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이 찾아가는 조합원 인터뷰]조재필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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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이 찾아가는 조합원 인터뷰]조재필 조합원
  • 한들신문
  • 승인 2020.09.2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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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눌러앉아 거창을 지키는 [홍익서점] 대표 조재필 조합원

<홍익서적> 현관문을 들어서니 주인 부부가 반가이 맞아 주었다. 딱 점심시간이었다. 민망해서 서둘러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대표는 자꾸만 꾸물거린다. 주로 대표 본인이 점심 준비를 하는데 오늘은 안주인이 점심 준비를 하니 먹고 가란다.

정갈하고 맛난 밥상에 참 행복했다. 고슬고슬한 현미밥, 매콤한 고추다대기, 해물파전까지, 몇 번이고 인사가 나왔다. <홍익서적>이 더없이 소중하게 다가왔다.

<홍익서적>을 맡게 된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 궁금해요.

홍익서적은 이전 사장님께서 22년 동안 운영하신 서점이었습니다.

이직으로 점포를 폐업하실 생각을 하셨는데 주변 지인들이 교육도시를 자처하는 거창에 서점이 하나만 남게 되면 소비자만 불편하니 적절한 인수자를 고르다가 저에게 하신 제안에 동의하였습니다.

제가 운영한 지 이제 2년이 넘었는데 정말 쉽지 않습니다. 온라인 구매의 큰 흐름 속에 오프라인 매장으로 서점 살림 꾸리기란 거의 묘기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이런 어려운 면도 있지만 지역에서 문화공간으로서의 서점. 온라인 구매로는 느낄 수 없는 책 냄새와 미리 알지 못했던 새로운 책과의 만남은 오프라인 서점에서만 느끼는 감성이 아닌가 합니다. 여기에 더해 작가와 만나는 북 콘서트 등 작은 문화공연을 할 수 있는 장소로서의 역할에 자부심을 느끼며 앞으로도 큰 서점이 아니라 예쁜 서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두 자녀의 아버지로 아이들 교육에 대한 견해도 듣고 싶어요.

요즘 같은 저 출산 시대에 우리 애들이 태어났더라면 훨씬 좋은 대우를 받았겠구나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웃음)

큰애는 고3, 작은애는 고1인데요 지금까지 애타게 공부하라고 얘기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공부 열심히 하면 좋은 대학 가서 좋은 직장 구하고 편하고 쉽게 세상살이.... 이런 말들은 항상 머릿속에 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교를 다녀온 우리 아이가 엄마나 아빠를 볼 때 얼마나 보고 싶고 또 집에 있는 순간이 행복하냐는 것입니다. 가족끼리 얼굴을 대할 때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가장 큰 공부라고 저는 믿습니다. 이제 곧 두 아이는 어른이 될 테고 품 안에서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압니다. 남은 동안에 가족 구성원 간에 사랑을 가득 채워 간다면 어떤 일을 하든지 어디에 있든지 행복할 겁니다.

워낙 지역에 명문 학교도 많고 아이를 가진 부모의 하나같은 열망이 자신의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고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큰 꿈을 향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수나 실패에 대한 대비도 같이 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험이니까요.

사람들은 대부분 올라가는 교육은 받는데 내려올 때의 대비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이것을 잘 가르쳐 줄 수 있는 부모가 정말 좋은 부모라고 믿고 노력합니다.

내 아이가 어떤 것을 잘하고 어떤 쪽에 영감이 있는지는 부모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자식이 나를 넘으면 더없이 기쁠 것이고, 나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면 배우자를 원망할 건가요? 저는 자녀에게 가장 좋은 교육은 부부의 평화, 가정의 평화라고 생각합니다. 실수로 방황을 하던 자녀가 있더라도 가정이 평화롭고 좋은 곳이라면 성경에 나오는 돌아온 탕자처럼 집으로 돌아올 거라 믿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위해 부모님이 조금만 희생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그 평화를 먹고 자랄 겁니다. 학교 교육은 그 토대 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제가 참견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학업에 무관심하다고 아내와 대립할 때도 있지만 아이의 행복을 바라는 같은 지향점이 있어 부부의 교육관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당 일도 시민단체 일도 쭉 해 온 것으로 알아요. 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라는 일도 궁금해요.

