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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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
  • 한들신문
  • 승인 2021.03.0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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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 백상하
귀농인 백상하

며칠 전 인터넷 매체에서 미얀마 시위자 중 한 명이 팔에 엄마, 사랑해요라는 문구와 함께 자신의 혈액형을 적어 놓은 사진을 본 적이 있었다. 묘한 감동이 느껴졌다. 아마도 그 시위자는 시위 도중 자신에게 위험한 일이 닥칠 경우를 대비해서 그걸 적어 놓은 것이었을 테고 시위에 참가하는 데 따르는 위험을 스스로 감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미얀마 쿠데타에 따른 시위가 진정되지 않고 있으며 사상자도 다수 발생한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우리나라 과거 현대사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박정희 정권부터 전두환 정권을 지나 비록 투표로 당선되긴 했지만 노태우 정권까지 우리 현대사의 암흑기 때도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 또는 잡혀가서 폭력에 노출되기도 했다. 미얀마도 지금 암흑기를 넘어설 민주주의를 향한 고난의 긴 행군을 시작한 것 같다. 평화적인 시위를 한다 하더라도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얀마 군부는 불복종하는 다수의 국민에게 폭력으로 굴종을 요구할 것이고 그 폭력에 굴종할 경우 미얀마 민주주의 미래는 없다는 걸 국민들이 알기에 더더욱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많은 나라가 이런 민주화 과정을 거쳤다. 영국, 프랑스는 물론이고 제일 살기 좋다는 노르웨이, 핀란드까지 피나는 투쟁 과정 없이 쟁취한 민주주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지배 계급이 공짜로 자신의 이익을 나눠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미얀마의 미래를 위해 지금 피를 흘리지 않으면 후세대가 더 심한 고통을 당한다. 미얀마 군부 통치는 예전에도 있었고 아웅산 수치 여사가 불러온 민주화 열풍 이후 잠잠한 듯 보였지만 이미 그 씨앗을 내부에 품고 있었다고 한다. 아웅산 수치 행정부와 군부가 협상하는 과정에서 선거 없이 국회의원 삼분의 일을 군부가 파견한 사람으로 채울 수 있도록 했고 수치 여사를 겨냥해서 외국인 배우자를 둔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문구를 헌법에 명시하기까지 했다. 헌법 개정을 위해선 국회의원 삼분의 이 이상이 동의를 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헌법 개정 기회를 군부가 원천 차단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웅산 수치 여사와 군부의 연정 기간 동안 미얀마는 많은 분야에서 개방을 단행했고 이로 인해 외국 자본 투자가 늘어 그 과실을 국민들이 맛보면서 생활의 질이 많이 개선되었고 의식 또한 보다 많은 자유를 원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군부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자신들의 입지에 불안감을 느껴 이번 쿠데타가 발생했다고 한다.

미얀마 국민들의 인식이 많이 변했다. 예전에는 군부의 통제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이미 경제 발전의 혜택을 누려 봤고 더 많은 자유를 갈구하고 있는데 이를 강제로 회귀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미얀마 군부는 예전보다 더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또한 예전처럼 정보를 통제하는 것도 SNS의 발달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다독이고 시위의 정당성을 공유하면서 저항을 불길을 더 거세게 당길 것이다.

국제사회의 압박도 예전과는 다르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차별성을 원론적인 인권 문제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각종 제재 조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린 미얀마의 민주 항쟁에 안타까운 마음도 들지만 이번에 군부의 영향력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민주화의 길은 요원하다. 그걸 이룰 수 있는 주체는 미얀마 국민이다. 빠른 시일 내에 군부가 물러나고 밝은 미래가 하루빨리 다가오길 바라며 미얀마 국민들의 저항 정신에 존경과 애정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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