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놈의 촌구석 변한 게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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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놈의 촌구석 변한 게 없네
  • 한들신문
  • 승인 2021.02.08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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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에블로 젤라또 전효민

버스가 거창 IC로 들어올 때
무궁 씨는 바깥을 바라보며 웃었습니다.

늘 다니던 골목길
좋아하는 강변 산책로
자주 사 먹던 분식점 커피숍

한 며칠은 낯설게 느껴질까 했는데
어제 걷던 길처럼 편안합니다.

보고팠던
부모님 이웃 친구들

이렇게 오래 떨어져 본 적이 없는데
어제 본 사람처럼 편안합니다.

만나자마자 
칭찬 세례 축복 세례
손 잡고 포옹하고 울어줍니다.

이것저것 물어봐주고
귀담아 이야기 들어줍니다.
밥 사주고 차 사주고 과일 사줍니다.

나를 알아봐 주는 이가 있는 곳
내 손 꼭 잡아주는 이가 있는 곳

제가 있을 곳입니다.
잘 다녀왔습니다.
2015. 10 거창


20144월부터 20159월까지 일 년 육 개월 동안 세계 곳곳을 누볐습니다. 보고 누리고 경험한 것이 많은데 무엇보다 바깥에 있음으로 더 저 자신을 세심히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와 다시 앞을 보고 걸어가는 일상을 살다 보니 점점 제 안에서 여행이 잊혀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소중한 여행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연재라는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여행 때 썼던 글과 사진을 자주 돌아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놀다 온 이야기를 하기가 자뭇 부끄럽고 조심스러운 마음이 있는 제게 재밌게 잘 읽고 있다는 독자님들의 피드백과 응원이 힘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삶이라는 긴 여행 속엔 더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겠지요. 세계여행 때는 등장인물이 두 명(저와 남편)이었는데 어느새 네 명(아이들)이 된 올 한 해도 삶이라는 여행이 줄 이야기를 기대하고 잘 겪어보고 싶습니다. 글로 나눌 여유도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독자님들의 2021년도 희로애락 가득하시길 빕니다. 20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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