파트를 허가하면서 주변의 주차나 차량 흐름도 따져봐야 할 것이다. 지금도 새로 난 주택가 주변 도로는 오른쪽, 왼쪽으로 모두 주차장이다. 아파트 주변은 주차할 곳이 없어서인지 주차 금지봉을 넘어서 인도를 점령한 차도 많다. 그런데도 아파트가 말 그대로 우후죽순 모양도 상관없이, 땅만 있으면 들어서고 있다.
샛별중학교 뒤쪽 동천 물모이못(저류지)은 물을 모으는 곳이라는 본래 목적 말고도 주변 주민의 산책과 운동을 위한 곳으로 더 사랑받는 곳이다. 그 주변에는 곧 생태교육관도 들어설 예정이라 안성맞춤이다. 그런데 동천 물모이못(저류지)과 샛별중 사이로 긴 길이 새로 생기면서 샛별중 학생의 안전은 물론 저류지를 이용하는 주민의 안전도 걱정된다. 특히, 그 새로 난 길은 청소년수련관 앞에서부터 이어지는 내리막길이라 더 그렇다. 교도소가 들어설 자리 곁에 있는 작은 숲에도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한다. 교도소 터와 가까운 학교, 아파트와의 완충지대로 생각하는 곳인데 말이다. 게다가 이 와중에 계획된 도시 계획 도로부지 주변으로 투기 의혹까지 있다고 하니 더 문제다.
물론, 거창군에서도 여러 도시 계획을 하고 집행하기 전에 관련 위원회를 열어 주민 의견을 듣고 있다. 그러나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 거창읍만이라도 교통, 도로, 건축을 안전하고 아름답게 할 방법을 좀 더 꼼꼼하게 계획하고 의견을 모아야 한다. 그래서 거창읍이 그렇고 그런 콘크리트 덩어리와 아스팔트 길로 도배된 곳이 아니라 현대적이고 아름다우면서도 안전한 그런 도시가 되도록 말이다.
오늘도 길을 걷다 보면 ‘저 길은 왜 생길까?’, ‘여기다 이렇게 높은 건물을 또 짓네?’ 하는 주민들의 궁금증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