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서연구회 거창지회와 함께하는 어린이 책 여행 (62)「까까똥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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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서연구회 거창지회와 함께하는 어린이 책 여행 (62)「까까똥꼬」
  • 한들신문
  • 승인 2020.06.2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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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서연구회 이정윤

 

스테파니 블레이크 글 / 그림    김영신 옮김    한울림어린이     2010.04.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 적 있나요? 너무 오래전 일인가요? 그림책의 매력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면 이젠 도전해 보세요. 의외로 큰 기쁨을 줄 거예요.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읽어준다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실 테니까요. 오늘 바로 그런 책을 소개하려고요. <까까똥꼬>라는 책입니다. 제목부터 뭔 말인가 싶게 웃기지요? 아이들은 책 표지와 제목만 말해도 웃음보가 터집니다. 쫑긋한 두 귀, 발그스레한 두 뺨, 도드라진 두 개의 이빨의 아기 토끼가 있습니다. 파란색 바탕 위 노란 말풍선 안에 제목이 쓰여 있지요. 아주 인상적이에요. 한 장을 넘겨볼까요? 빨간 바탕 위에 검은 글씨가 적혀 있네요.

 

어느 작은 마을에 오직

한 가지 말만 하는 아기토끼가 살았어요.

 

다음 쪽에는 파란 바탕 위에 아주 찐하고 큰 글씨로 한 단어가 쓰여 있어요.

 

까까똥꼬

 

아침에 엄마가 일어나라고 하면, 점심에 아빠가 시금치 먹으라고 하면, 저녁에 엄마가 목욕하라고 하면 아기토끼는 뭐라고 대답할까요? 그렇지요. 언제나 까까똥꼬라고 합니다. 오직 한 가지 말만 하는 아기토끼니까요. 그런데 자세히 보면 언제나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라고 하면 까까똥꼬라고 하는 것 같죠? 해야 하는 건 알지만 괜히 딴청 피우고 싶은 그런 심정 있잖아요. 개구쟁이 마음이 잘 드러나 있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거 같아요.

하기 싫어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까까똥꼬라는 말로 마음껏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는 걸까요? 이 책은 이제는 중학생으로 훌쩍 커버린 아들 녀석이 어릴 때 끼고 살던 책이었답니다. 매번 까까똥꼬라고 말할 때 키득키득하던 모습이 지금도 선하군요. 그리고 아들이 처음으로 내게 읽어주었던 그림책이었어요. 혀 짧은 소리로 들려주는데 어찌 그리 감동적이었을까요. 추억 가득한 책이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기토끼는 늑대를 만나요. 위기의 순간에도 아기토끼는 까까똥꼬라고 하다가 늑대에게 잡아먹혀요. 집에 돌아온 늑대가 말을 하려고 하는데 까까똥꼬라고 말하지 뭐예요? 의사 선생님이 와서 진찰하려는데 또 까까똥꼬라는 말을 해요.

 

아니 이럴 수가! 우리 아기토끼를 잡아먹다니

 

그래요. 의사 선생님이 아기토끼의 아빠였지요. 무서울 게 없는 아빠는 늑대 입을 크게 벌리고 아기토끼를 꺼내요. ‘까까똥꼬를 찾았다고 기뻐하자 아기토끼가 반전의 말을 합니다.

 

 

아빠, 왜 나를 그렇게 부르세요? 내 이름은 시몽이에요

 

이럴 수가요? 아기토끼는 오직 한 가지 말만 하는 토끼가 아니었네요. 집으로 돌아온 시몽은 당근 수프도 맛있게 먹고 말 잘 듣는 아이가 된 거 같았어요. 다음 날 아침, 아빠가 양치질하라고 하기 전까지는요.

, 이제는 뭐라고 대답했을까요?

 

너무 황당한 이야기인가요? 말도 안 되는 이런 시시한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생각이 드나요?

어쩌면 어른들은 이런 책을 보고 까르르웃는 아이들이 이상하게 보일지 몰라요. 반복되는 문장의 재미를 마음껏 즐기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그저 신기할 따름이지요.

또 읽어주세요.”라고 어김없이 이야기하는 책, 계속 웃음보가 터지는 책이랍니다. 아마 아이들의 마음을 잘 반영하고 있어서 그런 거 같아요. 반복되는 리듬감이 말의 재미를 주고 있고요. 강렬한 색채와 간결한 그림이 시선을 확 끄는 이 책은 아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네요.

이 책을 쓴 작가 스테파니 블레이크는 어려서부터 늘 그림책과 함께 살았다고 합니다. 기념일이나 생일이 되면 자신이 직접 만든 책을 언니와 오빠에게 선물하기도 했다고 하는군요. 사랑스러운 이 책은 까까똥꼬 시몽 시리즈로 여러 권이 나왔어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모두를 웃음 짓게 하는 아기토끼예요. 이 시몽의 엉뚱 발랄한 매력 속으로 풍덩 빠져볼래요? 제가 장담하건대 당신도 인기 스타가 될 수 있어요. 책 읽어주는 기쁨을 느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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