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빼앗은 ‘어린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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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빼앗은 ‘어린이날’
  • 박재영 기자
  • 승인 2021.05.03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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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곳’ 찾아 집에서 집으로...
재량휴업한 학교... 학부모들은 ‘고민’
거창군, 비대면 어린이날 진행
작은 학교도 자체 어린이날 행사 추

아직 계획이 없습니다.

애기들 데리고 놀러 가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갈 곳이 없어서 친정이나 갈까 생각하고 있는 중입니다. 빙기실 마을 등등 이곳저곳 어린이날에 갈 수 있는 곳을 알아보는데 사람이 많이 올까 봐 걱정이고.”

 

거창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전평화 씨는 다가오는 어린이날에 뭘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매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아래 코로나 19) 확진자가 500명씩 발생하는 등 감염 우려가 커지다 보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피하고 싶어서다.

 

멀리 가기에도 그렇고, 할 수 있는 게 한정적이라 아직 계획을 못 세웠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그렇죠. 아무래도 아이들이 가는 곳에는 사람들이 많을 테니까요

 

어린이날을 걱정하는 건 이희진 씨도 마찬가지다. 두 아이를 키우다 보니 어린이날을 준비해야 하는데, 코로나가 발목을 잡고 있다.

 

얼마 전에는 시댁에서 아가씨(손아래 시누이)네와 공기주입식 놀이기구를 임대해 놀았는데, 어린이날 앞두고 모두 품절이더라고요.”

 

특히, 거창초등학교, 창남초등학교 등 어린이날 앞뒤로 재량휴업을 하는 학교가 있는 데다, 대부분 큰 학교들은 코로나 19로 인해 교내 활동에 제약이 있어 학부모들의 고민이 많다. 학부모들은 자녀들과 어린이날을 즐겁게 보내기 위한 대책을 고민하고 있지만, 코로나 19 때문에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학부모들은 안전한 어린이날을 위해 을 선택하고 있다. 전평화 씨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학교에서는 재량휴업을 하는 곳이 많은데, 아는 분들 다수가 친정집에서 쉬고 온다고 하더라고요. 가족끼리 캠핑장을 빌려서 가볼까 하는 분들도 많고요. 많은 사람들이 마당 있는 친정집에 풀장이나 그늘막을 쳐놓고 놀 수 있도록 용품을 아예 가져다 놓았다고 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거창군, 비대면 행사 개최

거창군은 코로나에 빼앗긴 어린이날을 찾아주기 위해 99회 어린이날을 맞아 다음 달 5일 비대면 어린이날 큰 잔치 행사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군은 매년 어린이날을 맞아 거창스포츠파크 등에서 행사를 개최해왔으나, 올해는 코로나 19 감염 확산 우려로 대면 행사를 취소, 비대면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먼저 군은 거창 내 어린이를 위해 집콕! 꿈드림 키트를 마련했다. 이 놀이 키트는 거창 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지원하며, 집에서 놀이를 즐길 수 있게 구성했다.

, 어린이와 가족들을 위한 영화관, ‘차콕! 자동차 극장도 진행된다. 이 행사는 거창창포원 광장에서 자동차를 타고 영화를 볼 수 있는 활동으로, 120세대 한정으로 거창 청년회의소에서 신청을 받아 진행할 예정이다.

아동학대 예방 콘텐츠 공모전도 진행되는데, ‘아동권리 존중 및 아동학대 예방이라는 주제로 426일부터 57일까지 접수받는다.

, 거창군 목재문화체험관은 나무로 만들어진 목공체험 꾸러미 배달 이벤트도 개최했다. 이 사업은 코로나 19 확산으로 체험활동에 제약을 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준비됐으며 만 7세부터 12세 아동 100명을 선착순으로 선발했으며, 어린이날 이전까지 택배로 전달할 계획이다.

구인모 거창군수는 코로나 19로 어린이들을 직접 만날 수 없어 아쉽지만, 비대면으로 준비한 이번 어린이날 행사를 통해 가족들과 함께 신나게 보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민간 행사도 조용히진행

어린이날을 찾아주기 위해 민간의 행사도 조심스럽게 준비되고 있다. 북상 빙기실 체험마을에서는 매주 주말 열리는 동물농장 먹이주기, 깡통 열차, 숲 밧줄 체험 등 체험 활동 이외에도 어린이날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거창하천환경교육센터도 매장을 방문한 어린이들과 부모를 위해 환경 보드게임’, ‘향기 나는 타로’, ‘공룡이 나타났다’, ‘환경 방향제 만들기’, ‘어린이 환경영화’, ‘장난감 나눔등을 준비했다.

다만, 민간 행사는 대면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만큼 코로나 19의 확산에 따라 취소될 수도 있다.

 

 

주상초등학교 학생들이 숲 놀이터에서 밧줄놀이를 즐기고 있다.

어린이날 사수!’ 작은 학교도 노력!

이런 와중에 주상초등학교는 60인 이하 소규모 학교의 이점을 살려 어린이들에게 어린이날의 기분을 낼 수 있는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 방침상 작은 학교는 거리두기가 가능해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모든 교육활동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상초등학교는 어린이날을 기념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어린이날 기념 놀이마당을 준비하고 있다.

학교는 학생들로 구성된 다모임이 회의를 통해 기획한 어린이날 활동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주상초 어린이날 행사는 숲속을 걸어요’, ‘주상 피구왕’, ‘꼬리를 잡아라’, ‘봄을 찾아서라는 큰 놀이마당과 나를 꾸며요’, ‘선을 지켜라’, ‘마음껏 그려요라는 작은 놀이마당으로 구성됐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기획하고 진행하는 이 행사에 최소한으로만 개입, 안전하고 즐거운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예정이다.

주상초등학교 송성동 교장은 대부분 5월 첫 주에 어린이날 행사를 해 왔는데 코로나 때문에 큰 학교는 취소됐고, 60명 미만 학교만 자체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활동하고 있다.”라고 설명하며 어린이날 기념 소운동회 형태로, 코로나에 어린이날을 뺏긴 학생들에게 작은 학교의 장점을 살려 큰 선물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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