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이 찾아가는 인터뷰]거창군중심지액션그룹네트워크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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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이 찾아가는 인터뷰]거창군중심지액션그룹네트워크를 찾아서
  • 백종숙 이사장
  • 승인 2021.05.1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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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백종숙

※이사장의 인터뷰는 거창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APAN(거창군중심지액션그룹네트워크)
APAN(거창군중심지액션그룹네트워크)

샛별중학교 후문에서 동천 저류지로 향하는 삼거리 왼쪽에 아담한 2층 건물이 있다. 동천을 사이에 두고 하천교육센터와 마주한 건물에 “APAN” 알록달록한 색깔의 영어가 먼저 눈에 띄었다. 다가서니 아래쪽에 거창군중심지액션그룹네트워크라는 작은 글자가 있다. 무엇을 하는 곳일까?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궁금할 것 같았다. 깔끔하게 정돈된 센터에 들어서니, 김은애 센터장은 회원들의 수고로 채워진 건물 이곳저곳으로 안내하였다.


APAN은 어떤 곳인가요? 어떻게 센터를 열게 되었는지 과정을 이야기해주세요.

APAN아카데미 파크 액센 네트워크를 줄인 것인데요. 농촌중심지활성화 사업의 결과물로 태동한 거창지역 활동가 그룹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하는 곳이에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거창읍 중심지에 위치한 10개 초··고와 공공시설을 통합하여 캠퍼스타운을 조성한 사업이 진행되었어요. 교육과 문화 중심지인 아카데미 파크를 만드는 사업이었죠. 이 사업에 참여한 단체와 개인을 중심으로 네트워크가 결성되었어요. 많은 사업이 그렇듯이 사업이 끝나면 사람이나 조직, 경험이 누적되지 못하잖아요. 그런데 거창읍 농촌중심지활성화 사업은 참여한 주민을 활동가로 키우는 데 많은 공을 들였어요. 전문가 초청 강연, 포럼, 워크숍 등으로 주민 역량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20196월부터 6개월간 참여자들끼리 팀을 만들어 사업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많은 역량이 축적되었던 것 같아요. 사업계획서를 세워 실행하고, 집행하는 단계까지 연습을 해 왔거든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거창한 성장 학교를 기획하고 강사 섭외부터 강의 진행까지 맡았었고, 주민이 직접 기획한 지역축제 ··(애랑 어른이랑 실컨 놀자) 시즌 24개 팀이 기획하여 성황리에 마쳤어요. 그 후 사업 해단식에 참여했던 단체와 개인들이 조직을 새롭게 꾸려 202128일 거창군과 위탁 협약을 맺었어요.

APAN 개소식
APAN 개소식

어떤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고,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거창군 청소년 안전 지킴이 <푸른나래>, <두레누리협동조합>, <거창실용아트협회>, <우리노인복지센터>, <꽃피우리>, <더 맛있는 거>, <거창군 귀농연합회>가 참여하고 개인 자격으로 함께 하시는 분도 있어요. 중심지활성화 사업이 마무리되고 나서 건물 완공까지 공백기가 있었어요. 그 시기에 회원들은 사회적 협동조합 설립을 준비했었죠. 그러면서 군민의 문화소통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센터 운영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셈이죠. 어떤 이들은 어떻게 건물 위탁을 받았는지 궁금해하고 부러워하기도 합니다만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헌신의 결과가 아닌가 싶어요. 센터를 위탁받았으나 운영비가 없었어요. 회원들이 1년 치 회비를 미리 내어 운영비에 보태고, 각자 직업이 있기에 휴일이나 퇴근 후에 청소도 하고 위험한 곳을 보수하고, 꽃도 심고... 센터에 필요한 집기류나 간판은 회원들이 자기 주머니를 털어 후원했어요.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상황인데도 간판을 달아 준 회원, 삭막한 센터에 꽃을 심어 놓고 가는 회원, 난간이 위험하다고 망을 치기도 하고, 집에 있는 티브이를 가져오기도 하고... 아무런 대가 없이 물품과 시간, 정성, 금전적인 부분까지 아낌없이 주는 회원들이 있어 가능했어요. 센터를 움직이는 힘이 바로 회원들이죠. 모든 사업이 관 주도로 이루어지다 보니, 행정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 있는데, APAN 센터를 운영하다 보니 행정과 함께 고민하는 적극적인 주민 참여가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공무원들도 지역사회를 위해 고민하고 있거든요. 거창 주민이 센터를 활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적극적이고 세심하게 살펴주는 행정에 감사를 전하고 싶어요.

