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단계 부모로 가는 길(들어주는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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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단계 부모로 가는 길(들어주는 부모)
  • 한들신문
  • 승인 2020.11.0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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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단계 부모’를 꿈꾸는 엄마 전나래

큰아들 예준이가 태어나기 한 달 전 즈음 일이지 싶다. 예준 아빠의 직장 동료 중 딸아이를 키우는 분이 있었다. 하루는 그분의 아내가 책을 한 권 선물해주셨다. 푸름이 아빠가 쓴, <배려 깊은 사랑이 행복한 영재를 만든다>라는 책이었다. 영재로 만들고 싶은 부모들을 위한 책이겠거니 생각하고 처음에는 별 관심 없이 책을 읽어나갔다. 그때는 첫 아이를 만나기 위해 한껏 부푼 마음으로 마지막 준비 단계에 들어갔고, 아이의 발달 단계에 따라 부모가 수행해야 할 육아법들에 대한 전문서적들을 읽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충격적인 큰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단계에 따른 지침보다 자유롭게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배려가 더 중요하다니! 푸름이 아빠는 이 책을 통해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었다. 푸름이 아빠는 육아나 교육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을 지닌 분이었다. 너무나 공감되는 내용이 많아서 책을 읽는 내내 흥분되었다. 이후로도 이 책은 부모로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육아하는 방향을 잡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유라는 개념을 토대로 육아나 교육에 접근해보고 싶어졌다.

인간에게는 자유 의지가 있다. 자유 의지대로 살아갈 권리가 있다.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여 치명적인 해를 가하지 않도록 인간은 법과 규칙을 만들기도 한다. 그 법과 규칙을 지키는 것 또한 어찌 보면 인간의 자유 의지를 포함하는 행위일 것이다. 그런데 본인의 의지대로 법과 규칙을 따르지 않는 이들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가!

, 지금부터 인간의 자유 의지에 관한 개념을 우리가 양육하거나 혹은 교육하는 아이들에게도 적용해 보자. ? 우리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 행복해지길 바라니까! 또 우리 아이들이 자존감이 높은 아이가 되길 간절히 원하니까!

들어주는 부모라는 개념을 가지고 지속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여기에서 정의한 들어주는 부모란 아이가 남을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고 싶은 자유 의지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교육의 장을 허용해주는 부모를 말한다. 아이가 하고자 하는 것을 들어주는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단계가 필요하다. ‘들어주는 부모라는 개념을 처음부터 이해하기란 쉽지가 않다. 1단계에서부터 차츰차츰 10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규정한 ‘10단계의 부모란 완벽한 부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10단계에 있는 부모는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도와준다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 부모를 말한다. 가끔 우리는 착각을 할 때가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곧 우리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일 거라 확신한다. 설령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이 다르다 할지라도 10단계의 부모는 강요하지 않는다.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일은 아주 간단하다. 아이에게 이렇게 물어보고 이야기해주면 된다. “네가 하고 싶은 게 뭐니?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단다.” 이에 대한 대답을 아이에게서 들은 후, 때론 약간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힘들 수도 있다. ‘나는 내 아이의 마음을 잘 모르는구나!’

이쯤 되면 이런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나는 우리 아이가 이렇게 하면 좋겠는데혹은 나는 우리 아이가 이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라는 마음을 가져도 될까? 물론, 그래도 된다. 내 자유 의지대로 솔직한 마음을 아이에게 표현해주면 되는 것이다. “나는 네가 이렇게 하길 바란다. 그렇지만 이건 내 마음이니까 결정은 네 몫이란다.” 비록 아이의 의지와 내 의지가 다를지라도 숨기지 않고 내 속마음을 전달하고 때론 설득해보는 것도 소통하는 부모의 역할이다.

그렇다면 또다시 궁금해진다. 과연 나는 들어주는 부모일까? 들어주는 부모인지 아닌지를 평가하는 방법 또한 아주 간단하다. “엄마는(혹은 아빠는) 들어주는 엄마(아빠)? 아님, 들어주지 않는 엄마(아빠)?”라고 아이에게 직접 물어보고 그 대답을 들어보자. 혹여 아이의 대답이 예상되어 물어보기가 꺼려진다면 물어보는 것을 잠시 미뤄도 좋다. 나는 앞으로 들어주는 부모가 될 것이기에 그 대답은 그때 가서 듣기로 하자.

10단계의 부모가 되어 아이를 양육하게 되면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스트레스가 줄면 그만큼 아이들을 웃으며 대하는 일이 많아진다. 이곳에서, 들어주는 부모 즉 다시 말해, 10단계의 부모가 되는 길을 여러 가지 상황들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갖가지 상황 속에서 나름대로 정해본 기본적인 매뉴얼을 보여준다(showing), 헷갈리고 막막해하는 부모에게 육아가 조금은 쉬워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어떤 언어는 누군가에겐 낯설고 이해하기 힘든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고민하고 나름 연구해서 얻은 육아의 경험이 버거운 육아의 짐을 덜어주는 계기였던 적이 있었기에 또 다른 누군가에게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믿음에 이 글을 적어본다. 개인적으로 10단계의 부모가 점점 더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 아니, 10단계의 부모가 되길 원하는 부모가 많아지길 바란다. 우리 아이들을 더 자유롭고 밝은 아이들로 만들어줄 많은 조언을 그분들과 공유하게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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