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들인터뷰]신은정 여농 토종살림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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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들인터뷰]신은정 여농 토종살림 단장
  • 백종숙 이사장
  • 승인 2020.11.17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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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토종 씨 보급·확산에 주력해야죠.”

신은정 거창군여성농민회 토종살림 단장을 포함한 토종씨드림회원들은 수년 전부터 토종 씨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한들신문은 민관협치 우수사례에서 토종살림이 우수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하고 신은정 단장을 만나 그간의 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Q. 토종씨앗 지키기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A. 국내 종자 회사가 외국계 회사에 매각되며 씨앗의 특허가 다 외국의 농약 회사로 넘어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씨앗의 본래 형태를 잃게 유전자가 조작되고 인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 예견되고 있습니다. 이 지엠오(GMO : 유전자 변형 농산물) 반대 운동과 다가올 씨앗 전쟁을 대처하기 위한 일환으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아래 전여농)1농가 1토종 지키기 활동을 추진했고, 거창에서도 토종 씨앗을 재조명하는 교육 활동을 벌이게 됐습니다. 그러다 수집활동까지 추진하게 됐습니다.

 

Q. 수집은 어떻게 진행하셨나요?

A. 마을마다 지도를 놓고 구역을 정해 모든 집을 방문해 물어보고 대면 수집을 했습니다. 마을회관을 통하기도 했고요. 생각보다 어르신들이 전향적으로 대응해 주셨습니다. 키우기 힘들지만 토종씨를 꾸준히 지켜온 데 대한 어르신들의 자긍심이 흔쾌히 기증하게 된 계기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예로부터 씨앗은 사고파는 물건이 아니라 이웃에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토종 씨 수집 취지가 그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일이라 어르신들이 더 좋아하셨던 것 같습니다.

 

Q. 토종 씨앗을 증명해 내는 건 어떻게 하시나요?

A. 저희는 오래전부터 토종 씨앗을 공부해 오다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됐습니다. 조금 구분이 어려울 때도 있지만, 맛이나 씨눈의 특징, 재배 과정 등에서 나타납니다. 이를 비교, 분석해 검증하고 최종적으로 농진청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토종 씨앗을 증명해 냈습니다.

단순히 토종 씨앗을 수집하는 게 아니라 학습을 통해 꾸준히 자료를 축적했고, 모든 회원들이 기본 상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Q. 거창에서 수집된 희귀한 품종은 무엇이 있나요?

A. 전국적으로도 많이 사라지는 품종이 감자입니다. 요즈음 대부분 농가에서 수미 감자를 심고 있는데, 거창에서 하지 감자라는 품종을 수집했습니다. 분홍색이 도는 감자인데, 고제, 마리, 남상면에서 수집됐습니다.

, 가지의 경우 많이 키우지 않아 토종 씨앗이 남아있지 않은데, 위천면에서 쇠뿔 가지가 한 품종 수집됐습니다. 소의 뿔을 닯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흰 색 강낭콩도 수집되었습니다. 강낭콩은 여러 색을 띠는데 흰 색은 귀합니다. 흰 색 중 넝쿨을 타는 게 있고 타지 않는 게 있는데 거창에서 두 품종 모두 수집됐습니다. 그리고 생강은 거창에서 유일하게 한 품종만 나왔습니다. 조선생강이라고 매우 귀한 건데 마지막 수집본으로 가조면에서 수집됐습니다.

 

Q. 앞으로의 활동을 설명해주세요.

A. 3년 동안의 수집은 마무리 됐고, 이제 이 씨앗을 계속 보존하고 지켜나가기 위해 보급과 확산에 주력하려고 합니다. 토종 씨는 결국 누군가 키우고 먹어주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채종포에 주력해 씨앗을 많이 생산해 지역에 보급하는 일을 할 예정입니다. , 내년에는 거창에서 수집된 토종 씨를 자료로 남기는 도감을 만들려고 합니다. 거창의 자원을 알리는 중요한 일이 될 것입니다. 거창에서 수집된 토종 씨앗을 확산시키기 위해 소득까지 이어지는 특화 작업을 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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