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바다는 모두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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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바다는 모두의 것이다
  • 한들신문
  • 승인 2021.05.0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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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 백상하

나는 거창으로 귀농하기 전 바닷가인 부산에서 40여 년을 살았다. 가격이 쌌던 탓에 수산물을 더 많이 먹었고 지금도 육류보다 수산물을 선호하는 편이다. 이런 수산물을 몇 년 후부터는 먹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발생한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방류가 아니라 현재까지 발생한 125만 톤의 오염수를 30년에 걸쳐 방류한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 )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후 다핵종제거설비로 제거되지 않는 삼중수소는 대량의 물로 희석시켜 위험성을 없애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고 심지어는 그 물을 식수로 사용해도 상관없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삼중수소를 문제 삼자 일반적인 원자력 발전소 냉각수에서도 삼중수소가 발견되며 이를 바다에 방류하고 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은 완전히 다르다. 후쿠시마 원전은 지진으로 인해 원자로가 붕괴되면서 핵 연료봉이 녹아내리고 있어 이를 식히기 위해 바닷물을 끌어들인 것이라 일반적인 원자력 발전소 냉각수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다핵종제거설비도 모든 방사능 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서 제거되지 못한 것들은 그대로 바다로 방출된다.

일반적으로 방사능 물질이라 하면 세슘, 스트론튬, 삼중수소 등이라 알고 있지만 우리가 듣지도 보지도 못한 물질이 200여 종이라고 하며 다핵종제거설비에서 제거할 수 있는 것은 60여 종밖에 안 된다고 한다. 엄청난 방사능 물질이 정화되지 못한 채 바다로 방류된다면 그 바다가 죽음의 바다가 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일본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2년 후부터 방류를 시작할 예정이며, 인접한 국가인 중국, 한국과 얼마의 양을 얼마의 농도로 방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고 한다. 주변국들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려 해도 찾아볼 수도 없다. 미국이 대() 중국 압박을 위해 일본과 외교적인 궤를 같이 하면서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모른 체하는 것도 큰 문제다.

방류된 오염수는 일본 앞바다에서만 머무는 게 아니라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미국 서부 해양을 거쳐 다시 우리나라로 5년 만에 돌아온다고 한다. 정화되지 않은 오염수가 방출될 경우 전 세계의 바다가 죽어갈 것이며 기후 위기 이전에 인류의 대재앙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힌 우럭에서 기준치의 수십 배 방사능이 나왔다는 것은 지금 현재의 처리도 허점투성이란 걸 말해 준다. 일본 어민들, 환경 단체들이 반대하고 있긴 하지만 일본 정부의 방류 방침은 쉽게 철회되지 않을 것이다.

방사능이 연근해의 어패류에서 나온다면 사람들이 먹으려 하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이를 업으로 삼고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우리 어민과 일본 어민들은 생활터전을 잃게 될 것이다. 방류된 방사능 물질은 어패류들이 섭취할 것이고 그들 몸에 그대로 축적되어 사람이 섭취할 경우 그 방사능이 고스란히 사람에게 옮겨올 것이다. 이로 인해 해산물이 섭취 대상에서 제외된다면 이것이 식량 부족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것인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아야 한다. 그래야 어민들이 살고 우리가 살고 이 지구가 살 수 있을 것이다. 바다가 한 번 오염되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은 원전 오염수 방출이 어떤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르고 이를 굳이 실행하려는 일본 정부 방침 철회를 위해서 현 정부와 국민들도 다방면에서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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