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거창 쓰레기가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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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거창 쓰레기가 싫습니다!”
  • 박재영 기자
  • 승인 2020.07.29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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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비 올 때면 떠내려가는 거창 쓰레기
합천 주민들, 거창 쓰레기에 불편 호소
쓰레기 문제에 대한 공론화 필요한 시점
남하면 대야리 대야마을 앞 합천호에 쓰레기 섬이 생겼다.
남하면 대야리 대야마을 앞 합천호에 쓰레기 섬이 생겼다.

17,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12일부터 15일까지 내린 강한 비로 전국 12개 댐에 약 17000t의 부유 쓰레기가 유입됐다고 밝혔는데 같은 기간, 거창에서 쓸려 내려간 쓰레기도 합천댐 상류 곳곳에서 쓰레기 섬을 만들어 인근 주민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합천호 맞은편에서 바라본 남상면 월포마을
합천호 맞은편에서 바라본 남상면 월포마을

지난 14, 한들신문과 거창 내 환경단체인 푸른산내들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남하면 대야마을부터 합천군 봉산면 도곡마을 앞까지 황강을 따라 약 4km 구간에 쓰레기 띠가 형성됐다. 특히, 남하면 대야마을 앞과 남상면 월포마을 앞, 합천군 봉산면 도곡마을 앞에는 거창에서 떠내려간 쓰레기가 섬을 이루기도 했다.

남하면 대야리 용동마을 앞에도 쓰레기가 모였다.
남하면 대야리 용동마을 앞에도 쓰레기가 모였다.

 

뿐만 아니라, 쓰레기 섬은 합천댐과 가천천이 만나는 곳을 따라 남하면 용동마을까지 길게 이어져 있었다.

푸른산내들이 쓰레기 섬에 떠 있는 쓰레기들을 분석한 결과 농사를 지을 때 쓰는 스티로폼 농자재와 농약병 등이 많았고, 생활 쓰레기가 뒤를 이었다. 이 쓰레기들은 모두 거창에서 떠내려갔다.

합천군 봉산면 도곡마을에서 만난 주민 ㄱ씨는 이장님이 봉산면에다가 마을 앞에는 그물을 설치해 달라고 해서 올해 설치했는데, 작년에는 마을 앞까지 쓰레기가 다 들어왔다라고 토로했다. 다른 주민 ㄴ씨는 작년에 쓰레기가 마을까지 들어왔을 때 벌레가 생겨 오만 집이 다 벌레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합천댐은 큰 비만 오면 거창에서 떠내려온 쓰레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합천댐은 쓰레기 유입을 막기 위해 부유물 차단막과 쓰레기 적치장을 만들었는데, 큰 비가 올 때면 거창산 쓰레기로 가득 찬다.

지난 2018년도, 한국수자원공사 합천지사는 거창에서 떠내려간 쓰레기 150톤을 수거했다. 풀과 나무를 제외한 순수 쓰레기의 무게다. 수거 비용은 물환경보전법에 의거 전액 거창군이 부담했고, 쓰레기 처리도 맡았다.

비가 적게 온 2017년도에는 거창에서 떠내려간 쓰레기가 3톤에 불과했지만, 상대적으로 비가 많이 온 2016년도에는 162톤이 수거됐다.

거창군 쓰레기 소각장의 1일 용량은 26톤으로, 매일 발생되는 쓰레기(평균 40여 톤)도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합천댐에서 수거한 쓰레기는 모두 매립장으로 보내진다.

특히, 수거된 쓰레기 중 상당량이 분리수거가 가능하지만, 많은 쓰레기가 몰리는 데다 흙이랑 섞여 있다 보니 재활용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푸른산내들 이순정 사무국장은 매년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버려지고 있다는 증거이자 영농 쓰레기 처리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 변화가 없다는 증거이기도 하다라며 거창군이 나서서 영농 쓰레기가 버려지지 않도록 읍·면 농가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거창 주민들도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비를 타고 흘러내려가 누군가에게 큰 피해를 입히고 있으며, 결국 거창군의 혈세가 낭비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라며 심각해지는 쓰레기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과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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