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띄우다】외눈박이 방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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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띄우다】외눈박이 방울이
  • 한들신문
  • 승인 2021.07.2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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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편지 집배원, 염민기 시인

외눈박이 방울이

김혜미/ 가조중학교

 

눈 다치기 전에는
언제나 밝고 활기차던
내 강아지 방울이

아이들 장난에 눈을 다쳐서
피를 흘리고 있던
방울이

매일같이 구석에 앉아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다가오면
허겁지겁 도망가는
방울이

뒤늦게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지만
방울이는 한쪽 눈을 잃고 말았습니다

까만 방울이의 눈 속에
까만 내 눈동자가 걸렸습니다

흐릿한 내 눈 속에
방울이의 까만 눈이 들어왔습니다

「학생 시·산문낭송대회작품.
거창문학 제17호(2006년)」


 

제자가 맹자에게 물었답니다.
“스승님, 인간에게 있어 도덕의 근본이란 무엇입니까?”
맹자가 물음에 답하여
“모든 것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즉 측은지심이다.”
그리곤 이어 말씀하시길
“그것이야말로 사람이 어질다는 실마리고, 뿌리이기 때문이다”

외눈박이가 된 방울이의 한쪽 눈에, 아이의 그렁한 두 눈동자에도.
그것도 비치는 것이 아니라 들어왔다고 말하는,
그렇게 아파하는 강아지를 애처롭게 품에 보듬는 아이의 이타심이야말로 <맹자>의 ‘공손추편’에 나오는 

무 측은지심 비인야 無 惻隱之心 非人也
-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없는 이는 사람이 아니며
측은지심 인지단야 惻隱之心 仁之端也
- 어엿비 여기는 그 마음이 어짐의 극치이다.

그리고 눈동자 속 얼비치는 형상을 눈부처라고도 하지 않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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