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임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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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임정섭
  • 박지영 시민기자
  • 승인 2020.12.1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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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박지영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 필요해요

Q> 자기소개해주세요.

A> 저는 거창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름은 임정섭입니다. 사는 곳은 거창이지만 고향은 산청입니다. 산청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호텔조리학과를 전공했습니다. 결혼해서 아내와 같이 살고 있고요, 아내의 고향은 함양입니다.

 

Q> 고깃집을 하신다고요?

A> 거창에서 모꼬지라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깨알같이 홍보하자면, 강변 남경 횟집 옆에 있습니다.

저희 가게에서는 비싼 고기를 쓰면서도 싸게 팔고 있습니다. 오픈 시간은 오후 5, 마감 시간은 저녁 12시인데, 준비된 고기가 동나면 바로 문을 닫고 집에 갑니다.

 

Q> 거창으로 오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사실 저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결혼을 하게 되면서 한 6개월 정도 쉬려고 사표를 냈습니다. 쉬는 동안 우연히 거창에 오게 됐고, 이 작은 지역에 영화관이나 음식점 등 생활에 필요한 곳은 다 있어서 여기 살면 편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가와도 가깝고 교통도 편리하게 돼 거창에서 살게 됐습니다. 제 주변 지인 중 한 분이 거창이 너무 좋다고 해서 왔는데 20% 정도는 과장된 말씀이었고요, ‘장사는 무조건 잘된다라고 하셨는데, 경기가 어렵다 보니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Q> 코로나 19 때문에 외식업계가 힘들어하고 있죠?

A> 아무래도 코로나 19로 인해 피해가 많죠. 거창은 다른 지역보다 경제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이라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래도 언론에 보도되는 것처럼 코로나 대유행이 끝난게 아니라 많이 힘든 상황입니다.

특히, 직장인들은 안 나가고 안 먹어도 되는데, 자영업자들은 생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많이 고민되고 힘든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대책도 분명 필요한 것 같습니다.

 

Q> 거창에 살면서 필요한 시설이 있다면요?

A> 저도 처음 거창에 와서 느낀 건데요, ‘소통할 곳이 없습니다. 거창에 적응하고 문화를 알아갈 수 있는 곳이 없어요. 타지 사람들이 거창을 왔을 때 본인이 관심 갖고 있는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싶어도 청년들이 서로 교류할만한 공간이 없어 힘듭니다.

그래서 자신이 속해있는 직장 선·후배와 친해진다든지 할 수밖에 없고요, 만약 그나마 만들어 놓은 공동체에서 다툼이 생기면 거창을 떠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청년들이 교류할 수 있는 공간, 누구나 쉽게 와서 쉬거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 낮이든 밤이든 와서 부담 없이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Q> 관심 분야나 취미가 있다면요?

A> 예전부터 볼링을 좋아해서 볼링도 치고 겨울에는 보드도 잠시 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자영업자들이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 모금을 하고 어디에 쓸지 고민하는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옛날에 제가 봉사활동을 했던 것처럼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내고 도와주기 위해 준비하는 거죠. 취미라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지금은 딱히 하는 게 이런 것 밖에 없네요.

 

Q>청년들이 왜 나갈까요?

A> 타지에서 온 제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처음 거창에 들어온 타 지역 청년들은 참 많이 외로워하고 있습니다. 소통의 공간도 없고 놀 수 있는 곳도 없어서요. 그러다 보니 회사의 문제로 사정이 안 좋아지면 정착을 도와줄 사람도 없어 당장 거창을 떠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 하는 분들이 많고 저도 그렇게 느낍니다. 우리 가게에 오시는 손님들도 그런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 거창에서는 특별한 직장을 가지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공무원 말고는 타 지역에서 정착하기가 쉽지 않은 곳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청년들이 적응하기 힘든 곳 같습니다.

만약 부모님이 거창에 거주하시면서 돈이 많거나 축산업, 농업 종사자라면 안정된 기반에서 정착할 수 있지만, 타지 사람들은 그럴 수 없어 힘들죠.

타지인뿐만 아니라 집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거창 청년들도 다시 거창에 왔을 때 할 일이 없어 타지로 나가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가게 손님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말씀하신 거고, 저도 그 말에 동감하고 있습니다.

 

Q> 거창의 장·단점이 있다면요?

A> 사람들이 좋습니다. 좁은 지역이다 보니 정도 있고 서로가 위로해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거창에 왔을 때 거창사람들이 배타심이 있다. 안 좋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전혀 다른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하면 도와주고 아껴주려고 하는 분들이 많아 거창은 인심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단점이라고 하기 애매하지만, 저는 자영업을 하고 있으니 자영업자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가 걱정입니다. 수많은 자영업자들 중에서 과연 먹고 살만큼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인구는 줄고 경기는 안 좋다 보니 많은 자영업자들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저한테 힘내라고 하시더라고요.

 

Q> 거창에 추천할 곳이 있다면요?

A> 거창에서 추천할만한 먹거리는 수도 없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희 가게도 있고요. 제가 가본 곳 중 가장 추천하는 곳은 묵밥 한 그릇을 4,000원에 먹을 수 있는 시장입니다. 저는 거창에 오는 손님들을 시장에 많이 데리고 갑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곳은 벽담이라는 음식점입니다.

볼거리는 고제면 빼재에서 무주로 넘어가는 도로가 있는데요, 겨울에 별을 보러 가면 다른 곳 보다 훨씬 많고 예쁩니다. , 여름에는 수승대뿐만 아니라 위천에서 북상으로 이어지는 계곡 구석구석 경치가 빼어납니다.

올해는 뉴스에도 나오고 많이 공론화된 감악산도 예쁘고, 의동마을 은행나무길도 좋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건 하나로 묶어 상품화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다들 한 시간, 두 시간 정도만 보고 거창을 떠나니까요.

 

Q>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요?

A> 제가 자영업자이기 때문에 장사가 잘되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 그렇지만 조금 더 깊이 생각하면, 거창에서 거창 주민들 덕분에 돈을 벌어먹고사는 사람으로서 거창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 고민을 정리하게 된다면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지금 제 주위에 있는 많은 자영업자들이 매달 좋은 일에 쓰자고 돈을 보내주시는데요, 아직 생각을 못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은데, 주위에 정말 필요한 분이 계시다면 소개를 시켜주세요. 후원금을 내는 분들의 직종도 다양해서 다양한 지원이 가능합니다. 알려 주시면 기꺼이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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