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님과 함께 하는 치유와 성장 이야기]사랑 많은 당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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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님과 함께 하는 치유와 성장 이야기]사랑 많은 당신께
  • 한들신문
  • 승인 2020.07.29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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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주(첫):교육학 박사

조윤주(첫) 선생님은 교육학 박사(상담심리전공)·초등학교 교사이면서 상담전문가입니다. 치유와 성장 공간 더 어스(THE EARTH)에서 치유작업과 상담 활동, ᄒᆞᆫ철학을 바탕으로 한 ᄒᆞᆫ상담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몸이 너무 힘든 상황에서 엄마랑 막내 동생네가 왔는데, 마음이 많이 힘듭니다. 엄마에 대해 마음이 닫혀 있어서 말도 하기 싫고, 엄마가 밉고, 내가 아픈 것도 다 엄마 탓인 듯 느낍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밝고, 쾌활한 모습을 보이는데, 엄마나 동생들에게는 밝은 모습을 보이기 어렵고 무뚝뚝하거나 퉁명스러운 모습을 보입니다.

엄마와 알콩달콩 이야기하고 스킨십도 많이 해 드리고 싶은데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네요. 좀 거부반응이 든다 할까? 엄마나 동생들에 대해 평화로운 마음을 갖고 싶고, 특히 엄마를 미워하는 마음 없이 지금까지 고생하며 살아오신 엄마를 위로하고 따뜻하게 보살펴 드리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을까요? 하늘의 지혜를 구합니다.

괘를 던졌더니 산수몽(山水蒙)괘에 1, 2번 효()에 점이 찍혔고 변괘는 산뢰이(山雷頤)괘가 나왔습니다.

 

오늘 님의 몸과 마음은 어떤지 문안드립니다. 님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더구나 주역에 대해서는 무지한 사람이지만 작은 힘이 될까 하여 올려봅니다.

생각으로는 어머니를 위로하고, 어머니와 살가운 모녀관계로 잘 지내고 싶은데 실제 감정적인 반응이 달라서 난감하고 혼란스럽고 자신이 못마땅하고, 가족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드시나 봅니다. 글을 읽다가 미워하는 마음 없이라는 구절이 눈에 들어옵니다. 당신은 아마 착하고 사랑 많은 사람인 것 같아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사랑하고 싶은데 그러기가 쉽지 않지요. 혹시 당신은 미워하는 마음을 미워하고 있는 건 아닌지요? 미워하지 않기 위해 너무 많은 애를 쓰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미움이 있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만약 그러하다면 당신 마음속에 있는 그 마음부터 알아주고 위로해주시면 어떨까요?

산수몽괘를 찾아보았습니다. 그 아이를 통해 내가 구원받는다. 산 아래에서 샘물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것처럼 몽의 군자는 인격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실천한다.라는 문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몽에서 이야기하는 그 아이는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관계 당사자가 될 수도 있고 자신과의 관계에서는 자기 자신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머님과의 관계에서 오는 힘겨움으로 인해 어쩌면 삶의 큰 공부를 하고 계시고 있는가 봅니다. 그 아이를 통해 내가 구원받는다고 합니다. 하늘의 뜻이 감사하게 다가오네요. 산수몽 괘 앞에는 준(), 뒤에는 수()괘가 나옵니다. 준은 언 땅을 뚫고 나오는 어린 새싹이래요. 사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머니를 진심으로 사랑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해왔을 것 같네요. 하지만 하늘은 준의 군자를 몽으로 모셔와 성장의 길로 이끌어주시고 있다고 해요. 몽의 군자는 다시 수로 옮겨 갑니다. 수의 군자는 비가 내린다는 것을 믿고 아무리 힘들어도 즐겁게 기다린다.고 하네요. 지금까지의 노력과 그 노력을 이끌고 있는 자기 안의 본심을 믿어 보세요. 여기서 말하는 즐거움이란 결과적인 평화라기보다는 한 걸음씩 걷는 과정에서 오는 위로와 이해, 치유와 보람 그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변괘 산뢰이를 보니, 누구나 먹고는 살아야 한다. 몸과 마음을 함께 기른다.고 합니다. 미움은 굶주린 사랑이라고 합니다. 미움과 사랑은 한 뿌리라 제대로 미워하지 못하면 제대로 사랑하지 못한다고도 합니다. 지금은 어머니에 대한 사랑보다, 어머니에 대한 미움을 수용하고 깊이 있게 들여다볼 때가 아닌가 싶어요. 그래야 당신도 먹고살 수있으니까요. 내가 먹을 것은 스스로 구할 수 있다.지금까지 그랬듯이 당신 안에 계신 지혜가 당신을 치유하고 몸과 마음이 바라는 바로 인도해주실 겁니다. 진정한 사랑을 향한 당신의 노력을, 당신의 길을 응원할게요.

주역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길게도 떠들었습니다. 읽으시는 중에 불편한 마음은 없었는지요. 당신의 글이 올라온 지 며칠이 지났는데, 지금쯤은 평온한 마음이시길 기도합니다. 거창에서 첫 드림.

(주역 해석은 김재형 선생님이 쓰신 시로 읽는 주역을 참고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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