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이 찾아가는 인터뷰]거창푸드종합센터를 찾아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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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이 찾아가는 인터뷰]거창푸드종합센터를 찾아서 (2)
  • 백종숙 이사장
  • 승인 2021.08.0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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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백종숙

※이사장의 인터뷰는 거창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거창 로컬푸드 직매장 2호점
거창 로컬푸드 직매장 2호점

▶거창푸드 2호점을 열었는데 2호점을 소개해 주세요.
거창푸드 2호점은 거창읍 송정리 푸르지오 단지 옆, 보건소 앞에 위치해요. 1호점처럼 얼굴 있는 생산자들이 그날 생산된 농산물, 좋은 원물로 가공된 가공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1호점과 달리 2호점은 즉석 코너가 있어요. 거창푸드에 입고된 농산물을 활용하여 농가의 레시피 <공유밥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니 자주 찾아주시면 좋겠어요. 여러분의 로컬푸드 소비가 지역 농가도 살리고 우리들 밥상을 더 풍성하게 할 겁니다.

 

▶로컬푸드 2호점의 <공유밥상> 프로그램으로 어떤 것들이 운영되고 있나요?
  우리 역할 중 하나가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리를 좁히는 것인데,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해 먹을 시간도 없고, 해 먹을 줄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2호점을 만든 이유가 생활매장을 만들기 위해서예요. 두부 사러 여기(1호점)까지 귀찮아서 안 오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보완하기 위해 2호점을 개점했고, 즉석 코너를 넣었어요. 농산물이 많이 출하되는 때에는 제철 농산물을 활용해서 만든 반찬을 소개하려고요. 반찬가게처럼 한 사람이 맡아서 운영하는 것은 우리 취지에 안 맞고... 좋은 재료를 사용한 맛의 다양성 등을 고려해서 정말 솜씨가 좋고, 마인드가 맞는 농가를 섭외해 직접 생산한 농작물이나 푸드에 있는 것을 이용해서 공유하는 밥상을 준비했어요. 

▶농가의 밥상을 지역민들과 연결하는 공유밥상, 좋은 시도인 거 같아요. 운영상 어려운 점은 없나요?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플라스틱 용기를 안 쓰려고 반찬 용기를 임대 형식으로 썼는데, 여러 가지 딜레마가 생기더라고요. 위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은 반찬통을 소독하는데도 찝찝해하시고요, 반찬 용기를 직접 가져오시는 분도 계시지만 최근에는 아쉽지만 1회 용기에 담아서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일별로 레시피가 진행되었는데, 공유밥상 코너가 수익이 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전담 인력을 둘 수가 없고, 실무 구조나 정산 구조도 맞춰야 하므로 아직은 제대로 돌아가는 구조라고 볼 수 없지만 많은 분이 관심을 두고 있어요. 요즘은 농가들이 바쁜 철이라 월요일 토종밀 비건 빵과 금요일에 산골 밥상이 나오고 있어요.

▶한살림과 로컬푸드는 어떤 점이 다른가요?
  저희는 한살림처럼 ‘인증이 되어야 한다’라는 건 없어요. 우리 생산물 소개서에 생산과정을 ‘정직하게 표기’하는 거예요. 생산물이 생산자의 얼굴이죠. 그러다 보니 무농약 인증을 받는 생산자도 늘고 있어요. 저희는 가격 결정권이 생산자에게 있어요. 로컬푸드는 생산자가 자기 생산물에 대한 자부심과 품질을 고려해 객관적으로 가격을 매기게 하고 있어요. 이게 로컬푸드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죠.

▶푸드플랜이란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푸드플랜이 무엇이죠?
  푸드플랜은 말 그대로 먹거리 정책입니다. 국가나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먹거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활동을 정책화하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건강한 먹거리가 지역에서 지속가능하게 생산, 유통, 소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거예요. 대량생산에 초점에 맞춰져 환경을 파괴하는 산업적 농업이 아닌 생태적 농업으로 지역 구성원에게 안전하고 좋은 식품을 공급하는 것이죠.

토종씨 심기 체험학습을 하고 있는 학생들
토종씨 심기 체험학습을 하고 있는 학생들

 

▶거창 지역 미래의 먹거리 선순환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시나요?
  로컬푸드 매장이 생활매장이 되고, 지역주민의 식자재를 지역농산물로 소비할 수 있도록 생산자와 소비자의 만남이 필요합니다. 또한, 생산자에게 지속가능한 영농을 보장하기 위해, 기획생산-계약재배 구조를 마련하고, 생산과정 또한 친환경 농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도화도 중요하지만, 인식의 전환도 요구됩니다. 먹거리 체계가 생산, 유통, 가공, 소비, 폐기에 이르기까지 우리 세대의 사회적 책임이 공유되어야 해요. 올해 저희는 지역 농가에서 토종 씨를 수집해서 재배를 신청한 농가를 대상으로 토종 콩, 토종 팥 계약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먹거리를 통해 선순환의 일부가 될 것이고 종자 주권과 종의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거창푸드종합센터를 지역 로컬푸드로 성장하기 위해서 어떤 바람이 있나요?
  시장경제 시각으로 바라보면, 로컬푸드는 분명 돈을 버는 구조는 아니거든요. 로컬푸드는 다른 보조사업과 분명히 다른 측면이 있죠. 지역의 중소농가를 지원하고,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지켜내고, 사회적협동조합의 취지를 잘 살려가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비판과 격려를 해 주시면 좋겠어요. 또한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있는 젊은 친구들이 센터에서 일하는데, 이쪽으로 들어오는 친구들이 계속 활동할 수 있는 구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로컬푸드에 관심 있는 친구들의 역량을 강화시켜 이 친구들이 삶을 걱정하지 않고 일하는 일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지역이 살만한 곳이 되지 않겠어요?

  농업이 대량생산에 초점이 맞춰지면, 더 많이 생산하고 더 싸게 사고, 더 쉽게 먹을 수 있는 산업적 농업으로 가게 된다. 이 구조는 해마다 더 많은 농지가 필요하고, 더 많은 비료와 농약이 사용되고, 소비자는 쉽게 먹을 수 있지만, 이것은 지구 환경을 담보로 한다. 우리가 어떤 소비를 하느냐에 따라 지구의 미래가 결정된다. <거창푸드종합센터>는 코로나 시대, 농업과 먹거리에 대한 가치를 되짚어 보게 한다. 
  7월 불볕더위를 이겨내고 상큼하고 달콤한 즙이 한가득한 복숭아, 순식간이 동이 난 삶은 찰옥수수, 제철 먹거리가 ‘한그슥’ 있는 거창푸드종합센터의 건강한 밥상으로 여름 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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