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놀지 말고 활동만 하라는 것’ 불만
여성가족부 정책사업인 ‘청소년 동아리 지원 사업’을 거창군이 시행하며 ‘식비’를 줄여 청소년 동아리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거창군은 ‘소모성 예산을 줄이기 위해’라고 해명했다.
올해 초 거창군은 ‘2020년 거창군 청소년 동아리 지원 사업 참여 동아리 모집 공고’를 통해 거창 내 청소년 동아리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세부 규정을 통해 거창군은 ‘활동비(식비 등)의 경우 총사업비의 15%를 초과할 수 없다’며 예산 배정을 줄였다.
지난해에는 식비를 ‘전체 예산의 25% 이하로 지출할 수 있다’라고 규정했지만, 1년 만에 15%나 줄인 것이다.
서울시 등 다른 지자체에서는 식비를 제한하지 않고 있다. 2020년도 서울특별시 청소년 동아리 활동 지원 사업에서는 ‘식사비 1인 8,000원으로 당일 출석자들에 한해 사용’이라는 규정만 있다. 전체 예산 대비 식비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않았다.
다른 지자체도 ‘하나의 항목에 대한 지출이 보조금 총액의 50%를 초과할 수 없다’, ‘식비는 한 끼에 1인당 최대 8,000원을 넘을 수 없으며 1일 1식만 가능하다’ 등 거창군처럼 별도의 식비 상한선을 두고 있지 않다.
이는 청소년들이 직접 세우는 ‘예산 사용 계획에 대한 적절성’도 그 동아리를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활용될 뿐 직접적인 제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청소년 동아리 소속 청소년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ㄱ군은 “식비로 10만 원 정도밖에 사용하지 못해 회원들과 밥 한 끼 제대로 먹지 못한다”라면서 “활동만 하고 놀지는 못하게 하는 것 같아 오히려 동아리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거창군 관계자는 “동아리 지원사업의 취지가 ‘동아리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함’인데 너무 먹는데 치중되어 있으면 오히려 준비물을 자비로 써야 한다”라면서 “동아리 지원사업 취지에 맞게, 재료비에 예산을 쓸 수 있도록 식비 지출을 제한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다는 ㄴ씨는 “소모성 경비 삭감은 당연한 일이지만, 활동 중심의 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해 책정된 예산의 특성상, ‘청소년 활동 독려’ 차원에서라도 제약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한하는 게 맞는 것 같다”라면서 “일하는 것과 노는 것을 같이할 수 있어야 즐겁게 활동하는 동력이 되는데, 너무 ‘일하는 것’에만 집중시키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