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서연구회 거창지회와 함께하는 어린이 책 여행 (88)「팥빙수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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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서연구회 거창지회와 함께하는 어린이 책 여행 (88)「팥빙수의 전설」
  • 한들신문
  • 승인 2021.07.1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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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서연구회 김은옥

 

이지은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9.6
이지은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9.6

 

팥빙수의 유래……, 맛있는 거 주면 알려주지~~

 

“얼른 모여 봐. 지금부터 엄청 재미난 얘기를 해 줄 거여. 
옛날 옛날 한 옛날에,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딱 좋은 그런 날이었어.”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궁금증을 일으키는 첫 장면의 말이 너무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뜨거운 여름은 팥빙수가 생각나는 계절이지요? 달콤하고 시원한 팥빙수 한 그릇 먹으면 머리까지 뻥 하고 뚫리는 기분이 들지요. 여러분은 팥빙수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아시나요? 

  여기 믿거나 말거나 팥빙수에 대한 전설을 들려주는 책이 있어요. ‘맛있는 거 주면 알려주지~’하면서 튕기고 싶지만, 지면으로 여러분을 만나는 거라 그럴 수가 없네요. 이 글을 읽으신 분 중 혹시 길에서 저를 만나거든 팥빙수 한 그릇 함께하기로 해요. 그럼 이 첫 장면의 안내를 따라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앞 면지에 할머니가 고양이와 장난치고 옥수수 같은 간식도 같이 먹고 함께 자고 해요. 눈 오는 어느 날 눈을 굴려 눈 호랑이를 만들어요. 면지에서부터 이야기를 이끌고 있고 개연성을 확보한 것이 참 기발하게 다가오네요. 더군다나 할머니와 고양이의 모습이 무척 귀여워요. 뒤 면지에는 할머니와 눈 호랑이가 사이좋게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요. 대체 이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산골에 사는 할머니가 이른 아침 일어나 세수하고 밥 먹고 빨간 수건을 질끈 머리에 동여매고 밭으로 나가 일을 해요. 수박도 참외도 팥도 딸기도 모두 농사가 잘되었어요. 달달한 단팥죽도 쑤고 수박과 참외와 딸기를 등에 짊어지고 장에 나가요. 

  따스한 날 눈이 오면 눈 호랑이가 나온다는데 눈이 오지 뭐예요. 눈 호랑이는 할머니에게 “맛있는 거 주면 안 잡아먹지!” 하는 거예요. 눈 호랑이는 새콤달콤 딸기를 다 먹고 꿀 달달 참외를 다 먹고 빨간 수박을 다 먹었어요. 

  할머니는 흔들 다리를 건너 다리의 밧줄을 잘라 눈 호랑이가 못 건너오게 했어요. 다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세상에나~, 이런……, 어쩜 좋아요.
  눈 호랑이는 자신의 털로 변신술을 하여 수많은 눈 호랑이를 만들어내어 눈 호랑이로 다리를 만들어 할머니에게로 건너갔어요. 

  할머니는 단팥죽 단지만은 빼앗길 수 없어 눈 호랑이와 실랑이를 하다 그만 엎어 버렸어요. 눈 호랑이 얼굴에 뜨끈한 단팥죽이 쏟아졌는데 눈 호랑이가 어떻게 되었을까요? 뜨끈한 단팥죽에 눈 호랑이는 녹고 수박과 참외와 딸기는 다 범벅이 되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 
어쩌긴, 그릇에 이쁘게 담아 장에 내다 팔았지.
근데 그 눈 호랑이 범벅이 난리가 났어.
정말 맛있다고 말이여.
순식간에 방방곡곡 소문이 쫙 퍼졌어.
그게 지금 우리가 먹는 팥빙수여.
정말이냐고?
글쎄,
팥빙수의 전설이라나 뭐라나.”

 

  어때요? 오늘 팥빙수 한 그릇 생각나지요? 아이들과 함께 팥빙수 한 그릇 먹으며 팥빙수의 전설을 이야기하는 상상만 해도 너무 즐거워요.
  빨간 두건을 두른 할머니는 왜 그리 귀여우신지요. 혹시 빨간 모자 아이가 성장하여 할머니가 되신 건 아닐까요? 옛이야기인 《빨간 모자》, 《팥죽할멈과 호랑이》를 떠올리게 해요. 특히 《팥죽할멈과 호랑이》를 새로 각색한 이야기 형식을 띠었어요. 
  먹음직스러운 과일의 그림, 만화적 기법의 코믹한 그림, 재치와 사랑이 넘치는 글은 정말 조화롭게 조곤조곤 말해 주는 것 같아요. 이지은은 앞으로 기대가 되는 작가로 최근작인 《이파라파 냐무냐무》, 《친구의 전설》도 같이 보면 좋을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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