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양민학살 억울한 죽음 뒤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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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양민학살 억울한 죽음 뒤처리
  • 한들신문
  • 승인 2020.12.1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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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운섭 전 거창사건유족회장

이 기고는 고 김운섭 전 거창사건유족회장이 거창사건 당시 겪은 경험을 책으로 만든 ‘거창양민학살 억울한 죽음 뒤처리’입니다. 한들신문은 당시 김 전 회장이 겪은 생생한 경험담을 기고로 옮기면서, 생동감을 전하기 위해 책에 사용된 표현까지 그대로 인용함을 알려드립니다.

▶ 차  례 ◀

건국50주년 추모행사 열린 음악회
합동위령사업비 확보를 위하여
거창양민학살 희생자 유족의 요구(1)

거창양민학살 희생자 유족의 요구(2)
제48주기 11회 합동위령제

합동위령사업비 확보를 위하여

거창양민학살희생자 합동위령 사업지를 신원면 대현리 55번지 일대로 선정하고, 부지 매입을 해야 하는데,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

19981118일 신원에서 임호섭, 산청 문철주, 부산 문병현, 박만수 서울 이철수와 나 6명은 부지매입비 내년도 예산에 반영시키기 위해 거창사건 처리지원단과 행정자치부를 찾아가 협조 요청을 하고, 125일 다시 임호섭 회장을 상경시켜, 이강두 의원 퇴근시간에 반포주공아파트 자택으로 찾아갔다. 거기에는 부인과 장애인 아들, 일하는 아줌마 등 식구가 단출했다. 이 의원에게 127-8일에 열릴 국회 예결위에 부지 매입비가 꼭 반영되도록 노력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저녁을 먹고 신촌에 있는 신도장 여관으로 돌아왔다. 127일에는 국회 예결위 의원 방을 찾아다니며 협조 요청을 하고, 국회 예결위 계수조정실 앞으로 가니까 내년도 예산을 확보하려는 관련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러나 우리의 노력은 역부족 내년도 예산에 부지매입비 반영에 실패했다. 힘의 한계라 여겨져 성명서를 채택했다.

 

거창양민학살 희생자 유족의 요구”(1)

1995년에 제정된 거창사건 관련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조치법은 국가가 국민화합을 위하여 제정한 법으로, 합동 위령사업 부지매입비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영하여 줄 것을 거창사건희생자 유족 일동은 강력히 촉구한다. 유사 사건을 빙자하여 방관 내지 방해 하는 일부 정치인은 국민화합을 분열하는 반국가적 행위로 낙인 받아 마땅할 것이며, 우리 유족들은 물론 양심 있는 국민은 용서치 않을 것이다.

거창사건희생자 유족은 정부가 용역설계를 하여 요청한 합동 위령사업 부지매입비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누락될 경우 필사의 행동으로 대응할 것이며, 명분도 없이 반대하는 정치인은 만약의 불상사에 대하여 책임을 면치 못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1998. 12. 7

()거창사건희생자유족일동

 

우리의 작은 소리에 귀 기울여 줄 국회의원은 없다. 답답하여 발악을 해볼 뿐이다. 이제 국회 예결위 일정은 1213일 계수조정과 전체회의뿐이다. 1213일 거창사건처리지원단 박찬식 단장과 이철수, 임호섭과 나는 국회 예결위 계수조정실 옆 휴게실에서 결과를 알아보기위해 초초히 기다리고 있을 때, 조홍규 간사가 나타났다.

거기에는 많은 관련자들과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런데 임호섭이 조홍규 간사 앞으로 다가가 신발을 벗더니 큰절을 했다. 그리고 거창사건유족회 회장이라고 말하고 예산 반영을 부탁하니까, 조 의원이 노발대발하며 그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국회의원이 당신들한테 큰절이나 받으면서 예산 반영해 주는 줄 아느냐(?), 큰소리로 신경질을 부렸다.

창피하고 부끄러워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잘하려다가 망신만 당한 꼴이 되어, 망연자실하고 있는데, 강종희 의원이 급히 오라고 연락이 왔다.

