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이 찾아가는 조합원 인터뷰]‘농업회사법인 (주)꽃다움’ 대표 귀농 아줌마 김재경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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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이 찾아가는 조합원 인터뷰]‘농업회사법인 (주)꽃다움’ 대표 귀농 아줌마 김재경 조합원
  • 백종숙 이사장
  • 승인 2021.01.2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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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상 주민위원회에서 만난 김재경 대표는 항상 바쁘고 일이 많은 사람이었다. 일 많은 그녀 농장에 품꾼으로 간 것은 그녀가 감악산에 옮겨 심을 감국 모종 책임을 맡고 있을 때였다. 모종판에 감국을 이식하는 일을 이틀 하고 12만 원을 노임으로 받은 일이 생각난다. 열정적인 재경 대표를 오랜만에 농업기술센터 오늘자람에서 만났다.

북상 시댁으로 귀촌해서 많은 일을 시도했어요. 소개 좀 해 주세요.

2013년 오월 어느 날 귀농을 결심했지요. 사전에 귀농에 대해 알아보지도 않고 제 스타일대로 질렀어요. 하고 싶은 일은 시작하고 책임져야죠. 우선 남편을 꼬드겼어요. “당신은 사과밭에 있을 때 가장 매력적이다.”라고요. 그렇게 단순하게 시작된 귀농이었습니다.

시골에 집은 많을 거고 집값은 쌀 거라 등등. 필요한 조건들은 알아보지도 않고 제 편의 쪽으로 생각하고 살던 집을 덜컥 내놓았어요. 대구 아파트 집은 하루 만에 계약하자고 빨리 비워주면 500을 더 주겠다는 부동산업자의 소리에 부랴부랴 거창으로 왔지요. 집값은 대구와 같았고 집은 한 채도 없고요. 참으로 난감하였지요.

농장에 집을 짓기로 했어요. 직접 집을 지어보겠다는 호기로움에 고생과 돈은 말도 못 하게 축이 났습니다. 귀농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단순하게 시작할 일은 아니었습니다. 들어와서 보니 귀농인들에게 많은 정책이 준비되어 있고 혜택도 있었어요. 저희야 시골에 어른들이 계시니 무작정 시작해보았지만, 귀농은 준비부터 선택까지 고민도 하고 살아보기도 하고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고 시작하는 것이 좋아요.

책 읽고 음악 듣고 그림 그리고 가끔 강의도 나가고. 그림 같았던 사과 농사는 환상이었죠. 아무 경험도 없이 남편만 믿었는데. 막상 귀농은 했지만, 경제적 어려움은 해결하기 어려웠어요. 남편 사업도 풀리지 않고 경제적인 면은 한 달을 버티기 어려웠지요. 그래서 주말이면 대구를 오가며 12일 강의를 하며 버티다 무슨 용기로 농사만 짓자 정했어요. 마누라가 집에 들어앉자 남편은 돈 벌러 밖으로 나가 버렸지요. 남편을 귀농시켜 정착시키고 낭만을 꿈꾸었던 마누라는 농사꾼이 된 거지요.

사과 농사는 정말 힘들었어요. 봄부터 할 일이 많아요. 사과꽃 따주며 얼마나 사과꽃이 예뻤던지 정신을 잃을 만큼 매력적이었으나 매일 지쳐갔지요. 왜 그렇게 사과꽃은 많이 피고, 솎아주고 따내어도 열매는 왜 또 그렇게 많이 달리는지, 어느새 촘촘히 달려있는지, 나무는 또 왜 그렇게 높아 덜덜 떨리는 사다리를 타게 하는지.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사과 농사는 봄 내내 우리를 까맣게 태웠어요.

일일이 손으로 줄을 잡아주고 놓아주고 바꿔주고 했던 약 치기 작업, 나중엔 약을 쳐야 한다 하면 머리에 쥐가 나고 도망가고 싶었어요. 약이 들어간 줄은 왜 그렇게 무거운지. 사과밭 끝에서 소리를 들을 수 없는데도 경상도 남자는 이마에 쌍심지를 세우고 역정을 내고 . 지금은 추억의 한쪽에 많은 것들이 쌓여 웃지만, 그땐 정말이지 이혼할 뻔했어요.(웃음)

 

