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띄우다】시는 창조이기보다는 경험이며 끈기 있게 기다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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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띄우다】시는 창조이기보다는 경험이며 끈기 있게 기다리는 것
  • 한들신문
  • 승인 2020.12.28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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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사랑

한정찬

 

이 시간은 나에게 
영원을 밟는 연습을 하게 했다 
늘 넘어지는 연습을 하면 
일어서는 아픔 그런 
희열의 기쁨을 알 수 있다는 것을 

이 시간은 나에게 
앞질러 가는 것보다 더디 가는 법을 알게 했다 
늘 양보하는 마음 가지면 
찬연히 일어서는 양심, 그런 
진리의 사랑이 행복 가득 가슴에 쌓인다는 것을  

『월간문학, 1995년』


여기서는 결정적인 시간이 제시되고 있다. 이 결정적인 시간은 영원한 시각 속의 한 토막이다. 사뭇 깔끔하게 처리된 소품이라 할 수 있다.

시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ㅆ진 것, 즉 시로서의 작품적인 가치보다도 시를 쓴다는 행위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아닌가 한다. 우리들의 경험에 의하면 시집을 몇 권 냈다는 것보다 102030년 동안 마치 습관처럼 시를 줄곧 써왔다는 것이 시인의 생활을 그 기초에서 지탱하고 행동의 지침이 되는 데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는 창조이기보다는 습관이며 인간의 사고방식이나 느낌의 방식을 부단히 단련하기 위한 습관이 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설사 시가 창조라 하더라도 아마도 그것이 실현되는 장소는 이와 같은 사고의 방식이나 감정을 단련해가는 습관의 퇴적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시가 우리의 생활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시를 우리의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시는 감정이 아니라 경험이며 시는 언제까지나 끈기 있게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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