그렇지 않아도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는데, 구세주에게 구원되듯 급히 그곳을 빠져나와 강의원 사무실로 달려갔다. 45억으로 계획된 부지매입비를 행자부에서 43억으로 줄여놓은 것을 더 줄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얼마로 줄일까 40, 35, 30, 25억 논란 끝에 시간이 없다며 35억을 최종 제시 했더니, 강 의원이 30억 제의를 해 어정쩡한 반응을 보였더니, 합의로 알고 30억이라 쓴 쪽지를 들고 강 의원, 박찬식 지원 단장, 이철수와 나 넷이서 국회의원회관에서 본청으로 연결되어있는 지하로 뛰어, 한화갑 총무에게 전달했다.

강 의원, 박 단장, 이철수, 나는 구술 땀을 흘리며 초초히 기다리는데, 쪽지를 들고 예결위로 들어간 한 종무가 누구에게 그 쪽지를 전달하고 나왔다. 돌아가 기다리라는 한 총무의 말에 강 의원과 박 단장은 돌아가고 이철수와 나는 계속 기다렸는데, 김원길 의원이 쪽지를 들고 한 총무 방으로 가고 있었다. 예감이 불길했다. 아니나 다를까 99년도 예산은 정리가 끝났다는 것이다. 몇날 며칠 공들인 탑이 와르르 무너져 허망했다. 망연자실하는 우리를 위로하듯 한화갑 총무가 1/4분기 예비비에서 생각해보자는 제의를 했다. 타당할까? 여당원내 총무가 실언이야 하겠나? 우리 일행은 국회를 나와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 지원단을 통해 행자부 예비비에서 부지매입비를 반영해달라고 예산청에 공문을 보냈다. 19992월이 왔다. 22일 정주환 거창군수를 찾아가 조금 있으면 논밭에 씨앗 뿌릴 철인데 부지 매입을 서둘지 않으면 씨앗 값까지 부담해야 하니 부지 매입을 서둘러 달라고 했다. 그러나 예산이 없는 부지 매입을 어떻게 한단 말인가?

답답하기는 군수나 유족이 다를 바 없다. 210일 거창군청 행정과 거창사건지원팀 임채삼 계장과 나는 국회로 달려갔다. 강종희 의원을 찾아가 협조 요청을 하고, 거창의 특산물인 유기 밥그릇 한 세트를 들고 한화갑 총무 방으로 갔다. 만년 야당이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되니 집무실이 무척 넓었다. 바쁜 중에도 만나 주어 고마웠고, 1/4분기에 부지 매입이 되지 않으면 종자 대까지 물어주어야 하는 실정을 설명하니까, 즉석에서 예산청장과 행자부장관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장관은 부재중이고 차관에게 거창사건 부지매입비를 반영해달라고 부탁을 한다.

우리 지역 이강두 의원도 못하는 것을 여당원내총무가 성의를 다해주니, 너무나 고마워 선물로 유기 밥그릇을 주고 나오며 약속을 지키려고 하는 보기 드문 정치인이라 생각했다.

222일 유족회 이사 회의에서는 합동 위령사업 부지매입비 반영에 관한 사항이 주의제였다. 부지 매입 국비 반영을 위해서는 이사 전원이 힘을 모아 노력하기로 결의하고, 36일 거창사건 지원단과 대책회의를 가져 총리 면담을 하기로 했다.

국무총리 면담을 하기 위해서 김완기 자치행정 심의관에게 주선을 부탁하니까 예산청과 상의하여 보고하겠다고 했다. 35일 거창사건처리 지원단에서, 위령사업에 관련된 동향보고, 세출예산예비비 사용신청서 기본계획과, 사업비 축소 조정 등에 관한 문서가 숨 가쁘게 돌았다. 1/4분기 날짜는 3월 말일 까지다. 이 기간에 부지매입비 확보가 어려울 것 같다. 김종필 국무총리가 5.16 군사 쿠데타 주역이다. 별수 없다. 5.16이 그랬듯 충남 부여에 있는 그에 선영을 건드려 보기로 했다.

5년 전에도 가본 곳이라서 임동섭 차를 이용하여 문충현, 임호섭과 같이 충남 부여군 외산면 가덕리로 달려갔다. 그때는 재벌가와 유명인의 묘지에 쇠말뚝 사건이 터져, 유명인의 묘지를 찾는다는 것이 위험했다. 잘못되면 범인으로 오인될 수도 있는데 간 큰 행동을 했다. 전에도 왔다 간예도 있고 해서 총리의 선영인지라 혹시 수사기관에서 지키지나 않을까 염려했는데 다행히 조용했다. 한쪽 위에 총리 부모 묘소와 넓게 조성했다가 메어버린 가족묘 선산 사진을 찍었다.

다음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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