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해외연수에 공들였던 예산으로 우리 농촌 농민 살찌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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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해외연수에 공들였던 예산으로 우리 농촌 농민 살찌우자!
  • 한들신문
  • 승인 2021.02.0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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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농어업정책센터장 김훈규

해외연수는 가장 각광받는 교육사업이자 많은 예산이 보조금으로 지원된다. 농업농촌 관련 해외연수도 다름 아니다. 중앙 부처인 농식품부에서부터 말단 지자체 읍면의 농업인과 이장단 연수까지 해외연수는 일상이었고, 농협 및 영농법인, 농업 관련 단체 임직원·조합원의 연수, 각종 지역과 마을 개발사업의 주민역량강화 사업에도 해외 선진지 연수는 빠지지 않았다. 농업농촌 관련 재단을 비롯한 유명 컨설팅 업체도 해외연수와 관련한 프로그램은 각자가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매년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며 전국 각지의 참가자를 모집해 오지 않았던가. 전체 경비에서 적게는 2~30%, 많게는 70% 이상을 지원하면서 국내에서는 도저히 배우고 익힐 수 없는 대단한 무엇이 저 멀리 외국에는 있는 듯 갈구하며 수십 년 동안 셀 수 없는 현장의 농민들과 관계자들은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다른 해외농업연수에 비해서 품격과 내용이 알차고, 더불어 연수에 참여하는 면면들 또한 남다른 특출난 해외연수 프로그램과 지원기관도 분명히 있었지만, 도대체 이게 해외연수인지 외유성 관광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아니 너무 빤히 보이는 해외 유람단(?) 지원사업 또한 얼마나 많았던가. 그러하니 해외농업연수는 한 번도 못 간 사람은 많아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해외연수의 만족도가 선진 농업정책 및 기술의 습득과 교류가 아니라 여행업체가 지정하는 고급 숙소와 음식, 방문하는 관광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는 실정이며, 일반화되고 정형화된 연수 프로그램은 시대적 흐름에 맞게 개선의 여지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는 희박하고 큰 사업비 지출하기 좋은 교육프로그램으로 이곳저곳의 예산으로 매년 반영되어 왔다.

 

그리고, 와중에 코로나가 덮쳤다. 외국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시대가 됐고 가서도 안 되는 시절이다. 백신이 나오고 유행병이 잠잠해진다고 하더라도 득달같이 해외로 달려가던 호시절이 다시 예전처럼 다가오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줄줄이 도산하고 있는 여행업계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지만 당분간은 정서적으로 자중을 요구할 것이고 무리해서 떠난다고 하면 주변의 시선 또한 그리 고울 리가 만무하지 않겠는가.

숱한 해외연수 예산을 삭감하거나 묵히는 상황을 과감하게 전환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갈 수 없는 해외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을 담은 연수비 항목을 그냥저냥 저리 두지 말고 극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사례가 필요할 것 같고 위에서부터 모범이 만들어져야 할 것 같다.

아직은 이른 감이 있지만, 시선을 우리의 농촌과 산과 바다와 섬에 두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대규모 단체객 중심의 일회성 체험보다는 가족 및 소규모 인원의 장기간 체류형 프로그램으로 전환하고, 앞으로는 그러한 것이 각종 연수와 휴양의 표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낯선 해외의 경관에 감탄을 했다면 우리의 농산어촌에서 그런 낯선 공간을 더 발굴하고 보존하는데 예산을 투입해야 할 것이고, 해외연수 지원 항목이 교육인력 예산일 것이니 그런 공적 활동을 하는 농촌인력에 대한 지원도 마땅하리라. 도시민이 맑은 숨 쉴 수 있는 근본적 생태공간이 그러하고, 풀숲에 묻힌 다랑논이 또한 그러하고, 전통적으로 농업과 어업 활동을 하면서 생계를 잇는 농어민의 삶 자체를 마주하고 부대끼는 시간 자체가 힐링이 되고 교육이 되는 길이 분명 있을 것이다. 해외에 제법 쏟았던 예산으로 우리의 농산어촌을 살찌우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주민 또는 활동가의 선한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여 사람에게 비용을 지불하며 그로 인해 주민 스스로와 도시민의 인식을 개선하고 더불어 삶의 질을 함께 높여내는 상생의 방안을 찾으면 좋겠다. 해외연수 예산을 과감하게 전환하여 이런 데다 투자할 사업이나 기관, 단체 어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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