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거창의 근대 전환기 100년사 ⑫ 1910년 이전 거창의 독립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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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거창의 근대 전환기 100년사 ⑫ 1910년 이전 거창의 독립운동
  • 한들신문
  • 승인 2021.06.1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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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의 손으로 대학을 설립하자

거창에서도 민립대학 설립 운동에 동참하다


민립 대학 설립 운동은 3·1운동 이후 일제가 공포한 조선교육령에 의한 관립 경성제국대학 설립에 대응하여 이상재를 비롯한 민족주의자들이 민족교육과 민족지도자 양성을 목적으로 민립대학을 설립하려고 한 운동이다.


 1922년 11월 23일 경성 남대문 식도원에서 조선민립대학기성준비회가 개최되어 조선교육협회 내에 사무실을 두고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발기인들은 조선청년회연합회의 강매·강제모·고용환, 동아일보계의 이상협·이승훈·송진우·장덕수, 조선교육회의 허헌·이상재·유진태·최규동 등이었다.

민립대학 설립운동의 활동사항을 보도한 당시의 동아일보(1923)
민립대학 설립운동의 활동사항을 보도한 당시의 동아일보(1923)

 같은 해 12월부터 각 지방에서 발기인을 선정하여 이듬해인 1923년 3월 29일 전국 170여 군 1,170명 중 462명이 참가한 가운데 조선민립대학기성회 창립총회가 개최되어 거창에서는 임유량, 주남재, 김학규, 신영준이 발기인으로 참여하였다.


 이후 지방조직의 확대를 서둘러 5월 10일 경성부 지방부 발기를 시작으로 지방부가 발기되었다. 그리고 중앙부는 이승훈·조만식·강인택 등 13명을 지방순회위원으로 파견하여 선전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한민족 1,000만이 한 사람 1원씩’의 구호를 내걸고 전국적인 모금운동을 전개하였다.


 이에 부응하여 같은 달에 거창지역에서도 지방부(이하 거창 민대 지방부)가 조직되었다. 지방부는 주로 군단위로 설치되었으며, 군지방부는 다시 면단위로 지회를 두었다. 
 1923년 7월 당시 임원진은 집행 위원장 정태균, 집행 위원 오형선·김길창·고운서·심문태·방영도·이현극·주남재·윤병수·신양섭, 회금 보관 위원 신익재·임유양·유기도, 감사 위원 이상만·김병우·장동섭, 전무 위원 주남재·김학규였다.


 거창 민대 지방부의 주요 활동은 기금 모금과 선전 활동이었다. 1923년 8월 거창 민대 지방부에서는 집행위원장 정태균 외 모든 임원의 주선하에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거창 출신 유학생을 초청하여 민립대학 설립의 취지 설명 겸 문화 선전 강연대를 조직하고 거창군내 14개 면을 순회강연할 계획을 세웠으며, 연사는 정 준, 정종락, 이상만, 김시중, 정종기였다.


 같은 시기에 전개된 사립고등보통학교 기성모금운동에 참여한 발기인이 많아 민립대학 기성모금활동은 부진하였다. 더욱이 일제는 관동대지진 후 일체의 집회·선전을 허용하지 않은데다 지방 유지들을 대상으로 구제의연금을 징수하는 등 조직적으로 민립대학설립운동을 방해하였다. 또한 「조선교육령」 제12조에 따라 1923년 11월 일본인들만으로 대학창설준비위원회를 만들고, 이듬해 5월 경성제국대학관제를 공포하는 등 식민지 교육기관체제를 강화하였다.


 그리하여 지방 발기인들은 하부조직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중앙부 역시 구체적 계획과 조직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1924년 여름부터 민립대학설립운동은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1926년 이종린·박승철·최원순·구자옥·한기악 등이 다시 민립대학설립운동을 제창했지만 곧 소멸함과 더불어 거창 민대 지방부도 1년 정도의 활동을 끝으로 쇠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 다음에 계속됩니다.

 

늦봄 조재원(문화 칼럼니스트)
늦봄 조재원(문화 칼럼니스트)

 

※ 참고문헌
1. 노영택, 「민립 대학 설립 운동 연구」 (『국사관 논총』11, 1990)
2. 조재원, 『거창의 지역사회 변동과 민족운동』 (2020) 

※ 신문자료 인용 
1. 「민대 발기인 새로이 새로히 다섯 곳에서」 (『동아 일보』, 1923. 1. 9)
2. 「민대 지방부, 거창 외 이군 설립」 (『동아 일보』, 1923, 7. 15)
3. 「민대 선전 강연」 (『동아 일보』, 1923, 8. 6)

 


※ 한국학중앙연구원, 디지털 거창문화대전(geochang.grandculture.net) > 거창 민대 지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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