지난해 감악산항노화웰니스체험장이 인기가 굉장했어요. 몇 년 전 감악산에 감국 재배를 시작할 때 감국 모종 책임을 맡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감악산의 감국 인연은 북상면 주민자치회에 들어가면서 인연을 맺은 셈이죠. 지금은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특색마을 조성 주민제안 공모사업이었던 것 같아요. 당시 주민자치회 회장님이 관심 가지고 시도해 오던 감국을 소재로 잡았어요. 감국이 뭔지도 모르는 저를 공부하게 했지요. 그 사업을 진행하면서 알아가는 기쁨이 저를 춤추게 했답니다. 감국을 약초이자 식재료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많은 것을 배우고 실험했어요. 한꺼번에 이룰 수 없었지만,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면서 배움이 쌓여 저를 변화시켰습니다.

마을 사람들과 서로 조금씩 알아가며 부대끼고 함께하는 배움이었고 어려움이었습니다. ‘함께하면 가능하겠다. 함께하니 못하겠다.’를 배웠으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어요. 그 깊이를 몰랐던 저는 다음 해 또 다른 공모사업에 도전하게 됩니다. 그 무식함과 도전정신이 어느덧 책임감으로 압박해왔지만, 돈키호테 같았던 무모함이 이기게 해 주었어요.(웃음)

 

 

농업회사법인꽃다움대표로 현재 하는 일들이 궁금해요.

현재의 농업회사법인()꽃다움은 작년 9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어요. 경남 형 일자리제공으로 취약계층과 함께 일하며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농업기술센터 내 오늘자람농산물가공지원센터에서 쌀식빵거창사과꿀빵을 주력상품으로 생산하고 있어요. 지역농산물을 활용하고 외국산 없이 거창산 국내산 재료를 고집하며 건강한 먹거리와 진정한 로컬푸드제품을 만들기 위해 앞만 보고 열심히 걷고 있습니다.

2018년 법인을 설립했고요. 여러 악조건을 겪으며 아픔만큼 성숙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한 발씩 내딛다 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2021년에는 거창고추다대기를 출시하면서 반찬류 사업도 준비하고 있어요. 이미 포장디자인까지 완성되어 곧 출시하려 대기 중입니다.

쌀식빵은 입소문이 나서 대한민국에서 젤 맛있다.’라는 칭찬도 들었고요. ‘거창사과꿀빵2020년 거창 관광상품으로 대상 없는 은상의 영광도 얻었지요. ‘거창사과꿀빵은 순수 거창산 사과·유정란·꿀을 사용하고요. 국내산 쌀가루·서울우유 버터·생 이스트와 소금, 설탕이 사용되고 있어요. 고객들에게 인정받는 점이지요.

 

앞으로의 계획이나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제가 귀농한 지 이제 8년을 향해 갑니다. 준비 없이 오다 보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지금도 두서없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어요. 시골 생활은 조금이라도 준비하여 오는 사람만이 실패할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처럼 단순함과 준비 없이 귀농을 하게 되면 허비해야 하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겠지요. 와서 살아보니 준비하고 알아보았다면 어떠했을까 싶은 시간이 많았어요.

꽃다움이 하고 싶은 일은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기업의 이윤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회적 서비스를 실천하는 사회적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그 목적을 잃지 않고 한발 한발 나아가려고 다짐하고 있어요. 튼튼한 기업으로 성장시켜 머지않은 장래에는 청년이 주인이 되는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고 싶어요. 제 할 일은 여기까지면 좋겠어요.

처음 마을 사람과 함께 하고 싶었던 일들인데, 지금은 빵 공장을 운영하며 마을을 떠나 있지만 언젠가 함께하는 배움의 시간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그러면서 내일의 새벽을 위해 늘 준비하려고요.

꽃다움은 함께하는 이들에 의해 갈 길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봐요. 또한, 그들이 꿈꾸는 세상이 무엇이 될지 알 수는 없지만요. 지금도 함께하는 청년들을 응원하며 함께하는 고령 직원들의 노련함으로 어려움을 잘 견뎌 나가고 헤쳐나가고 있어요.

 

김재경 대표는 자신처럼 귀농하는 사람들이 낙담하거나 실패하지 않기를 바란다. 농촌에서도 일을 찾고 만들면 얼마든지 뜻있고 가치 있게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김재경 대표의 아름다운 꿈과 바람이 감악산 감꽃처럼 피어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그녀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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