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편지 집배원, 염민기 시인
외눈박이 방울이
김혜미/ 가조중학교
눈 다치기 전에는
언제나 밝고 활기차던
내 강아지 방울이아이들 장난에 눈을 다쳐서
피를 흘리고 있던
방울이매일같이 구석에 앉아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누군가 다가오면
허겁지겁 도망가는
방울이뒤늦게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지만
방울이는 한쪽 눈을 잃고 말았습니다까만 방울이의 눈 속에
까만 내 눈동자가 걸렸습니다흐릿한 내 눈 속에
방울이의 까만 눈이 들어왔습니다「학생 시·산문낭송대회작품.
거창문학 제17호(2006년)」
제자가 맹자에게 물었답니다.
“스승님, 인간에게 있어 도덕의 근본이란 무엇입니까?”
맹자가 물음에 답하여
“모든 것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즉 측은지심이다.”
그리곤 이어 말씀하시길
“그것이야말로 사람이 어질다는 실마리고, 뿌리이기 때문이다”
외눈박이가 된 방울이의 한쪽 눈에, 아이의 그렁한 두 눈동자에도.
그것도 비치는 것이 아니라 들어왔다고 말하는,
그렇게 아파하는 강아지를 애처롭게 품에 보듬는 아이의 이타심이야말로 <맹자>의 ‘공손추편’에 나오는
무 측은지심 비인야 無 惻隱之心 非人也
-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없는 이는 사람이 아니며
측은지심 인지단야 惻隱之心 仁之端也
- 어엿비 여기는 그 마음이 어짐의 극치이다.
그리고 눈동자 속 얼비치는 형상을 눈부처라고도 하지 않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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