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새로운 ‘인생진로’의 길에서
상태바
[교단일기]새로운 ‘인생진로’의 길에서
  • 한들신문
  • 승인 2020.08.11 1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리초 교사 최희숙

동창회를 갔다. 서로의 근황을 잘 알지 못하는 친구가 물어왔단다.

요새 뭐하고 지내노?”

후후, ? 아직도 초등학교를 졸업 못했네.”

초등 교직에 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머있는 대답이다. 동창회에 다녀오신 어느 선배 선생님의 얘기다. 그 후로, 8살에 입학한 초등학교를 아직도 졸업 못했다는 농담 아닌 농담을 하며 가끔 웃어보기도 하였다. 나 또한 그렇게 시작한 진로의 길이 어느새 36년이다. 드디어 42년간의 초등학교를 졸업하게 되었다. 퇴임이라는 졸업식장에 섰다.

어느 해 인가 어머니를 생각하며, 또 한편으로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들어서게 되었던, 나에게 주어졌던 교사의 자리를 돌아보며 써 보았던 시를 옮겨 본다.

 

우리 어머니 1

 

최 선생, 우리 최 선생하시며,

진로라는 말도 모르셨건만

 

이미

당신의 마음속에

나의 진로를 정해 놓으시고

많은 당신의 삶을

보상받고 싶으셨나 보다.

 

어머니도 늙으시고

세월도 흘렀다.

 

이제야

내가 최 선생되어

어머니의 사랑에

보답하고 있나?

되돌아보아 지는

하루하루의 삶이다.

이제 퇴임을 앞두고, 지난 시간을 한 번 돌아본다.

1. 아쉬움도 있다. 많은 걸 가르치려고 하기보다는 더 많이 들어줄 걸, 생각할 시간을 주고 기다려줄 걸, 좀 천천히 해도 됐을 걸, 더 많은 꿈을 키워주기 위해 좀 더 노력했었는지.

2. 보람도 있었다. 하나하나 깨우쳐가는 눈망울들을 바라보았을 때의 뿌듯함, 아쉬움 중의 일부는 환경 탓이라고 변명해버리고, 보람 있었던 것은 가르치는 분들의 공통된 생각일 거라 마무리해 본다. ‘사랑의 눈으로 다른 세상을 바라보며 남이 아는 내가 아닌, 내가 아는 나를 위해 새 걸음을 내디뎌본다. 아이들을 위해 수고하시는 모든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그분들이 모두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