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시골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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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시골스러움
  • 한들신문
  • 승인 2020.06.1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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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 고재천
귀농인 고재천

우연한 기회에 아내와 아이들의 대학 진학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농어촌 특별전형이야기가 나왔다. 남의 이야기 같았던 농어촌 특별전형이 이제 우리 이야기라며 웃다가 문득 그런데 읍에 살아도 농어촌 전형 대상이 되냐?”라고 내가 진지하게 물었다. 아내는 대뜸 이제 진짜 시골 사람이 다 되었다고 말하며 박장대소를 했다. 막 귀농했을 당시 거창읍은 전에 살던 부산과는 비교할 수 없게 없는 게 너무 많은 말 그대로 시골이었다. 하지만 면으로 이주해서 이 환경에 맞게 살다 보니 거창읍이 없는 게 없는 도시의 중심가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아내 말대로 이제 진짜 시골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어느 정도 시골 생활에 적응한 나도 아직까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게 요즘 몇 가지가 보인다. 먼저 이번 총선 때 면사무소 투표소 입구에 역대 면장 사진이 걸려있는 것을 개인적으론 처음 보았다. 이런 작은 공공기관에 아직까지 이런 관례가 있는 걸 보고 사실 깜짝 놀랐다, 공무원들이 발령받아 일하러 왔다가 간 건데 마치 업적을 찬양하듯 사진을 걸어 놓은 걸 보니 권위적이라는 생각부터 들었는데 당사자나 오래 봐온 사람들에게는 당연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또 한 가지, 아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 아직 이승복 동상이 있다. 40년 전 내가 학교 다닐 때나 보았던 그 동상을 마주한 기분이 묘했다. 이승복에 대한 역사적 사실, 문제는 둘째치고 요즘 같은 시대에 반공주의의 상징물을 아직도 간직한 학교라니. 도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내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철거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여전히 반대하는 의견이 있어 없애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시대정신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세상은 변하고 사람들의 의식과 흐름도 바뀌었는데, 거기에 역행하듯 불필요한 전통이나 관례를 붙잡아 두려고 하는 것이 확실히 도시보다는 많은 것 같다. 이런 것을 전통이나 신념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 이건 그냥 단순히 시골스럽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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