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선)이러실 거면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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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선)이러실 거면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 박재영 기자
  • 승인 2021.05.0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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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군이 필요가 아닌, 하고 싶은 대로 하기 위한 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거창 복합교육센터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20208월 거창군의회는 거창군의 복합교육센터 건립에 대해 질타를 쏟아냈다. 복합교육센터의 전체 예산은 총 893억 원으로 군비만 805억 원이 드는 데다 매년 15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했는데, 거창군이 너무 서둘렀다.

의회는 교도소 인센티브로 이 예산을 받아야지 엉뚱한 데 가서 사업비를 따오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지원·지청이 아직 이전하지도 않았는데 너무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의회의 지적 이후 거창군은 복합교육센터 건립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여 왔다.

그러나 지난 20, 거창군의회 주례회의에서 갑자기 거창군은 거창지원·지청 부지 활용방안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다. 지난 324일부터 47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여론조사를 시행했다는 것인데, 이 여론조사 결과 시민들이 교육 시설을 가장 많이 선호했다는 것이다.

거창군의 설문조사 결과 시민 1,533명 중 29%가 교육 시설, 23%가 문화시설, 19%가 복지시설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언뜻 보면 거창군이 여론조사를 했고, 실제 다수의 시민이 교육 시설 설치를 원한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오류는 엉뚱한 곳에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권순모 거창군의회 의원은 온라인 설문조사는 한 명이 여러 번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이 여론조사는 믿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 같은 당 최정환 거창군의회 의원은 복합교육센터를 하기 위한 여론조사 아니냐?”라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의회 내부에서도 이럴 거면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거창군이 교육도시 거창을 위해 복합교육센터를 고민하는 것은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방식이 잘못됐다. 교육도시를 위해 고민한다면, 어설픈 주민 설문조사를 할 게 아니라 우선 어떻게 하면 교육도시 명성을 다시 세울 수 있을지물어보고 토론해야 한다.

그보다 앞서 중요한 것은, ‘진짜 거창이 교육도시인가?’ 되묻는 것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위장전입시켜 특정 초등학교로 보내 교육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는 지역의 상황을 고민해야 하고, 거창에 그나마 남아 있던 교육특구를 버리고 거창항노화힐링바이오 특구로 바꾼 게 누구인지, 왜 그랬는지 다시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지역의 현실과 공무원 내부의 인식부터 개선한 다음에 복합교육센터를 생각해야 진짜 거창이 교육도시인지, 어떻게 해야 교육도시가 될 수 있는지 감이 잡힐 것이다.

교육도시를 위한 아이디어는 현장에 있다. 교육 현장에서,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에게서 아이디어를 모아야 한다. 일시적으로 하고 싶다는 극소수의 생각만으로 아이디어를 낸다면 교육을 랜드마크와 결부시키는 오류를 범할 수밖에 없다.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창을 만들고 싶은지, 아니면 제대로 하는 거창을 만들고 싶은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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