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서연구회 거창지회와 함께하는 어린이 책 여행 (66)「적·당·한·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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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서연구회 거창지회와 함께하는 어린이 책 여행 (66)「적·당·한·거·리」
  • 한들신문
  • 승인 2020.08.31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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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서연구회 홍순희
전소영 글/그림 /  달그림 / 2019.12
전소영 글/그림 / 달그림 / 2019.12

너와 내가 같지 않음을 받아들이는 것, 사랑의 시작

8월에 두 번째로 소개할 그림책은 전소영 작가님의 적당한 거리라는 책입니다. 하얀색 표지 배경에 왼쪽에는 초록색 산세베리아가 그려져 있고 오른쪽엔 사람의 뒷모습에 산세베리아가 그려져 있어요. 유난히 책 표지가 눈에 띄었답니다. 적당한 거리라는 책 제목에서 벌써, 이 책이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조금 눈치채게 된답니다.

 

식물 키워 본 적 있으세요? 이 책에서는 화분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죽이지 않고 싱그럽게 키워내는 방법을 조근조근 설명해 준답니다. 식물과 사람의 관계도 다르지 않다고 말해 주지요.

 

첫 페이지를 넘겨볼까요. 책의 왼쪽에는 화분에 담긴 연두와 초록의 싱그런 식물이 수채화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네 화분들은 어쩜 그리 싱그러워?”라는 물음으로 시작됩니다.

오른쪽 하얀 백지 위에 깔끔한 답변이 있습니다.

 

적당해서 그래.”

뭐든 적당한 건 어렵지만 말이야.”

작가는 이제 식물 분갈이를 시작합니다. 식물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많은가 봅니다.

가만히 보면 식물들도 성격이 모두 달라요. 사람의 성격이 각각 다른 것처럼요. 어떤 식물은 물을 좋아하고 어떤 식물은 물이 적어도 살 수 있어요.

음지에서 잘 자라는 식물도 있고 햇볕을 좋아하는 식물도 있답니다.

관심이 지나쳐 물을 많이 주게 되면 뿌리가 물러지고 썩게 되지요. 마음이 멀어져 물을 주지 않으면 바싹 말라 버리기도 하고요.

 

책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수채화로 그려진 식물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궁금했던 식물의 이름까지도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한 발자국 물러서서 바라본다면 돌봐야 할 때와 내버려 두어야 할 때를 조금 알게 될 거라고 말해주네요.

창문을 열어 바람을 들여 주고 겨울이 오면 따뜻한 곳으로 옮겨 주는 일.

필요한 때를 알아 거름을 주는 일.

식물뿐만 아니라 그렇게 우리 모두 다름을 알아가고 그에 맞는 손길을 주는 것, 식물들이 그렇듯 너와 내가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사랑의 시작일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책을 읽으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또 누군가의 친구로서, 동료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나는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 내가 화분만 잘 죽이는 것만은 아니었을텐데...

사소한 것, 생명이 있는 것, 아름다운 것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기억합니다.

 

적당한 햇빛 적당한 흙 적당한 물 적당한 거리를 무시한 채 그동안 나의 무지와 무심함으로 말라간 식물들을 생각하며...

8월 두 번째 책 소개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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