 

APAN 센터는 교육과 커뮤니티, 문화 소통의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지요?

지금은 소통의 시대예요.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여 삶의 문화를 공유하는 곳, 문화 소통의 플랫폼이 되고자 합니다. 누구나 참여하여 나누고 배울 수 있는 소통하는 공간이 되면 좋겠어요. 현재 거창문화도시를 준비하는 자발적 시민 모임 동당동당 라운드 테이블과 거창문화도시 추진단이 소통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매주 수요일 오후 7시에는 거창마을문화 청년리더 양성교육을 진행하고 있고요.

51일에는 가정의 달 이벤트로 접시정원 만들기를 했어요. 깨어진 접시나 사용하지 않은 접시를 이용해서 꽃과 나무를 심으며 가족 소통의 장을 만들었죠. 엄마와 아빠, 아이가 재잘재잘 이야기하며 접시에 정원을 만드는 모습이 참 행복해 보였어요. 5월 말부터 누구나 재미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클래식 살롱>과 마을과 자신의 삶을 아카이빙할 수 있는 <나도 마을 사진작가> 교실을 개강할 예정이에요. 관심 있는 주민들이 함께하면 좋겠어요. 그 외에도 전문가는 아니어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재능을 나눌 기회를 마련하려고 해요. 주민이면 누구나 강사가 될 수 있고,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열린 배움터에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동당동당 라운드 테이블
동당동당 라운드 테이블
마을문화청년리더 양성과정
마을문화청년리더 양성과정
접시정원 만들기
접시정원 만들기

센터장을 맡아서 힘들 텐데 오히려 김은애 센터장에게는 에너지가 느껴져요. 처음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몇 년 전 아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 녹색어머니 회장으로 교통봉사를 했었어요. 거창의 청소년들이 안전사고에 너무 노출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어요. 죽전마을 안전한 등굣길을 위해 거창읍 활성화지원센터를 만나게 되었어요. ‘내 아이 안전은 내가 지킨다.’, ‘모든 아이는 내 아이다아이들의 안전에 관심을 갖는 학부모들이 모인 거죠. 학부모 모임인 거창군청소년안전지킴이 <푸른나래>는 거창읍중심지활성화 사업의 도움을 받아 발족되었지요. 그 뒤 전국 어느 곳보다 안전한 거창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교통안전뿐만 아니라 생활 안전, 행복한 거창에 관심을 갖게 되어 열심히 활동했어요. 다양한 교육, 포럼, 연수, 등을 통해 거창읍 활성화지원센터로부터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고, APAN 센터장까지 맡게 되었어요~(웃음).

<푸른나래> 눈에는 교통안전에 대해 안타까움이 가득합니다. 보행자, 운전자, 어르신, 어린이, 청소년 각각의 안전교육이 필요해요. 며칠 전부터 우리 지역 곳곳에 전동 킥보드가 보이더라고요. 안전모를 필수로 착용하여야 하고, 16세 이상 원동기장치 면허 이상 소지자만 이용할 수 있는데, 교통법규도 잘 모르는 초등생과 청소년이 이용하고 있어 안타까움이 이루 말할 수 없어요.

 

APAN 센터는 어떤 공간이 되기를 바라나요?

며칠 전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눈길이 저절로 갔어요. 센터 마당에 꽃을 배경으로 가족사진을 찍고,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행복해 보였어요. 그걸 보며 APAN 센터의 존재 이유에 대해 생각했어요. 센터는 누구에게 편안하고 행복한 공간, 소통의 장소, 배움의 놀이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거창은 아름다운 경관과 좋은 공기를 선물로 받았어요. 이런 아름다운 곳을 잘 보존하고 힘들었던 시절을 살아오신 어르신들의 지혜와 가치를 발견하여 미래로 이어져야 한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나와 내 자손이 행복할 미래는 누군가가 만들어주지 않거든요. 우리의 적극적인 참여만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김은애 센터장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동천 너머로 어둠이 내려앉았다. 인터뷰를 마치며 지역신문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였다. 관주도 사업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아닌 관과 민이 협치로 만들어내는 사업에 대해 때론 응원과 격려가 필요하다. 회원들이 사비를 들여 간판을 만들고, 회비를 거두어 사무실을 꾸미면서, 우리가 살아갈 지역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 이들이 있기에 우리에게 희망은 늘 미래지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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