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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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만들기
  • 한들신문
  • 승인 2020.12.0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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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행복한 아이들이 많아지길 바라는 엄마 전나래

내게는 세 아들이 있다. 부모 뱅크인 나래 뱅크에서 발행한 세 아들의 이름으로 된 통장을 만들어주었다. 통장에는 태어날 때부터 받은 용돈의 지출 내역이 적혀 있다. 지금까지 아이들과 상의해서 용돈 금액도 조정해왔다. 용돈 금액을 부모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보다 아이들과의 타협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들은 사용한 내역을 보고 싶을 때마다 즉각 볼 수 있다. 돈의 쓰임새를 스스로 판단하는 아이들의 능력이 많이 성장해 왔음을 느낀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돈을 허투루 쓴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물론 어떤 이들은 내가 이 방면에서 너그럽기 때문이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이 부분에 있어서 더 냉정한 엄마일지도 모른다.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체득한 경제관념 덕분인지 아이들은 자신이 모은 돈을 소중히 생각하고 필요한 곳에 쓰려고 고민한다.

10단계 부모가 되기 위해서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사용하기도 하고 저축하는 법을 배울 기회를 주는 통장을 만들어주라고 하면, 아이들이 돈을 무분별하게 사용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하는 부모들이 종종 있다. 물론, 아이가 용돈을 하루 또는 일주일에 모두 탕진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우리 첫째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 겪은 일이기도 하다. 둘째 아이는 형의 부도(?)를 거울삼아 새 장난감을 사는 대신 형이 갖고 놀지 않는 장난감을 갖고 놀기도 하고 중고로 형에게서 사주기도 했었는데, 참 재미난 추억이다. 아이들에게 이런 경험은 한심스러운 경험이 아니다. 인간으로 태어나 겪을 수 있는 가치 있는 경험이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좀 더 일찍 겪은 아이들에게 오히려 행운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돈을 탕진한 아이들은 부모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물론, 신용도에 따라 한도가 다른 신용대출을 받을 것이다. 부모 은행은 아이들의 신용도 평가를 철저하게 할 의무가 있다. 이 의무를 다해야 경제관이 뚜렷하고 자립심 강한 아이로 자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지점에서 부모는 또다시 명심해야 한다. 육아 행위의 목적은 아이들의 행동을 탓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부모의 도움 없이 아이들 스스로 세상에 서야 할 때, 좀 더 지혜롭게 세상을 헤쳐나가는 힘을 길러주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 목적을 달성하려면 부모 은행은 탄탄하고 신뢰받는 은행이어야 한다. 금방 부도가 나거나 아이들의 돈을 함부로 쓸 수도 있다는 불신을 심어주는 은행이어서는 안 된다. 신뢰도가 높은 은행장 부모라고 해서 반드시 금전적으로 부유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의 용돈 금액은 각 가정의 사정에 따라 다를 것이며 우리는 아이들이 부모님의 금전적인 사정 또는 경제관을 이해할 만큼 충분히 지혜롭다는 것을 믿는다.

 

나는 또 실제 은행에 가서 세 아이가 사용할 통장 계좌를 개설하고 체크카드를 만들었다. 체크카드를 발급받으려면 부모 명의로 된 통장을 만들어야 한다. 부모 명의의 통장이라 하더라도 아이들 핸드폰 번호로 계좌번호를 만들 수 있다. 보호자 동의 승인 절차를 밟고 아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를 은행에서 발급받는다. 아이들이 원하는 금액을 부모 은행통장으로부터 인출해서 실제 은행통장 계좌로 송금한다. 핸드폰 앱 인터넷뱅킹을 통해 즉시 가능하다. 아이들은 사고 싶은 것이나 먹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체크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실제로 경험을 해 보니, 현금을 들고 다니다가 잃어버릴 염려를 안 해도 되어 안심이 되었다. 카드를 잃어버리더라도 분실 신고해서 재발급받을 수 있으니, 이 방법이 훨씬 더 안전하다는 것을 아이들도 느끼게 되었다.

10단계 부모들은 할 일이 많다. 업무(?)가 늘어나서 신경 쓸 일이 더 많을 것 같지만 아이들에게 화낼 일이 적어지니 그만큼 스트레스는 줄어든다. 스트레스가 줄어드니 아이들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에너지가 생긴다. 요즘 나는 많이 행복하다. 내가 행복해하니 아이들이 행복하다고 말해준다. 나는 우리를 힘들고 지치게 만들 법한 육아에도 매뉴얼을 만들어보고 싶다. 앞으로 그 매뉴얼을 소개하면서 같이 고민해나가다 보면 행복감을 느끼는 부모들과 아이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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