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의회, 2020년도 행정사무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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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군의회, 2020년도 행정사무 감사
  • 박재영 기자
  • 승인 2020.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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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민원성 지적 많아
논란 일으킨 발언도 다수
‘의회 감시’ 시민단체도 활동

거창군의회는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거창군청에 대한 행정사무 감사를 했다. 행정사무 감사는 지방의회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사무 전반에 대한 상태를 파악하고 잘못된 부분을 시정 요구하는 견제·감시 기능이 있다.

거창군의회의 의원은 해당 기간 중 예산과 정책, 사업, 사무에 대한 감사를 시행하며 자유롭게 자료를 요구, 꼼꼼하게 살펴본 뒤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한다.

올해 행정사무 감사에서는 상당수가 지역구 민원이라 아쉬움이 컸지만, 주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당부의 지적도 많았다.

법원검찰은 끼워 맞추기?’ 갑자기 떠오른 문화재

이번 행정사무 감사에서는 거창 법조타운 조성사업과 관련해 문화재가 화두로 떠올랐다. 군의원들은 거창군이 법조타운이라는 이름을 위해 억지로 법원과 검찰을 끼워 넣다 보니 문화재에 대한 검토가 없이 추진됐고, 뒤늦게 이를 수습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1일 열린 미래전략과 행정사무 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최정환 거창군의회 의원은 법원, 검찰 터에 대한 문화재 학술조사는 거창 군비로 해야 하는데, 그곳에는 문화재가 있다고 알려진 곳이라며 교도소 터 내 철기시대 유적지 발굴과 관련해서도 서부내륙에서 철기시대 유적지는 보기 힘들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고 후손에게 물려줘야 하는 데 교도소가 걸림돌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정환 군의원은 굳이 법원과 검찰을 옮겨야 하는지, 두 기관 옮겨서 법조타운 넣는다는 것 자체를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같은 당 권순모 군의원도 법원과 검찰 터에 더 많은 문화재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들었다. 그리고 교도소 터 언덕에서 초기 철기시대 집터가 발견된 만큼 정부에서 추진하는 가야사 복원사업과도 관련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공사가 진행되고 나서 보존을 해야 한다고 판단되면 어떻게 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성윤 과장은 가정을 두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불가피하면 불가피 한대로, 가능하면 가능한 대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열린 도시건축과 행정사무 감사에서도 최정환 군의원은 법원, 검찰 터는 상동 고분군 지역인데, 국보급 보물이 나오면 대안이 있나?”라고 묻자 안장근 과장은 문화재청에서 조건을 달 것이고 거기에 따르겠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정환 군의원은 국보급 문화재가 나오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라고 강조하자 전정규 경제산업국장은 표본조사를 해 발굴해야 하면 발굴하고 필요 없으면 안 하게 된다. 아직까지 법원, 검찰 터는 발굴과 관련이 없다. 문화재 형상변경 신청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서흥여객 정상화에 적극 개입해야

15일 열린 경제교통과 행정사무 감사에서는 서흥여객 정상화와 관련한 군의원들의 당부가 이어졌다. 그러나 거창군은 사기업이라 법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무소속 김향란 군의원은 일반 기업체라면서 전체 운영비의 80%를 군에서 지원하는데, 자금을 선지급까지 해주고 있다. 그런데 마창운수 대표인 대주주가 정관도 개정하고 없는 자리 만들어 급여까지 받아 가고 있다. 관리 감독을 잘못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권순모 군의원도 지난 주주총회에서 폭력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행정이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런데, 왜 많은 예산을 지원하고 있음에도 이렇게 저자세로 나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며 직원 퇴직연금도 문제가 되고, 회수해야 할 문제도 있는데, 사측이 하나도 양보 안 하고 계속 갈등을 유지한다는 것에 심각한 우려가 된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문재식 경제교통 과장은 상법에 따라 설립된 회사라 우리가 관여하면 침해라고 생각해 소통기구를 만들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면서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소통위원회를 통해 긴 안목에서 두루두루 검토해야지 딱 잘라서 말씀드리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신재화 군의원, ‘군의원에 청탁.. 위원회서 배제해야

미래통합당 소속 신재화 거창군의회 의원은 11일 열린 기획예산담당관 행정사무 감사에서 거창군 소속 각종 위원회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신재화 군의원은 군의원이 인허가 위원회 2개도 참여하고 있는데, 밖에서는 누구누구 군의원에게 이야기하면 된다라는 청탁 이야기가 나온다라며 군의회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군의원은 신뢰를 받아야 하는데 많은 분께 청탁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이러한 위원회에 군의원을 배제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에 이은주 기획예산담당관은 조례에 따라 군의원의 위원회 참여 규정이 있는 데만 추천을 받아 임명하고 있는데, 다음 위원회 정비 때 조례 자체를 바꿀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라고 답변했다.

또 신재화 군의원은 위원회 중복 현황을 보면 7명이 5개 위원회에 중복되어 있다.”라며 위원회 수도 88개로 다른 지방자치단체보다 많은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은주 기획예산담당관은 “2019년도에는 한 위원이 14개 위원회에 참가하고 있었는데,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마다 관리해서 현재 6개 위원회 참여가 최고라며 위원회 수도 99개에서 88개로 없앨 것 없애고 정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정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권재경 군의원, ‘작년 저소득층 마스크 배부 안돼

무소속 권재경 거창군의회 의원이 15일 열린 복지정책과 행정사무 감사를 통해 차상위계층에 배부된 마스크의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

권재경 군의원은 “코로나 이전인 지난해 저소득층에게 1인당 24매씩 마스크를 전달했는데거의 다 배부가 안됐다고 한다일부 이장이 자기 집게 가져다 뒀다고 한다.”라며 “차상위계층은 마스크가 나오나 안 나오나 모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근호 복지정책과장은 “이장을 통해 배부했는데전달이 안됐다는 이야기가 있었다확인을 못했는데오해가 있었던 부분도 있는 것 같다라며 “올해 35,000장은 배부했는데 앞으로는 제대로 챙기겠다라고 말했다.

