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안 든다고 마구잡이 삭감? 이래도 됩니까?
상태바
마음에 안 든다고 마구잡이 삭감? 이래도 됩니까?
  • 박재영 기자
  • 승인 2021.04.19 1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창군의회가 또 구설에 휩싸였다. 한 군의원이 본인의 마음에 안 드는 단체의 사업 예산을 떼쓰듯 삭감시키는데도 다른 군의원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방관만 하고 있어서다.

이번 거창군의회 제256회 임시회에서는 제2회 추가경정 예산안 처리가 진행됐다. 이번 추경에서는 총 32,800만 원의 예산이 삭감됐다.

그러나 이번 추경 심사 과정에서 한 군의원이 보인 모습은 이래도 되나싶을 정도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 단체의 예산을 심사하며 억지주장으로 일방적인 삭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단체에 지원되는 예산은 국비 매칭 사업으로, 지방재정법에 있는 지자체장은 국가와 함께하는 지방비 부담액을 다른 사업보다 우선 계상해야 한다는 규정을 해당 군의원이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을 반증했다. 법 제정 당시 정부는 국가재정과 지방재정의 균형 있는 투입을 강조한 것이지만, 이러한 법 취지는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예산 삭감뿐만 아니라 해당 군의원은 아무런 이유가 없는데도 일방적으로 현장방문을 요구하는 등 의회의 권한을 압박용으로 쓴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해당 군의원은 이번뿐만 아니라 지난 2019년도에도 본인 마음에 들지 않는 한 단체를 겨냥해 억지주장을 펼쳐 운영 예산을 삭감시켰다. 그 결과 해당 단체가 운영하던 어린이집이 문을 닫아 보육 난민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문제이지만, 이 같은 군의원의 억지를 제재할 만한 수단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현재 거창군의회는 상임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해 그대로 통과시키는 관행이 있다. 한 군의원이 상임위에서 억지 주장을 펼쳐 예산을 삭감시켜 놓았다면, 본회의에서도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확정된다. 의회의 자정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부 지방의회 의원의 적대 세력을 향한 권한 남용은 예전부터 지적되어 왔다. 이른바 구태 정치로, 민주주의를 좀먹는 프레임 정치. 개인에 불과한 군의원이 권력의 맛에 취해 절대 권력을 휘두를 경우 국민의 권리가 침해될 수밖에 없는데, 지금 거창군의회의 모습이 이와 같다.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것을 막는 방법은 견제와 균형이다. 서로를 제어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지켜지기 때문이다.

진짜 민주주의를 위해 거창군의회 의원들이 서로 견제와 균형을 맞춰가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