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사람이 돌아오는 농촌 정책은 누가 만들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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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사람이 돌아오는 농촌 정책은 누가 만들어야 하는가?
  • 한들신문
  • 승인 2020.11.0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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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 고재천
귀농인 고재천

정부는 점차 줄어드는 인구로 인해 도시보다 인구가 훨씬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는 농촌을 살리겠다며 사람이 돌아오는 농촌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여러 가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사람이 너무 많아 복잡하고 번잡하기만 했던 도시를 벗어나 농촌의 그 여유로움과 한적함이 좋아서 내려왔지만 결국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라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인구가 계속 유입되어야만 하는 게 현실이다.

정말로 귀농이라는 것을 하고 보니 이곳에서 농사를 지어 도시에서 누렸던 삶의 수준을 유지하려 든다면 도시에서 했던 것보다 훨씬 고강도의 노동을 해야 하며, 그나마도 그 노동의 대가를 오롯이 받을 수 있다는 확신도 없다. 막상 나는 농사를 지으면서도, 귀농이나 귀촌을 알아보는 이에게 농사만 지어서는 먹고살기 힘들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지금 추진하고 있는 많은 정책들이 공허한 탁상공론처럼 들리는 이유는 그 정책 속에 실제 농민들의 이야기가, 농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거창만 하더라도 실제 농민과 농촌의 일을 봐주고 있는 공무원들 대다수가 읍에 삶의 터전이 있고, 지자체장과 지역의 국회의원 중에 단 한 사람이라도 농사를 업으로 하며 농촌에 삶의 바탕을 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들이 만들어 내는 정책에, 농촌의 삶에 대한 이해 없이 합리성과 효율성을 이야기하며 만들어 내는 그 많은 것들에 정말로 괜찮은 농촌의 미래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곳에 겨우 두 해를 살았는데도, 벌써 면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겪어야만 하는 불편함이나 차별에 대해 화가 날 때가 많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왜 젊은 사람들이 정착해보려 하다가도 결국 다시 읍으로 나가게 되는지 이해가 되기도 한다. 막상 일을 추진해야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겪는 불편에 대해 머리로 이해할지 모르나 마음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화가 나는 것도, 급한 것도 없다. 그런 그들을 이해시켜 무엇인가를 해내는 것보다 그냥 내가 읍으로 가는 것이, 내 아이를 읍에 있는 교육환경으로 데리고 가는 것이 훨씬 편한 것이다.

농촌으로 사람이 돌아오기 위해서는 들어 올 사람들에 대한 정책과 배려도 중요하지만, 지금껏 이곳을 지키고 살아온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와 정책도 중요하다. 몇몇 남아 있지 않은 이곳의 젊은이들을 지킬 수 있는 사업과 정책을 펼쳐야만 새로운 젊은 인구가 유입되었을 때 정말 제대로 된 미래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묻고 싶다. 지금 농촌을 지키고 있는 젊은이들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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