저는 부끄러움도 많고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그래서 남 앞에 나서기도 두렵고 용기도 없었지요. 많이 아는 것도 없지만 항상 이거는 잘됐고 저거는 아닌 것 같다.’ 속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이었어요.

2009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 저에게는 너무 큰 충격이었습니다. 평생을 바보처럼 남을 위해 헌신한 분이 저런 극단적인 상황으로 삶을 끝내는 것이 너무도 슬프고 가슴이 아팠어요. 그해에는 김수환 추기경 이듬해는 법정 스님이 돌아가시고 사회는 그분들의 숭고한 삶에 대해 깊이 애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삶 또한 그분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얄팍한 출세욕으로 정치판에서 사냥개처럼 길든 자들의 맹공을 구경만 할 수밖에 없었던 나약한 존재감에 대한 반성이 저를 움직이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무엇이라도 해야만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이 지역에서 당선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가깝게 지내며 존경하고 닮고 싶은 분들이 있어 힘이 됩니다. 그분들에게 배우고 받은 것도 많아서 늘 고맙게 생각하고 삽니다. 선거 때만 되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유니폼 색상 바꿔 입는 사람들, 말 같지도 않은 괴변으로 순진한 유권자들을 현혹하는 사람들,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 또한 말할 수 없을 만큼 큽니다. 유권자의 지혜롭고 올바른 판단만이 이런 사람들을 걸러 낼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아직 젊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쉰 살이 넘어서 젊다 하면 요즘 20~30대에게 늙은이 소리 듣기 딱 좋을 겁니다. (웃음) 젊은이가 부족한 지역이지만, 젊고 건전하며 활동적인 후배들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이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에서 긍정적 영향을 주고받으며 꿈과 희망을 이루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그런 발판을 잘 준비하는 형들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 또한 다양한 세대가 함께 소통하는 시민사회단체의 일원이 되기를 바랍니다.

 

한들신문이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우리나라 언론에 대해 생각하면 부정적인 것들이 먼저 떠올라옵니다. 망국의 상황에서도 일제의 수족 노릇을 한 언론사도 많았고요. 국민의 시련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도 권력의 기호에 따라 목소리를 바꿔가며 대형 언론기업이 된 언론사도 많고요.

지역 언론도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마치 보고 배운 듯 그들과 같은 행동을 하고 부끄러운 줄 모릅니다. 적폐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제한하고 왜곡하는 일이 주업이 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유권자의 지혜롭고 올바른 판단으로 이들에 대한 감시를 늦추지 말아야 합니다.

군민의 편에 서서 군민의 소리와 요구를 담아 주는 지역신문이 없어서 속상하고 안타까운 일이 많았습니다. 한 예로요. 행정이 군민 몰래 계획한 교도소를 반대하는 군민의 목소리를 대변해 주는 지역 언론이 없었어요.

그래서 만들어진 한들신문은 거창의 자랑거리이기도 합니다. ‘언론협동조합의 이름으로 탄생한 신문이라 더 의미가 있어요. 창간 당시 바른 소리와 정확한 정보에 목말라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저도 한결같은 애정으로 많은 구독자가 생기도록 한들신문을 응원하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애절한 마음 잊지 않고 정의로운 일을 한다는 사명감으로 임해 주시기를 당부합니다. 지역에서 가장 신뢰받는 언론이 되어 그 보상을 받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걸어오는데 말없이 희생하시는 분들께도 큰 박수를 보냅니다. 고맙습니다.


큰 키에 평범하고 순해 보이는 <홍익서적> 조재필 대표는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 같았다. 그런데 조재필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말 속에 옹이와 분노가 묻어 있었다. 이 시대를 제대로 살아 보고 싶은 쉰 대의 사람이라면 당연하다 여겨졌다.

고마운 일은 <홍익서적>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양서를 나누고 공연도 콘서트도 열고 후배들의 쉼터도 제공하면서 조재필 대표는 풍요로운 생활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홍익서적>에 더 많은 사람이 오고 가고 조재필 대표는 더 바빠지고 한들신문 조합원이 더 늘어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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