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과 아드리아 해
상태바
백발과 아드리아 해
  • 한들신문
  • 승인 2021.01.25 17: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뿌에블로 젤라또 전효민
2015. 8 두브로브니크 올드타운 성벽
2015. 8 두브로브니크 올드타운 성벽

아드리아 해에 자리 잡은 두브로브니크 올드시티는 성곽 안 예쁜 골목과 상아색 돌벽, 붉은 지붕 덕에 어느 위치에서 봐도 예쁩니다.

 

선명한 수평선, 영롱하게 반짝이는 물비늘, 봐도 봐도 감탄하는 파아란 바다. 언제 봐도 아드리아 해는 아름답습니다.

 

여기 온 사람이면 누구나 그렇듯 성벽에 올라 그 길 따라 한 바퀴 걷고 맘에 드는 골목에서 사진 몇 장 찍었습니다. 그리고는 마치 동네 사람인양 아이스크림 입에 물고 고고! 바다로 향합니다. 성벽 바깥 낮은 바위 위에서 다이빙과 선탠으로 여름을 즐길 때면 얼굴이 까맣게 타는 것은 그만 잊고 말지요.

 

그렇게 신나게 놀다가 백발이 성한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파아란 아드리아 해에 고개만 내밀고 수영하시는 모습이 좋아 보여 한참 바라봤습니다.

 

엄마, 아부지는 바다 수영을 언제 해보셨을까 아니 수영 자체를 하신지 십 년은 족히 넘으셨겠지? 아냐 십 년이 뭐야 이십 년이 다 되어 갈지도 모르지 그럼 수영복 마지막으로 꺼내 입으신지가 언젤까?

 

멋들어지게 다이빙하시는 배 불뚝 할아버지와 물속에서 환히 웃으시는 고운 할머니를 보면서 엄마, 아부지와 바닷가에 놀러 가는 상상을 해봅니다. 엄마, 아부지 수영복 입으신 모습은 상상이 안되는데 상상도 못 할 일을 현실에서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올여름은 다 같이 수영! 2015.08 두브로브니크 크로아티아


여행하면서 인상 깊게 본 몇 가지 풍경 중에서 수영하는 할머니 할아버지, 젤라또 먹으면서 걸어가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조금 낯설지만 또 만나고 싶은 풍경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만난 풍경처럼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아이스크림과 수영을 즐기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부모님 역시 나이 들어서물러나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언제까지나 즐기시게 주선하고 싶습니다.

모두 또 한 살을 먹었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0.0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