표주숙 군의원, ‘필요하지 않은 신문 많다. 구독 줄여야

표주숙 군의원은 신문 구독료가 14,000만 원이 넘는데, 군민들이 안다면 정서적으로 동의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역의 주간신문이나 주재 기자가 있는 언론사는 당연히 지역 언론 육성차원에서 구독해서 봐야 하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는 정리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직원들에게 조사해 실제 보는 신문이 아니면 과감히 정리해주시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은주 기획예산담당관은 신문 축소는 몇 년 전 공무원노조에서 하자고 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했는데, 부서와 실과 의견 물어 조정하겠다라고 답변했다.

면 지역 어린이집에 관심을

15일 열린 행복 나눔과 행정사무 감사에서는 면 지역 어린이집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는 군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최정환 거창군의회 의원은 면 지역 영·유아들의 보육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군의원은 젊은 인구 유입을 위해 교육 기반이 중요한데, 면 지역의 교육 현실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라며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까지 연계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주상 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며 고제면, 주상면, 웅양면의 학부모들이 읍 지역으로 이사를 오는 일도 있다라고 설명하며 인구 유출을 막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외부의 사례를 잘 보고 농촌 지역 교육 인프라를 우선해 긍정적으로 검토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같은 당 권순모 거창군의회 의원도 면 지역 어린이집이 폐원함으로써 지역 기반이 없어져 버렸다.”라며 보육은 가성비를 따져선 안 된다. 돈이 필요하면 지방정부에서 부담해 부양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면 단위 보육 환경 구축이 필요한데, 지자체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면 단위를 너무 외면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행복나눔과 강준석 과장은 과연 면 단위 보육시설 설치가 맞는 것인지 하는 판단이 든다.”라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거창군의회 보건소 행정사무 감사 생략

거창군의회가 보건소에 대한 행정사무 감사를 생략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로 인해 고생한 공무원들을 치하하는 의미다.

거창군의회 행정사무 감사 특별 부위원장인 권재경 군의원은 17일 열릴 보건소 행정사무 감사를 생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재경 부위원장은 보건소는 코로나 19 업무에 고생이 많았다. 지금도 코로나 19 관련 업무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코로나 19가 종식될 때까지 추가 감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달라라면서 거창군의회 의원들은 코로나 19로 고생한 공무원들을 위해 보건소 행정사무 감사를 생략하기로 했다. 거창 군민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라고 당부했다.

논란 일으킨 주장도

미래통합당 박수자 거창군의회 의원은 거창군청 앞 로터리에 있는 아림사지 5층 석탑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고 새로운 상징물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다.

아림사지 5층 석탑은 원래 거창 읍내 중심부에 있던 아림사를 추측할 수 있는 유일한 문화재로, 세무서와 거창군청 자리에 훼손된 상태로 흩어져 있던 3개의 탑을 1975년도에 하나로 모아 만들어 현재 위치에 세웠다.

박수자 군의원의 주장에 대해 거창 지역 역사학자는 거창 중심부에 있던 아림사가 다 없어졌는데 탑이라도 있으니 이 일대가 거창의 중심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특히, 이 탑이 로터리에 어울리는 부분도 있다라면서 거창의 역사, 문화를 위해 현재 위치에 두는 것이 맞다.”라고 강조했다.

김향란 군의원은 법조타운 조성 관련 특별 혜택을 확보하고 군민의 의견을 대변하는 측면에서 만들어진 거창 법조타운 민관협의회에 대해 갈등만 겪고 있다’, ‘주민투표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인가?’, ‘사업에 개입해 불미스러운 활동을 할 개연성이 있다.’, ‘괜히 주민들 모아서 하니까 긁어 부스럼’, ‘찬반을 갈라 시끄럽게 하나?’ 등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에 구인모 거창군수는 결정기관도, 집행기관도 아닌 자문기구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사안은 아니다. 추측만 하지 말라라고 잘랐다.

또 김향란 군의원은 거창국제연극제 상표권 매입과 관련해 코카콜라’, ‘맥도널드’, ‘삼성을 언급하며 지적재산은 현대 과학이 고도화될수록 값어치가 높게 평가된다.”라며 사실상 상표권의 가치가 높다고 주장했다.

이는 연극제는 혈세를 지원해 주민들과 함께 만든 축제인 만큼 특정인이 상표권 소유자라는 이유만으로 권리를 요구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는 다수 주민의 주장과 배치되는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다.

한편, 거창군의회의 이번 행정사무 감사에서는 여전히 민원성 발언이 주장돼 성숙한 의회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맥을 짚어 제대로 된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 요구해야 하지만, 수박 겉핥기 식으로 어영부영 넘어가는 아쉬운 모습도 많이 보였다.

하지만, 이번 행정사무 감사에서는 시민참여가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거창 와이엠씨에(YMCA) 시민사업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행정사무 감사 자리를 끝까지 지키며 의원들의 발언에 대해 평가했다.

시민사업위원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의회에 대한 감시가 없었는데, 올해부터 제대로 활동하기로 하고 주민들을 조직해 참관하고 있다라며 거창군의회의 한 해 활동을 평가한 뒤 언론사와 공동으로 잘한 군의원에게 상을 주는 활동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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