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원하는 거리 유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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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원하는 거리 유지하기
  • 한들신문
  • 승인 2021.06.1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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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행복한 아이들’이 많아지길 바라는 엄마 전나래


아이 아빠와 내가 집 근처의 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었다. 옆 테이블에 앉아있던 두 어머니 중 한 분이 핸드폰 통화를 하고 있었다. 큰소리로 통화를 하고 있던 터라, 자연스레 우리 테이블까지 통화내용이 들리게 되었다. 집에 놓고 온 아이들 중 막내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누나가 놀아주지 않아 너무 심심해서 엄마한테 오기를 원하는 듯했다. 아이 엄마는 식당 안에서 큰 소리로 아이에게 화를 냈다. 엄마도 아이들 없이 친구와 둘이서 즐겁게 저녁 식사를 하고 싶은데 전화를 해서 엄마를 찾으니 많이 화가 나셨던 모양이다. 옆 테이블에 앉아있는 우리가 다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아이에게 상처가 되는 말들을 퍼부었다. 본의 아니게 아이와의 통화내용이 짐작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우리 부모도 인간이기에 가끔은 아이들이 없는 곳에서 육아의 스트레스를 풀 시간을 갖고 싶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런 부모의 마음을 넓게 헤아려주지 못할 때가 있다. 특히 아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엄마를 자주 찾는다.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 자연스레 엄마를 찾는 일이 줄어든다. 그전까지는 부모의 손길이 필요하고 부모를 찾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며 아이들을 관심과 사랑으로 돌보는 일(care)은 부모들의 선택이 아닌 “의무”이다. 그렇다면, 이런 부모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와 부모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외식시간을 잘 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아이의 마음도 헤아려주면서 부모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우선, 두 가지 방법을 추천해주고 싶다. 첫 번째, 아이들이 찾아올 수 있는 거리의 식당에서 식사하는 방법이 있다. 식사하는 동안, 아이가 엄마에게 오고 싶으면 오라고 하면 된다. 어릴 때는 부모가 눈에 안 보이면 불안해한다. 부모가 항상 나를 돌봐주고 있고 아이가 찾을 때 언제든지 아이 옆에 있다는 확신을 주게 되면 아이는 분리불안에서 멀어질 수 있다. 엄마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여러 가지 자기 일을 하면서 견디는 힘이 생겨난다. 자꾸 아이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엄마를 더 찾게 된다. 결과적으로 아이의 분리불안이 심해져서 결국 부모의 스트레스가 더 늘어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두 번째 방법은 여러 집 아이들과 부모들이 같이 즐길 수 있는 넓은 식당을 예약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재미있게 놀 수 있고 부모를 많이 찾지 않게 된다. 부모들은 부모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또 내가 식사를 할 때 다른 부모들이 우리 아이를 돌봐줄 수도 있다. 공동 육아는 아이와 부모 둘 다를 위해서 그만큼 중요하다. 내 경험상, 이 두 가지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니 큰 스트레스 없이 육아를 할 수 있었다. 
 물론, 이 두 가지 방법을 실천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후회하는 부모들이 우리 주위에도 많다. 정서적 불안으로 인해 심리치료를 받아야 하는 아이들을 텔레비전에서도 종종 본다. 이런 방법들을 이용하는 것이 결국은 더 쉬운 방법일 수 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부모가 감내해야 하는 부분들이 너무나 크게 느껴진다. 물론 엄청난 고통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보자. 이 힘든 기간들을 아이와 같이 슬기롭게 즐길 수 있다. 물론 이런 방법들이 더 스트레스를 주지 않을까 생각하는 부모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들을 소개해주었을 때 일단 실천해보신 부모님들의 만족도는 굉장히 높았다. 아이들과 소통이 더 원활하여 당신들의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그로 인해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또 화를 낼 일이 줄어들어 가정이 화목해졌다는 말씀도 하셨다. 

 아이는 부모님이 주는 사랑의 힘으로 살아간다. 그 사랑과 관심이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홀로 서는 밑거름이 된다. 부모를 찾지 않는 날은 생각보다 빨리 온다. 부모가 자식들을 찾게 될 날도 온다. 아이들에게 사랑의 밑거름을 덜 준 부모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느꼈던 외로움을 똑같이 느끼게 될 수도 있다. 그때 후회하면 늦는다. 그러므로, 나를 찾아주는 고마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줄이려고 노력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고, 10단계로 나아가고픈 부모들은 이 중요한 시기를 놓치는 과오를 범하지 않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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