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코로나 19가 우리에게 남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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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코로나 19가 우리에게 남긴 것들
  • 한들신문
  • 승인 2021.02.0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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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 백상하
귀농인 백상하

며칠 전 우리 집 수도가 얼어 터졌다. 겨우내 잘 버티더니만 날이 조금 따뜻해지니 이젠 할 일을 다 했다는 듯이 뻥 하고 터져버렸다. 겪어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그 불편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물이 안 나오니 마실 물은 말할 것도 없고 화장실 볼일, 설거지에다 빨래까지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평소엔 아무런 느낌 없이 막 쓰고 그 고마움을 모르다가 이런 일이 발생하면 물의 고마움을 뼛속까지 알게 된다.

코로나 19도 마찬가지다. 이때까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해오던 모든 것들이 다 문제가 되어 버렸고 통제 대상이 되어 버렸다. 당연시되던 친구들, 가족들과의 모임조차 금기가 되어 버렸으니 삶의 기본 패러다임 자체가 뒤죽박죽이 되어 버린 듯하다. 통제를 당한 세월이 오래되어서 그런지 아니면 통제에 무감각해진 것인지는 몰라도 요즘 전 세계적으로 감염자 및 사망자가 잘 감소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나라도 꽤 있긴 하지만 시작도 못한 나라가 거의 대부분인 것을 보면 아직까지 코로나 19가 물러간다는 것에 대해서는 먼 훗날의 일인 것 같아 안타깝다.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마는 특히나 소상공인들이 많이 힘드신 것 같다. 가게를 유지하자니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그만두려 해도 권리금이나 시설에 대한 제 비용을 모두 포기해야 하니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그 입장이 충분히 이해되고도 남음이 있다. 지겹고 힘들더라도 감염이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 그래야 예전의 일상도 회복할 수 있으련만 노력하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도 요즘 꽤나 되는 듯하다. 대부분 종교 시설이나 요양 시설에서 집단 발생하고 있는데, 요양 시설은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이 대부분이고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지만 대면 예배를 금지하고 있는데도 굳이 이를 강행하는 것은 자신들만 구원받겠다는 기복 신앙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

원래 종교란 인류 전체의 구원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고 모든 인류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보편 가치를 지니기 마련이지만 이를 특정 집단 내지 특정 지역, 민족에만 적용해서 일어난 폭력이 얼마나 많았는지는 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그 사례가 넘쳐난다. 요즈음 발생하는 집단 감염에 종교 관련 시설이 끊임없이 관련되어 있는 걸 보면 그들만 구원받겠다는 이기주의와 무엇이 다를까. 코로나 19로부터 벗어나려는 대부분의 국민들의 염원과 노력을 무시하고 힘 빠지게 만드는 이런 종교 단체 관련 집단 감염은 이제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코로나 19로 인해 몇 가지 사회 변화 기류가 감지되는 것 같다. 그중 하나가 예전보다 온라인이 더 활성화 되었다는 것이다. 오프라인이 금기시 되다 보니 직접 만나서 물건을 사고 업무를 진행하던 것이 온라인으로 많이 전환되어 일부 업종은 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택배다. 예전보다 배는 많은 물량을 처리하려다 보니 택배 기사님들의 과로로 인한 안타까운 죽음도 자주 들려온다. 대중목욕탕 가는 게 두렵다 보니 1인용 욕조 회사도 발 빠르게 판매에 열을 올리고 각종 회의, 집회, 종교 활동도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것 같다. 코로나 19가 백신이 보급되어 안정화되는 데 꽤나 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그동안 생활에 많은 변화가 올 것이며 그것이 또 한동안 유지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당황하지 않으려면 각자 개인이 처한 상황에서 보다 능동적이며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먼 훗날 현재의 위기가 전 지구적으로 봤을 때 더 나은 미래로 인도하지 말라는 법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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