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띄우다】멀미가 날 만큼 눈동자를 몽롱하게 하는 수많은 별이
상태바
【시를 띄우다】멀미가 날 만큼 눈동자를 몽롱하게 하는 수많은 별이
  • 한들신문
  • 승인 2020.09.18 17: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 편지 집배원, 정옥선 예장 동인

어머니 별

신진호

시어미 시집살이 눈물 훔치다
뒷마당 하늘 별 다 따시고
읍내 간 서방님 기다리다
신작로 설운 별 다 따시고
객지 간 아들놈 걱정에
장독대 애간장 별 다 따셨네
별 부자 울 어머니

이제는 닳고 문드러진 별들만
바람 들고 구멍 뚫린 뼈 사이로
촘촘히 박혀

어찌 다 세어볼까
어머니 별

『제 41회 아림예술제 시화작품』


얼마 전 남하 대야리에 별을 보러 간 적이 있다.

눈썹 닮은 달이 산등성이에 걸려 있던 초사흘 저녁이었다. 전조등을 끄고 차에서 내렸을 때, 내 몸을 감싸던 알 수 없는 기운들.

그리고 별, 별들이 검푸른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어쩌다 밤하늘을 봐도 그냥 눈만 마주치고 말았는데, 그 밤에는 멀미가 날 만큼 눈동자를 몽롱하게 하는 수많은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어린 시절 달과 별을 보며 소원을 빌어보던 때가 있었다.

그건 아마 엄마에게서 받은 습관이었을 것이다. 무슨 일이 생기면 하늘을 쳐다보며 중얼중얼 입속말을 하며 두 손을 모으시던 당신,

먼 하늘길로 가시고 난 후, 별을 보는 일이 드물어졌다.

 

그렇게 대야리의 밤은 엄마를 오래 생각나게 했고,

소원을 비는 별 하나를 다시 만들어 주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