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들의 시선]‘목민(牧民)’하려거든 ‘애민(愛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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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들의 시선]‘목민(牧民)’하려거든 ‘애민(愛民)’하라!
  • 한들신문
  • 승인 2020.05.2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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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는 다산 정약용의 대표작이다. 1818(순조 18)에 정약용이 지방관을 비롯한 관리의 올바른 마음가짐과 몸가짐에 대해 기록한 일종의 행정지침서인데 지방의 관리로서 수령이 백성을 위해 해야 할 일을 조선과 중국의 역사서를 비롯한 여러 책에서 뽑아 지은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내용이다. 1818년에 지은 것이니 200여 년 전의 저술이다. 그러니 소중한 문화유산일지언정 지침서라고 생각하는 이는 드물 것이다. 당연하다.

“200여 년 전의 행정지침서이니 오늘의 정치나 행정에 공부거리 삼아 읽어야 한다라고 말한다면 고개를 끄덕일 사람도 현재의 실무편람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주장한다면 단박에 눈을 부라리며 제정신이냐 할 것이다. 당연하다.

강산이 스무 번도 더 변할 세월이 흘렀으며 조선 왕조의 왕정이 끝나고 민주 공화정이 들어 선지도 한 세기를 바라보고 있으니 200년 세월의 틈도 그러하거니와 목민할 마음은 있되 몸소 실행할 수 없으므로 심서(心書)’라 이름한이 낡은 책을 뒤적여 실무에 적용할 이는 더더욱 없을 것이다. 당연하다.

그런데 1272조 가운데 4강 애민(愛民) 6조를 보니 우리의 상식을 흔든다. 이른바 민생의 문제는 약자에 대한 보호가 그 핵심이 아닌가!

노인을 봉양함, 어린이를 보살핌, 가난한 자를 구제함, 상을 당한 자를 도움, 병자를 돌봄, 재난을 구함, 이 애민 6조를 오늘의 현실에 비추니 상식 이하의 지역 행정이 보인다.

농촌 영·유아 수의 감소로 지원을 못 받아 거창여성농업인센터가 운영하던 사설 주상어린이집이 올해 초에 문을 닫게 되었는데 웅양면 주민이 나서서 다시 어린이집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농촌 지역의 출생률 감소는 우리가 다 아는 현실이다. 그래서 이제 익숙하기까지 해서 문제 삼을 것이 없는 것처럼 되어 있다.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인구 현상은 경제 현상이고 정책의 영역이다. 인구가 줄어서 영·유아 수가 줄어 지역 어린이집이 운영이 어려워 문을 닫으면, 면 지역에서 거주할 유인이 없어 읍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농촌을 떠나는 일이 생기니 또 그만큼 면 지역 인구는 줄고 태어나는 아이들도 당연히 줄어든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일이 정책과 행정의 영역이다.”

문 닫는 어린이집에 대한 한들신문의 의견이었다.

그사이 면 단위의 사라진 어린이집에 대한 행정의 목민소식은 없었다. ‘목민관목민의 손을 거둔 사이 주민들이 발 벗고 나섰다니 200여 년의 격세지감은 그래도 다행이다.

400년을 지속한 왕조 국가의 적폐가 쇠약과 사회악을 불러 이른바 민란의 시대가 된 19세기 조선조, 파탄 난 민생의 한가운데를 유배로 지나며 애민의 마음으로 써 내려간 이 지침서를 오늘 다시 꺼내어 봐야 할 이유는, 여전히 목민의 뜻을 알지 못하는 이들이 목민관의 자리에 있는 우리 지역의 안타까운 현실 때문이다.

목민관을 견제, 견인해야 할 군의원, 교육과 육아를 담당하는 교육 당국이 아이들 돌봄을 위해 스스로 발 벗고 나선 엄마들의 손을 잡아 이끄는 애민의 실천에 나서 주기를 기대해 본다. ‘청렴을 털고 수수방관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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