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편지 집배원, 정옥선 예장 동인
어머니 별
신진호
시어미 시집살이 눈물 훔치다
뒷마당 하늘 별 다 따시고
읍내 간 서방님 기다리다
신작로 설운 별 다 따시고
객지 간 아들놈 걱정에
장독대 애간장 별 다 따셨네
별 부자 울 어머니이제는 닳고 문드러진 별들만
바람 들고 구멍 뚫린 뼈 사이로
촘촘히 박혀어찌 다 세어볼까
어머니 별『제 41회 아림예술제 시화작품』
얼마 전 남하 대야리에 별을 보러 간 적이 있다.
눈썹 닮은 달이 산등성이에 걸려 있던 초사흘 저녁이었다. 전조등을 끄고 차에서 내렸을 때, 내 몸을 감싸던 알 수 없는 기운들.
그리고 별, 별들이 검푸른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어쩌다 밤하늘을 봐도 그냥 눈만 마주치고 말았는데, 그 밤에는 멀미가 날 만큼 눈동자를 몽롱하게 하는 수많은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어린 시절 달과 별을 보며 소원을 빌어보던 때가 있었다.
그건 아마 엄마에게서 받은 습관이었을 것이다. 무슨 일이 생기면 하늘을 쳐다보며 중얼중얼 입속말을 하며 두 손을 모으시던 당신,
먼 하늘길로 가시고 난 후, 별을 보는 일이 드물어졌다.
그렇게 대야리의 밤은 엄마를 오래 생각나게 했고,
소원을 비는 별 하나를 다시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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